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M 무쏘 EV 2WD를 시승했다. 무쏘 EV는 국내 제조사가 선보인 최초의 전기 픽업트럭으로, 전동화시대에도 픽업트럭에 대한 정통성을 계승하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 외에도 화물 전기차 혜택과 부가세 환급 등 소상공인 지원이 가능, 3300만원대로 구입 가능해 매력적이다.


KGM은 2025년 전동화에 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와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연이어 출시했다. 또한 4월에는 배터리팩 용량을 늘린 토레스 EVX 알파를 출시했다. 제한된 상황에서의 전동화는 BYD와 기술제휴를 통해 가능했다.


먼저 무쏘 EV의 구성을 살펴보면 철저히 국내 화물차 법규에 포함되기 위해 설계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법규상 화물칸의 바닥면적은 최소 2㎡, 승차공간과 화물공간이 분리되어야 한다. 무쏘 EV의 적재공간은 2.04㎡, 무쏘 스포츠 2.04㎡, 칸 2.52㎡, 타스만 2.37㎡로 모두 2㎡ 확보했다.


또한 기본 섀시를 공유하는 토레스 EVX의 휠베이스 2680mm 대비 늘어난 3150mm(+470)의 휠베이스는 격벽으로 인해 제한된 2열 공간 확보와 화물 적재시의 밸런스 확보를 위함으로 추정할 수 있다. 배터리팩은 80.6kWh로 동일하고, 가격도 유사하지만 실구매가는 무쏘 ev가 저렴하다.


시승한 모델은 무쏘 EV 2WD MX(4800만원)다. 실구매는 내외관 디자인 패키지가 더해진 블랙 엣지(5050만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4WD 모델은 5월부터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다. 4WD 옵션은 250만원, 기타 모든 옵션을 더하면 322만원이 추가되는데, 블랙 엣지는 풀옵션 사양이다.


무쏘 EV의 외관 디자인은 도심형 픽업트럭에 가깝다. 모노코크 플랫폼 기반의 상대적으로 낮은 전고와 세련된 디자인은 화물형 정통 픽업트럭 보다는 픽업트럭 스타일 SUV로 보여진다. 차체 크기는 전장 5160mm, 전폭 1920mm, 전고 1740mm, 휠베이스 3150mm로 보디가 꽤나 길다.


전면부 디자인은 토레스 EVX와 유사한데, 견인 후크처럼 생긴 빨간 부분은 디자인 요소다. 토레스 EVX와 헤드램프 위치가 동일하나, 광량을 늘려 시인성을 개선했다. 주간주행등의 반투명 아크릴 소재는 투명한 것으로 교체하거나, 향후 보다 고급스러운 소재로 변경하면 좋을 것 같다.


후면부는 가장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보여준다. 범퍼 코너면에 발을 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적재함 상단은 공력성능 개선을 위한 디테일도 갖췄다. 휠하우스의 디자인 요소는 코뿔소를 연상케한다. 적재함 공간은 무난하나, 바닥 손상 방지를 위한 스프레이 베드의 부재는 아쉽다.


실내는 최신 트렌드를 담아 세련된 분위기다. 가죽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도 그와 유사한 고급감과 완성도, 색상 배합을 보여주는 점은 인상적이다. 토레스부터 이런 부분에 대한 기술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국산차에 파츠를 공급하는 국내 협력사의 기술이 좋아졌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실내공간은 준중형 SUV 수준의 거주성을 확보했다. 현시점에서 준중형 SUV의 실내공간은 수년전 중형 SUV와 유사하다. 2열 시트백 각도 조절이 가능한 점은 픽업트럭의 일상적인 사용에 있어 킬링 포인트다. 디지털 클러스터의 난반사로 주간 시인성이 떨어지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무쏘 EV의 드라이브 트레인은 전륜에 위치한 전기모터와 80.6kWh LFP 배터리팩이 플로어 하부에 위치한 구성이다. 최고출력 152.2kW(207마력), 최대토크 34.7kgm를 발휘하며, 공차중량 2155kg, 복합 주행거리 400km(도심 434, 고속 358), 복합 전비 4.2km/kWh(도심 4.6, 고속 3.8)다.


운전석에서의 시트포지션은 안정적이다. 전형적인 도심형 SUV 구성으로, 래더 프레임 픽업트럭의 껑충한 설정과는 다르다. 여성 운전자들이 SUV를 선호하는 이유로 강인해 보이는 외관이나 든든함을 얘기한다는 조사가 있는데, 승하차 편의성까지 좋아 의외로 여성들에게 어울려보인다.


시트는 적당한 단단함과 푹신함을 함께 전하는데, 최근 출시되는 일부 차량들에게서 확인되는 시트방석이 지나치게 단단해지는 경향과는 달리 좋은 착좌감을 전한다. KGM 모델 라인업의 시트 안락함은 전반적으로 좋은 수준이다. 전방과 측후방의 시야도 좋아 덩치에 비해 운전이 편하다.


일상주행에서의 승차감은 부드럽다. 댐퍼 기술의 향상과 전기차의 무거운 공차중량이 더해져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거동은 상당히 고급스럽다. 다만 요철이 있는 곳에서의 중속 구간에서는 다소 탱탱한 서스펜션의 반발력이 전해지는데, 승객과 화물 적재까지 고려한 셋업이 이유로 생각된다.


도심에서의 가감속은 여유로운 설정이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와 스포츠를 선택할 수 있는데, 모드별 가속감 차이는 크지 않은 편이다. 회생제동은 3단계로, 최대 설정에서도 제동력이 강하지 않다. LFP 배터리 기반 전기차 특성으로도 보여지는데, 내연차와 유사해 이질감은 오히려 적다.


고속주행시 안정감은 KGM 라인업 중 가장 좋은 편이다. 모노코크 기반의 낮은 무게중심에 배터리팩이 하부에 위치, 여기에 늘어난 공차중량까지 유사한 차체에서 긍정적인 변화 요인이 가득하다. 고속에서의 소음 유입은 평이한데, 이중접합유리만 추가해도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코너링시 움직임은 평이한데, 핸들링을 논하기에는 지나치게 허리가 길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화물 적재시 전륜의 접지력 확보인데, 화물 적재 빈도가 많다면 4WD 모델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쏘 EV AWD 모델은 복합 주행거리 342km, 최고출력 413마력으로 최근 인증을 마쳤다.


주행거리에 따른 배터리 소모는 리니어한 편이다. 75%에서 계기판상 잔여 주행거리 300km다. 제원상 수치와 거의 같다. LFP 배터리의 기술적인 장단점이 있지만 일반적인 사용에서는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KGM에서는 배터리팩 안전성을 강조한다. 배터리 10년 100만km 보증은 반갑다.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이라 불리는 운전보조장치는 장거리 주행시 피로감을 줄여주는 요소다. 고속도로 구간단속에서 특히 유용하다. 차로유지보조와 자동차선변경도 지원한다. 내비게이션은 개선이 필요한데, 안내가 반 템포 늦고, 사용자 환경에 있어 개선될 여지가 많다.


무쏘 EV는 KGM의 전동화에 있어 핵심 모델이다. 세제혜택에 혜박한 KGM의 강점에 전기차 보조금까지 지원돼 국내 세금체계에서 가장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내연차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의 유지비,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까지, 3천만원대에서 가장 눈여겨 볼 모델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