[시승기] 벤틀리 컨티넨탈 GT, 하이엔드 럭셔리의 맛

[시승기] 벤틀리 컨티넨탈 GT, 하이엔드 럭셔리의 맛

발행일 2021-11-12 01:19:54 이한승 기자

벤틀리 3세대 컨티넨탈 GT V8을 시승했다. 벤틀리 컨티넨탈 GT는 하이엔드 럭셔리 쿠페 모델의 대표 모델로 풀체인지를 거치며 48V 시스템과 3-챔버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하는 등 상품성을 높였다. 퍼포먼스와 승차감, 럭셔리함을 함께 원한다면 정답에 가까운 모델이다.

최근 국내 자동차시장은 '럭셔리카의 대중화 시대'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많은 럭셔리 브랜드 차량이 판매되고 있다. 벤츠, BMW, 아우디의 합산 판매량은 쉐보레, 르노삼성, 쌍용차를 합한 것과 비슷하거나 많은 수치를 기록한다. 판매 금액으로는 이미 오래 전 추월한 상태다.

럭셔리카 판매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커지는 시장은 하이엔드 럭셔리카 시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드림카로 생각하는 자동차 브랜드, 페라리, 람보르기니, 벤틀리의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했는데, 하이엔드 럭셔리카에서는 여전히 쿠페 모델 라인업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럭셔리 쿠페는 대단히 비실용적인 모델로 보여지지만, 실제로 꽤나 실용적인 모델 라인업이다. 럭셔리 대형 세단의 경우 오너 드라이버가 몰기에는 지나치게 큰 차체와 넓은 뒷좌석 공간을 제공하는데, 단지 고급스러움과 성능을 원하는 부유한 소비자의 요구와는 다르다.

벤틀리 컨티넨탈 GT는 2도어 쿠페 스타일로 가격이나 상품성에서 절묘한 포지셔닝을 보여준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스포츠카의 극단적인 스포츠성은 피하면서 퍼포먼스 면에서는 크게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꽤나 넓은 2열과 트렁크 공간은 실용성도 만족시킨다.

벤틀리는 2003년 1세대 컨티넨탈 GT 출시로 모던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 세그먼트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3세대 컨티넨탈 GT는 현대적인 내외관 디자인에 벤틀리 고유의 럭셔리함을 녹여낸 모델로, V8 트윈터보를 통해 성능과 효율성까지 만족시키고 있다.

컨티넨탈 GT의 외관 디자인은 패널간 단차를 줄여 디자인 일체감을 높였다. 특히 측면부 디자인은 이젠 세대 대비 낮고 와이드한, 늘씬한 보디라인을 강조했다. 힘을 표현하는 부풀어진 리어펜더는 보급형 브랜드에서 매번 동경하는 과감하고 우아하게 마감된 모습이다.

전면부는 펜더와 범퍼 상단이 하나의 패널로 구성된다. 추돌시 막대한 수리비가 예상되지만, 디자인 완성도가 뛰어나 콘셉트카를 보는 기분마저 든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레이더는 범퍼 좌우에 위치하며, 벤틀리의 상징적인 격자형 그릴은 세부적으로 3차원 구성이다.   

다양한 커팅 기술이 적용된 헤드램프는 디테일이 남다르다. 크리스탈 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다이아몬드를 연상시킨다. 운전자가 차에 다가서면 서서히 헤드램프가 밝아지는 웰컴 시퀀스가 적용됐다. LED 매트릭스 기술이 사용돼 상향등 선별 조사가 가능하다.

실내는 양산차 최고 수준의 고급 소재로 마감됐다. 최상급 가죽은 시트 뿐만 아니라 대시보드, 도어패널, 그리고 천정과 눈에 띄지 않는 하단부까지 꼼꼼히 둘렀다. 쿠셔닝 인조가죽으로 흉내낸 양산차와 달리 단단한 패널에 가죽을 밀착시켜 패널 자체가 가죽처럼 느껴진다.

리얼 우드와 리얼 금속의 조합은 벤틀리가 가장 잘하는 부분이다. 묵직하게 움직이는 공기배출구는 푸쉬 방식으로 풍량 조절이 가능하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3면으로 이뤄져 맥도날드 메뉴판처럼 움직이는데, 아날로그 다이얼 패널 사용시 클래식카 분위기까지 묻어난다.

야간 실내 분위기는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벤츠 스타일의 화려함과는 다른 절제된 엠비언트 라이트의 사용은 오히려 소재의 고급스러움을 강조해 준다. 1100와트 앰프와 15개의 네임 스피커는 풍부한 사운드는 물론, 볼륨을 크게 올려도 일정한 음색을 제공한다.

국내에 도입된 컨티넨탈 GT에는 4.0리터 V8 트윈터보 엔진과 8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된다. 6000rpm에서 최고출력 550마력, 2000-4500rpm에서 최대토크 78.5kg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 2295kg, 국내 복합연비 7.4km/ℓ(도심 6.5, 고속 8.8)다.

출력 과잉의 시대에서도 550마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전장 4850mm, 전폭 1965mm, 전고 1405mm, 휠베이스 2851mm의 차체는 일상주행에서 무게감 있지만 경쾌하게 움직인다. 평소 육중한 감각을 전하는 차체는 급가속시에도 낮은 속도감으로 안정감을 준다.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과 진동은 극히 제한적으로, 고속도로 제한 속도내에서는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을 평가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최근 전기차 등 빠른 가속을 자랑하는 양산차가 크게 늘어났지만, 컨티넨탈 GT는 최고속도 318km/h를 마크하는 기어비를 갖는 모델이다.

전기차가 빠르다고 하지만, 일부 고성능 모델을 제외하면 120km/h를 넘어서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가속력과 최고속도 역시 대부분 210km/h에서 제한되지만, 컨티넨탈 GT의 가속은 200km/h 이후까지 꾸준히 계속된다. 300km/h를 실제로 넘어서는 차는 손에 꼽는다.

초고속 주행에서도 외부 소음의 유입은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적산 주행거리 카운팅이 아주 빨라지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다. 초고속 주행을 제어하기 위한 넉넉한 제동력은 거대한 캘리퍼에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3-챔버 에어 서스펜션은 다양한 환경을 만족한다.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포르쉐 파나메라 등 최근 출시된 럭셔리 대형 세단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3-챔버 에어 서스펜션은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함께 만족시키는 서스펜션계의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으로, 컨티넨탈 GT의 우아한 승차감을 완성시킨다.

여기에 컨티넨탈 GT에는 48V 액티브 롤 시스템(BDDR)이 적용돼 주행모드와 환경에 따라 롤링 발생을 적극적으로 억제하거나 풀어준다. 2세대 파나메라의 MSB 플랫폼을 공유해 일부 상황에서 유사한 거동을 보이기도 한다. 승차감과 주행성의 밸런스는 최상급 수준이다.

2열에는 쿠페로서는 꽤나 커다란 시트가 적용됐다. 공간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레그룸이 좁아 1열 탑승자의 양보가 필요하다. 2열에 위치한 쿼터 글래스까지 내릴 수 있어 주행시 상당한 개방감을 제공한다. 반면 쿼터 글래스를 닫으면 실내로 바람이 들이치지 않는다.

이런 부분까지 의도했다면 소름이 돋는 수준이다. 벤틀리 컨티넨탈 GT는 슈퍼카의 특별함과 성능, 럭셔리 대형세단의 편안함을 함께 요구하는 소비자에게 어울린다. 30대 사업가와 S클래스, 페라리와 60대 신사는 어색할 수 있지만, 컨티넨탈 GT와는 어울리는 조합이다. 

컨티넨탈 GT V8 한국 사양 3억2900만원에는 22인치 5-스포크 휠, 무드 라이팅 스펙(7컬러 앰비언트 라이트), 시티 스펙(탑뷰 카메라, 시티 어시스트, 후방 트래픽 경고, ), 투어링 스펙(HUD, 나이트비전, 세이프티가드 플러스, ACC, 레인 어시스트) 등 옵션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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