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3시리즈 GT, 작은 차이가 가져온 변화

[시승기] BMW 3시리즈 GT, 작은 차이가 가져온 변화

발행일 2013-06-11 20:12:36 김상영 기자

더 이상 3시리즈에서 탄탄한 주행질감이나 짜릿함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파생모델이 더욱 다양해지고 불특정 다수를 위한 대중차로 자리매김해가면서 성격이 점점 나긋나긋해지고 있어서다.

3시리즈에 새롭게 추가된 그란 투리스모(GT)는 나긋나긋함의 극단. 가장 3시리즈답지 않지만 가장 장점이 많은 차다. 운전하기는 편해졌고 실내공간은 더욱 넓어졌다. 여기에 실용성까지 더해졌으니 기본기는 괴물 수준이다. 

▲ BMW 3시리즈 GT

하지만 실용성과 편한 승차감을 위해 희생한 것도 있다. 3시리즈 GT가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지 꼼꼼하게 살펴봤다. 시승한 모델은 320d GT 럭셔리 트림으로 가격은 6050만원이다.

◆ 거부감이 들지 않는 디자인, 세단과 큰 차이 없어

이 차의 형 뻘인 5시리즈 GT는 무척이나 뚱뚱해 보였다. 또 가뜩이나 거대한 5시리즈의 전고를 높이고 지붕을 트렁크까지 완만하게 이었기 때문에 전혀 BMW답지 않은 느낌이었다. 

▲ 5시리즈와 5시리즈 GT에서 느껴졌던 이질감이 크게 들지는 않는다.

3시리즈 GT의 레이아웃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5시리즈에 비해 차체가 작고 전고도 크게 높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색함이 덜 하다. 전고가 60mm 높아졌지만 길이나 너비 등 전제적인 크기가 커졌기 때문에 비례도 얼추 맞는다.

길이나 휠베이스는 5시리즈에 근접했다. 3시리즈 세단에 비해 휠베이스는 무려 110mm나 늘었으니 실내 공간은 무척 여유로워졌다.

▲ 매우 매끈하게 다듬은 루프 라인은 인상적이다. 이처럼 외관 곳곳에서는 쿠페의 멋을 느낄 수 있다.

3시리즈 세단의 앞모습을 고수해 친숙함도 느껴진다. 5시리즈 GT는 아무리 봐도 어정쩡한데 3시리즈 GT는 날카롭고 꽉 짜인 느낌이다. BMW 브랜드 이미지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쿠페의 멋을 강조한 프레임리스 도어, 앞바퀴 뒤쪽 팬더에 위치한 공기흡입구, BMW 최초로 적용된 액티브 스포일러 등 시선을 끄는 요소도 많다.

▲ 외관 디자인에서 친숙함이 느껴져 GT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도 거부감이 없겠다.

어색함, 이질감 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국내 소비자들에겐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다. 또 BMW 특유의 날렵함이 살아있고 화려한 요소도 적지 않아 티내기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겐 안성맞춤이다.

외관 디자인을 살펴봤을 땐 실보다 득이 더 많은 것 같다.

◆ 더욱 넉넉해진 실내 공간과 뛰어난 실용성

3시리즈 GT는 ‘장거리용 3시리즈’로 해석될 수 있겠다. 실내 공간이나 실용성은 이 차의 핵심이다. 부드러운 가죽과 푹신한 쿠션의 시트, 세단에 비해 조금 더 트인 시야, 대형차 부럽지 않은 뒷좌석 공간, 활짝 열리는 테일게이트 등 실내에는 이 차만의 장점이 꼭꼭 숨어있다.

▲ 이 차의 핵심은 실내공간의 활용성이다.

센터페시아를 비롯한 실내 디자인은 그대로다. 하지만 일부 소재들이 더욱 고급스러운 것으로 개선됐다. 디자인 차별화는 없지만 공간 활용성, 실용성에서는 3시리즈 세단과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뒷좌석 열선, 다코타 가죽, 하만 카돈 사운드 시스템 등 편의사양도 추가됐다.

▲ 뒷좌석 공간은 전혀 부족함이 없다. 머리공간의 부족함이 없는 것도 인상적이다.

뒷좌석 공간은 5시리즈를 위협할 정도로 넓어졌다. 천장을 비스듬하게 낮췄지만 머리공간은 여유롭다. 무릎공간은 3시리즈 세단에 비해 72mm 넓어졌다. 높게 솟은 센터터널은 아쉽지만 다리를 편하게 꼬거나 펼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트렁크 공간. 버튼 조작으로 쉽게 여닫을 수 있는 테일게이트. SUV와 별반 차이없는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SUV나 왜건처럼 테일게이트가 높게 열려 큰 짐도 쉽게 넣을 수 있다. 전동으로 조작되는 만큼 여성들도 쉽게 여닫을 수 있다. 트렁크 바닥 아래 위치한 수납함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짐을 위로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세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짐이 많이 들어간다. 또 뒷좌석을 40:20:40으로 접을 수 있기 때문에 부피가 큰 짐도 수월하게 실을 수 있다.

실내 공간과 실용성은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울만하다.

◆ "부드럽게, 더욱 부드럽게", 높아진 전고에 따른 주행질감의 변화

3시리즈 세단에 비해 높이는 60mm, 시트포지션은 59mm 높아졌는데 주행감각은 완전히 달랐다. 신형 3시리즈 세단도 그렇지만 3시리즈 GT는 더 부드럽다. 변속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서스펜션은 부드럽기만 하다. 과거 3시리즈의 단단함이나 노면에 바싹 붙어 달리는 느낌은 없다.

▲ 단출해 보이지만 은근히 화려한 계기반.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BMW코리아가 준비한 시승코스는 약 12km 정도의 짧은 구간이었으나, 본의 아니게 고속도로에 진입해 약 30km의 구간을 달렸다. 또 시간이 촉박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고 마구 달렸다.

속도 올리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 그냥 오른발에 살며시 힘을 가하기만 하면 된다.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쏜살 같이 달려가는데 조금씩 불안해진다. 스티어링휠도 계속 조타해야 하고 요철을 지날 때면 충격도 꽤 오래간다. 3시리즈 세단은 속도가 높아질수록 노면에 더 달라붙었는데 3시리즈 GT는 붕 뜬다.

▲ 운전자를 위한 공간. 전자식 8단 자동변속기와 주행모드 변경 시스템. 에코프로 모드도 활용이 가능하다.

고속안전성은 BMW답지 못하지만 부드러운 서스펜션 덕에 승차감은 훨씬 편안해졌다. 마치 우리나라를 겨냥하고 만든 것 같이 느껴질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한 스타일이다.

최근 유럽 브랜드는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을 선호한다. BMW를 대표하는 스포츠세단 3시리즈는 물론 3시리즈 GT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코너를 돌아나갈 때는 꽤나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여전히 밸런스는 훌륭하고 한계가 높다.

▲ 시속 110km에서 자동으로 펼쳐지는 액티브 리어스포일러.

BMW의 2.0리터 디젤 엔진은 국내 시장에서 너무나 유명하다. 1시리즈에서부터 5시리즈, SUV까지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시승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엔진 돌려쓰기’가 조금 지겹다. 그래도 검증된 엔진인건 확실하다. 하지만 3시리즈 GT가 고성능 장거리 차량을 표방하는 만큼 더 강력한 엔진이 장착되면 차의 성격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을 것 같다.

◆ 까다로운 입맛의 소비자를 잡아라

BMW는 국내 시장에서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3시리즈만 해도 11차종에 달한다. '3시리즈 투어링'(웨건)까지 내놓고 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역시 ‘세단 선호 사상’이 극심한 국내는 웨건형 모델이 넘기 힘든 벽이다.

▲ 타고 난 장점이 많은 3시리즈 GT.

3시리즈 GT의 성공가능성은 이보다 훨씬 높아 보인다. 거주공간이나 실용성은 뛰어나면서도 디자인은 짐차로 보이지 않아서다. 짐을 싣는게 아니라 즐기는데 필요한 것들을 싣는 공간으로 보이고, 쿠페를 떠올리게 하는 라인도 숨겨져 있어 오히려 세단보다 멋지게 보인다. 더구나 주행성능과 연비도 우수해 국내 소비자들 입맛에 딱이다. BMW가 ‘새로운 혁신’이라고 말하는 3시리즈 GT가 국내 시장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사뭇 기대된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폭스바겐 아틀라스 내주 출시, 가격은 6700만원대

폭스바겐 아틀라스 내주 출시, 가격은 6700만원대

폭스바겐 아틀라스 가격대가 내주 국내 출시에 앞서 공개됐다. 딜러사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에서 6인승과 7인승으로 운영되며, 가격은 6700만원대부터다. 아틀라스는 폭스바겐 보급형 대형 SUV다. 아틀라스는 2.0 가솔린 터보 엔진과 국내 고객 선호 사양이 기본이다. 아틀라스는 폭스바겐의 대형 SUV다. 아틀라스는 폭스바겐 플래그십 투아렉과 다르게 3열 시트를 갖춘 것이 특징이며, 가격은 소폭 저렴하다. 아틀라스는 국내에서 6인승과 7인승 사양으로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샤오미 YU7 SUV 공개, 2열에서 누워서 갈 수 있다

샤오미 YU7 SUV 공개, 2열에서 누워서 갈 수 있다

중국 전자 제품 브랜드 샤오미(Xiaomi)는 23일 YU7을 공식 공개했다. YU7은 샤오미의 두 번째 전기차이자 준대형 SUV로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실내가 특징이다. 특히 2열 시트 등받이는 최대 135도까지 눕힐 수 있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7월에 출시된다. YU7은 SU7 세단에 이은 샤오미의 두 번재 전기차다. YU7 차체 크기는 전장 4999mm, 전폭 1996mm, 전고 1600mm, 휠베이스는 3000mm다. 테슬라 모델X와 비교해 전장은 58mm 짧지만, 휠베이스는 35mm 더 길다. YU7 외관은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인피니티 QX60 부분변경 공개, 제네시스 GV80 정조준

인피니티 QX60 부분변경 공개, 제네시스 GV80 정조준

인피니티는 신형 QX60을 공개했다. 신형 QX60은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실내 고급감이 개선됐다. 신형 QX60에 도입된 스포츠 트림은 20인치 휠과 전용 디자인 등으로 스포티함이 강조됐다. 신형 QX60은 올해 여름 미국 판매가 시작된다. QX60은 7인승 대형 SUV다. QX60의 주력 판매 시장은 미국인데, 제네시스 GV80이 대표적인 경쟁 모델이다. 신형 QX60은 2세대 부분변경이다. 인피니티는 향후 신형 QX60을 기반으로 실용성을 희생하고 스타일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BMW M FEST 2025 기대되는 이유, 한국 최초의 M 페스티벌

BMW M FEST 2025 기대되는 이유, 한국 최초의 M 페스티벌

BMW 고성능 차 페스티벌, BMW M FEST(페스트)가 국내 최초로 개최돼 주목된다. BMW코리아(대표 한상윤)는 오는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고성능 차를 즐기는 모든 팬들을 위한 축제 'BMW M FEST 2025'를 개최한다. BMW M FEST는 BMW M 팬은 물론 고성능 차 마니아들을 위한 세계적 축제로, 지난 201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처음 열렸다. BMW M 브랜드의 깊은 유산과 고유 문화를 경험하고 강력한 주행성능을 만끽할 수 있

뉴스이한승 기자
쉐보레 실버라도 EV 트레일 보스 공개, 1억원대 오프로드 픽업

쉐보레 실버라도 EV 트레일 보스 공개, 1억원대 오프로드 픽업

쉐보레는 실버라도 EV 트레일 보스(Trail Boss)를 22일 공개했다. 실버라도 EV 트레일 보스는 업그레이드된 서스펜션과 새로운 터레인 모드, 18인치 휠과 35인치 올터레인 타이어 등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됐다. 주행거리는 최대 720km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실버라도 EV 트레일 보스는 2026년형 실버라도 EV에 신규 도입된 트림이다. 실버라도 EV 트레일 보스는 오프로드에 특화됐다. 실버라도 EV 트레일 보스는 기본형과 맥스로 운영되는데, 가격은 각각 7만2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닛산 마이크라 공개, 르노5 형제차..408km 주행 전기차

닛산 마이크라 공개, 르노5 형제차..408km 주행 전기차

닛산은 신형 마이크라(Micra)를 21일 공개했다. 신형 마이크라는 6세대로 풀체인지를 거치면서 전기차로 전환됐으며, 1회 완충시 WLTP 기준 최대 408km를 주행할 수 있다. 신형 마이크라는 독특한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다. 올해 하반기 유럽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신형 마이크라는 6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르노의 차세대 전기차 르노5 E-테크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신형 마이크라는 런던에 위치한 닛산 디자인 유럽 스튜디오에서 유럽 고객을 고려해 디자인됐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르쉐 타이칸 GTS 출시, 가격은 1억7990만원

포르쉐 타이칸 GTS 출시, 가격은 1억7990만원

포르쉐코리아는 타이칸 GTS를 출시한다고 22일 밝혔다. 타이칸 GTS는 타이칸 부분변경의 고성능 버전으로 듀얼 모터를 탑재해 최대 700마력의 오버부스트 출력을 발휘하며, 제로백 3.3초의 성능을 갖췄다. 425km를 주행할 수 있다. 가격은 1억7990만원이다. 타이칸 GTS는 1963년 공개된 포르쉐 904 카레라 GTS 이후 브랜드를 상징하는 퍼포먼스 모델로 자리매김한 GTS 레터링을 계승한 파생 모델이다. 타이칸 GTS는 타이칸 부분변경 라인업 내에서 주행 성능과 일상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토요타 신형 라브4 공개, 가솔린 단종..하이브리드 전용 SUV

토요타 신형 라브4 공개, 가솔린 단종..하이브리드 전용 SUV

토요타는 신형 라브4를 21일 공개했다. 신형 라브4는 6세대 풀체인지로 외관에 브랜드 최신 디자인 언어가 반영됐으며, 실내에는 대형 디스플레이 등이 적용됐다. 특히 차세대 소프트웨어와 ADAS가 도입됐다. 신형 라브4는 하이브리드와 PHEV로만 운영된다. 신형 라브4는 6세대 풀체인지 모델이다. 라브4는 국내에서도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는 만큼 신형 라브4도 국내에 투입될 전망이다. 신형 라브4는 올해 말 미국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신형 라브4는 구조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토요타 bZ5 공개, 모델Y 반값..패스트백 스타일 전기차

토요타 bZ5 공개, 모델Y 반값..패스트백 스타일 전기차

토요타는 bZ5를 20일 공개했다. bZ5는 토요타와 중국 FAW의 합작 법인에서 개발한 패스트백 스타일 크로스오버다. 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630km를 주행할 수 있다. bZ5는 중국에서만 판매될 예정이며, 가격은 테슬라 모델Y 절반 수준으로 책정됐다. bZ5는 중국내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목표로 토요타와 중국 FAW의 합작 법인이 개발한 차세대 전기차다. bZ5는 중국에서만 판매될 예정이다. bZ5 가격은 13만위안(약 2500만원)로 경쟁 모델 중 하나인 테슬라 모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