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나 장마, 태풍 등이 지나가면 침수차와 관련된 기사나 콘텐츠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침수차에 대한 주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주행 중 문제를 일으켰다는 가정을 해보자. 어떤 사고로 이어질지 모르는 일, 그렇기에 침수차는 각별한 경계가 필요하다.
특히, 올해는 유난히 폭우가 자주 쏟아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폭우는 뜨거웠던 열기조차도 식힐 만큼 엄청난 양의 비를 뿌리고 있는데, 이러한 급격한 날씨 변화는 자동차에게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폭우로 인한 침수차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배수되지 않고 불어나 차를 잠기게 하는 물에는 역류 등으로 인한 먼지와 미세 오염물질까지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분을 건조시킨다고 해도 오염물은 내부에 그대로 존재하고, 이로 인한 부식이나 부품의 오작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리고 모든 기기가 그렇듯, 자동차 역시 습기에 약하다. 최근 출시된 모델일수록 첨단 장비가 많이 장착되어 있는데, 습기는 이들의 천적인 것이다. 특히 중고차는 침수차가 존재할 수 있으며, 습기로 인해 영향을 받은 차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래의 사항을 유념하는 것이 좋다.
1. 기기를 모두 작동시켜 볼 것.
CD 플레이어부터 썬루프, 내비게이션 등 편의사양의 작동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편의 사양의 경우 차량 구입시에 간과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들의 수리비용은 결코 적지 않다. 더군다나 중고차 성능점검표에도 확인되지 않는 사항들이기 때문에, 성능 불량인 상태로 구입했다면 보상이 이뤄지는 경우가 거의 없고, 고스란히 내가, 내 돈으로 직접 정비해야 한다.
2. 시운전은 기본!
연식이 5년이상 지났거나 주행거리가 10만킬로가 넘은 경우에는 더더욱 시운전을 해봐야 한다. 요즘은 10만킬로가 넘어도 예전처럼 잦은 고장이 나는 일은 줄었지만, 수많은 부품으로 이뤄진 기계인 만큼 습기로 인한 부품의 부식이나, 부품의 마모도도 달라 최초의 승차감이나 정숙성, 성능을 유지하기에는 어렵다. 그러므로 5년 이상 경과된 차량은 외관 상태보다는 성능을 집중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3. 라이트, 와이퍼도 작동시켜봐야
여름철 1,2개월 이상 중고차시장에서 판매를 기다리며 기후변화에 노출되었다면, 특히 추석 전날과 같이 하루종일 내린 폭우를 고스란히 맞은 차라면 더더욱 그렇다. 배터리가 나가거나 헤드램프가 나가는 경우도 꽤 있고, 와이퍼 오작동, 오디오 기능이 망가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4. 침수가 의심된다면?
판매자에게 보험금 지급내역을 요청해서 확인하면 좋다. 판매자는 차량이 가입된 자동차 보험사에 요청하면 무료로 받을 수 있어 간편하다. 물론 이를 거부한다면 그 차는 포기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차계부나 차량 A/S 내역이 담긴 리스트가 있다면 차량의 이력을 확인하는데 도움을 준다.
5. 실내세차 혹은 운전자가 간과할 수 없는 작은 부분이 체크 포인트
기본적으로 실내까지 침수가 된 차는 특유의 역한 냄새가 빠지지 않는다. 물기는 마르지만 그 찌꺼기는 곰팡이나, 얼룩, 녹 등의 형태로 차량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트나 해당 부품을 통채로 다 바꿔버리면 냄새는 사라질 수 있으나 그 연결고리만 유독 두드러지게 새것이라면 의심해 볼만 하다. 그 외 연료 주입구나 안전벨트, 시트 밑 스프링, 시트 탈착부분 등이 주요 관찰 포인트다.
침수차나 높은 습기로 인해 장비에 손상이 있는 차는 아무리 저렴하더라도 우선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차량들은 일반 중고차시세에 비해 평균 30%, 최대 5~60%까지 월등히 낮다. 또한 침수내역은 단점이기에 소비자들에게 쉽게 공개하지 않는다. 며칠 전에 발생한 폭우로 한남동 일대 수입차가 대거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 겉이 반짝반짝 빛나는 그 수입차가 침수차일 수도 있는 것이다.
비록 새 차에 비해 싸다는 중고차지만, 중고차가격 역시 녹록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꼼꼼할수록 나쁠 것이 없다. 물에 잠겼던 차를 타면서 불안에 잠기는 것보다 현명하지 않을까?
카즈 박성진 팀장 psj2sy@carz.co.kr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