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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애기단풍 아래서

[김산환의 캠핑폐인] 애기단풍 아래서

백양사 진입로에 접어들자 사위는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광선검처럼 어둠을 갈랐다. 계곡을 건넌 후 자칫 지나질 뻔한 입구를 겨우 찾아 가인 캠핑장으로 들어섰다.캠핑장은 한산했다. 오직 텐트 한 동 만이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잡았다. 모닥불을 쬐고 있는 캠퍼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얼굴을 작게 끄덕이는 것으로 연대감을 표시했다. 그것으로 우리는 오늘 밤을 함께 할 이웃이 됐다는 것을 확인했다.나는 이런 연대감을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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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캠퍼의 슬로캠핑] 한 폭의 그림 같은 산․들․강.. ‘영월 리버힐즈오토캠핑장’

[솔로캠퍼의 슬로캠핑] 한 폭의 그림 같은 산․들․강.. ‘영월 리버힐즈오토캠핑장’

요즘 캠핑장, 참 많아졌다. 전국에 500곳쯤 된다하니. 이쯤 되면 캠핑장을 잘 선택하는 것도 기술이 필요하다.지도를 펼치면 풍광이 훤하네좋은 캠핑장을 택하는 방법 첫 번째, 지도를 검색해본다. 어떤 풍광일지 지도만 훑어도 대충 보인다. ‘영월 리버힐즈오토캠핑장’은 주천강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다. 주천강 중에서도 풍광이 빼어나다는 ‘서마니강’ 옆이다. 서마니강은 ‘섬 안이 강’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단다. 산을 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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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더치와의 사랑

[김산환의 캠핑폐인] 더치와의 사랑

뭐가 가장 재밌어?캠핑을 가는 내게 묻는다. 요리할 때가 가장 행복해. 사내가 고추 떨어지게 무슨 요리야! 타박이 날아든다. 그러나 어쩌랴. 요리할 때가 가장 행복한 것을. 나에게 요리의 즐거움을 선사한 것은 더치 오븐이다. 이 무쇠 냄비는 신기한 능력을 가졌다. 어떤 것이든 이 안에만 들어갔다 나오면 회가 동하는 맛있는 요리로 변신한다. 고기나 야채나 상관없다. 쌀과 스파게티, 밀가루 어떤 재료를 넣어도 먹음직스러운 요리가 되어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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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캠퍼의 슬로캠핑] 감악산 산머루를 아세요.. 파주 산머루농원 캠핑장

[솔로캠퍼의 슬로캠핑] 감악산 산머루를 아세요.. 파주 산머루농원 캠핑장

알알이 맺힌 모양이 딱 포도다. 그런데 가만 보니 알 크기가 제각각이다. 크고 작은 알갱이가 탱글탱글하게 제멋대로 익어가는 모양새. 바로 산머루다. 감악산 자락 초록빛에서 보랏빛으로 익어가는 산머루를 찾아 나섰다.산머루마을에서 ‘멀위’ 먹고 청산 살으리랏다들살이를 하면서 부쩍 좋아진 게 있다면 관찰력이다. 바람 한 점에도 들에 펼친 살림살이를 걱정하다보니 매일 자연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게 되는 것. 사시사철 옷을 갈아입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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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커피향을 맡는 남자

[김산환의 캠핑폐인] 커피향을 맡는 남자

그의 손길은 아주 섬세했다. 커피 그라인더에 커피 빈을 넣고 돌릴 때도 행여 한 알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러워 했다. 커피를 따르기 전에 뜨거운 물로 잔과 드리퍼를 데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드리퍼 안에 필터를 깔고, 그 위에 곱게 간 커피를 넣은 후 아주 조심스런 손길로 주전자의 물을 부었다. 학처럼 목이 긴 그 주전자는 커피를 내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주전자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는 대나무 대롱을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처럼 가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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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캠퍼의 슬로캠핑] 양강과 송림의 향.. 영동 송호국민관광지 야영장

[솔로캠퍼의 슬로캠핑] 양강과 송림의 향.. 영동 송호국민관광지 야영장

금강은 ‘비단 물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비단처럼 매끈한 물길이 이 세상 모든 풍경을 담아두기 때문이리라. S라인 물길에 비친 하늘과 산을 보며 하룻밤을 청해 본다.천내강과 양강, 금강의 또다른 이름금강은 전북 무주에서 발원해 충청남북도를 흥건히 적신다. 금산 IC에서 68번 지방도로에 올라서면 금강 상류 물줄기가 길옆으로 따라붙는다. 지도상엔 금강이지만 주민에겐 천내강으로 불리는 곳. 금산을 적시며 흘러온 강물이 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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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북위 50도, 여름에 대한 짧은 기록

[김산환의 캠핑폐인] 북위 50도, 여름에 대한 짧은 기록

사람들이 묻는다. 세상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 어디냐고. 어디에서 캠핑을 할 때 가장 행복했냐고. 그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렇다. 북위 50도의 여름. 질문이 이어진다. 북위 50도? 그곳에는 뭐가 있는데요?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춥지 않나요? 거긴 동토의 땅이잖아요? 그들의 오해에 나는 두 가지 짧은 여행의 기록을 들려주는 것으로 북위 50도의 여름에 대한 찬사를 대신한다. 바이칼, 영혼을 비추는 호수그때는 왜 그런 무모한 여행을 했을까.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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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캠퍼의 슬로캠핑] 서울로 떠나는 캠핑나들이.. 중랑캠핑숲 가족캠핑장

[솔로캠퍼의 슬로캠핑] 서울로 떠나는 캠핑나들이.. 중랑캠핑숲 가족캠핑장

장마가 끝났다더니 또 비다. 장마 후 찜통 더위는 이제 옛말이 된듯하다. 이렇게 비 소식이 많을 때 들살이는 힘들다.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자살행위다. 그렇다고 마냥 텐트를 구속에 쳐박아놓을 수도 없는 일. 집 앞으로 캠핑을 떠났다.쾌적한 도심 속 오토캠핑장, 중랑캠핑숲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서울 외곽이지만 아파트와 건물이 들어선 도시다. 그속에 쾌적한 오토캠핑장이 있다. 중랑캠핑숲 가족캠핑장이다. 중랑캠핑숲은 원래 무허가건물,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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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마음에 묻은 생각 하늘에, 바람에 띄워 보내고

[김산환의 캠핑폐인] 마음에 묻은 생각 하늘에, 바람에 띄워 보내고

땅끝으로 가는 행렬은 끝이 없었다. 송지면소재지를 지나면서 차량이 꼬리를 물더니 송지호해수욕장을 앞두고는 꼼짝도 안 했다. 땅끝까지는 아직도 4km는 남았다.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 서울도 아닌, 남도의 외진 곳까지 와서 교통체증에 시달려야 한다는 말인가. 도대체 왜들 난리일까. 여름만 되면 해남 땅끝이 달아오른다. 땅끝의 강한 끌림에 이끌린 사람들이 등불을 향해 돌진하는 부나방처럼 몰려든다. 그들 가운데는 조국애에 눈뜬 청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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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캠퍼의 슬로캠핑] 감성으로 캠핑을 채우다.. 평택 웃다리문화촌

[솔로캠퍼의 슬로캠핑] 감성으로 캠핑을 채우다.. 평택 웃다리문화촌

들살이를 하는 이들에게 지난 몇주는 고통이었다. 지난한 장마가 캠핑객의 발을 붙잡았다. 비가 그치고 첫주말. 어디로 떠날까. 이번 주 테마는 ‘감성 캠핑’이다. 전통과 예술의 만남, 웃다리문화촌을 아세요 평택은 서울과 가깝다. 그런데 폐교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일명 ‘도시형 폐교’. 미군부대 등으로 개발이 제한돼 있어 주민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 평택시 서탄면 금각리에서 1945년 ‘금각국민학교’를 문을 연 서탄초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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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또 다른 시선

[김산환의 캠핑폐인] 또 다른 시선

커피를 마시며 재즈의 선율이 흐르는 라디오를 듣고 있을 때였다. 샌들을 신고 있는 발에서 갑작스런 통증이 느껴졌다. 정확히 둘째 발가락 두 번째 마디 부분이었다. 발가락뼈를 바늘로 후벼 파는 것처럼 아팠다. 나는 어찌할 줄을 몰라서 폴짝폴짝 뛰었다.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다 나에게 이 아픔을 안겨준 녀석이 궁금해졌다. 무엇이었을까. 분명 독을 가진 생명체에게 물린 것이 분명했다. 땅벌이었을까. 독거미는 아닐까.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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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캠퍼의 슬로캠핑] 속세를 떠나 계곡에 묻히다.. '괴산 화양동야영장'

[솔로캠퍼의 슬로캠핑] 속세를 떠나 계곡에 묻히다.. '괴산 화양동야영장'

이곳의 바위는 천의 얼굴을 지녔다. 신이 하나하나 다른 바위를 새겨놓은 듯 바위는 솟았다 꺾였다 누웠다 흐르다를 반복한다. 그 위로 은빛 물살이 새하얀 물거품을 뿜는다. 속리산의 아홉 보물을 숨긴 곳, 화양 구곡이다.신이 빚은 듯한 바위에 홀리다 우선 속리산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속리산은 충북 보은군과 괴산군, 경북 상주시에 걸쳐 있다. 속리(俗離). ‘속세를 떠나는 산’이라는 뜻이다. 신라시대 진표율사가 속리산에 다다르자 밭 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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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내 따뜻한 이웃

[김산환의 캠핑폐인] 내 따뜻한 이웃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휴양림 직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미천골 자연휴양림을 찾은 것은 전국에 호우주의보가 내린 날이었다. 온종일 비가 퍼부었다. 계곡물도 급하게 불어났다. 계곡물 흘러가는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굵은 빗줄기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텐트 속에서는 빗방울 긋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오직 급하게 쏟아져 내려가는 계곡물 소리만 귀청을 따갑게 했다. 휴양림 직원은 비가 더 내리면 다리가 잠길 지도 모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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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캠퍼의 슬로캠핑] 길 따라 강 따라 철로 따라, 곡성 청소년야영장

[솔로캠퍼의 슬로캠핑] 길 따라 강 따라 철로 따라, 곡성 청소년야영장

휴가철이다. 아이들도 방학을 맞는다. 어디 갈 곳 없을까. 성수기에는 어딜 가든 비싸고 사람도 많다. 그렇다고 어른, 아이 모두 즐길거리가 풍족한 곳도 마땅치 않다. 그러나 답은 있다. 섬진강 물길 따라 곡성으로 캠핑을 떠났다. 열차 여행 진수를 맛보다 우선 열차 이야기부터 꺼내야겠다. 곡성 청소년야영장은 가정역 맞은편에 위치해있다. 가정역은 폐선된 전라선 위의 역이다. 그렇다고 열차가 다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 요즘에는 전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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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캠퍼의 슬로캠핑] 이제는 나눔캠핑이다. 대천애육원 나래뜰캠핑장

[솔로캠퍼의 슬로캠핑] 이제는 나눔캠핑이다. 대천애육원 나래뜰캠핑장

캠핑의 의미는 어디에 있을까. 여기 진정한 캠핑의 의미를 찾아가는 곳이 있다. ‘나눔캠핑’을 실천하는 대천애육원 나래뜰캠핑장이다.후원자 쉼터가 즐거움의 장으로 캠핑은 나눔이 될 수 있을까. 그저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자연 속에 빠져드는 게 캠핑 아닐까. 그런데 이곳은 전혀 다른 시선에서 캠핑이 시작됐다. 대천애육원 운동장을 활용한 '나래뜰캠핑장'은 후원자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주말을 활용해 애육원을 방문한 후원자들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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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낮잠

[김산환의 캠핑폐인] 낮잠

바람이 이마를 살짝 치고 간다. 가볍다. 머리카락 몇 올이 잠깐 흔들린다. 달궈진 공기가 시속 1km의 속도로 다가온다. 달짝지근하다. 혀로 침을 굴리며 입맛을 다신다. 등줄기에 땀이 한 방울 흘러내린다. 서늘하다. 모로 누워 등짝을 넌다. 나뭇잎이 눈에 아른 거리다. 눈부시다. 실눈을 뜨고 오후 햇살을 째려본다. 얼마나 잤을까. 책을 읽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다. 등짝이 흥건하게 땀이 뱄다. 오후 햇살도 퍽이나 깊어졌다. 나무의 그늘이 텐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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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맨코리아,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캠핑페어 개최

콜맨코리아,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캠핑페어 개최

미국의 아웃도어 전문 기업인 콜맨코리아(www.coleman.co.kr/대표 박갑정)가 아이파크몰과 함께 7월 한달 동안 용산 아이파크몰 광장에서 캠핑대전을 개최한다.이번 캠핑페어에서는 콜맨의 대표상품인 웨더마스터 시리즈로 구성된 고급 라인에서부터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패밀리 캠핑 텐트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여름 레저활동에 유용한 제품들로 구성된 피크닉 세트나 그릴, 오븐과 함께 가든파티를 즐길 수 있는 BBQ 세트는 바캉스를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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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노을, 꿈꾸는 시간

[김산환의 캠핑폐인] 노을, 꿈꾸는 시간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서편 하늘을 감색으로 물들이는 석양에 가슴까지 노을로 홀딱 젖는 이 때. 석양은 이제 하루를 마감할 시간이라고, 돌아가 휴식의 기쁨을 누리라고 넌지시 일러주고 바다 속으로 침몰한다. 그 석양을 보내며 사람들은 숙연해진다. 하루가 지나간 세월로 묻히는 시간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느낀다. 미국 서부 뉴멕시코의 사막 한가운데서 잠든 적이 있다. 한여름에는 기온이 50도에 육박하는 열사의 땅이다. 대지를 바싹 말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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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캠퍼의 슬로캠핑] 황무지 자라섬에서 캠핑 성지 레저섬으로

[솔로캠퍼의 슬로캠핑] 황무지 자라섬에서 캠핑 성지 레저섬으로

요즘 부쩍 갈만한 캠핑장이 어디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휴가철 실수 없이 캠핑장을 택하고 싶어서다. 100% 완벽한 캠핑장은 없지만 여성과 어린이가 편안한 캠핑장은 있다. 국내 3대 오토캠핑장으로 꼽히는 가평 자라섬, 연천 한탄강, 동해 망상 오토캠핑장 등은 시설도 국제 규격을 갖췄을 뿐더러 주변 경관과도 빼어난 조화를 이룬다. 남이섬 옆 황무지섬의 화려한 변화 자라섬은 1943년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북한강에 생겼다.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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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환의 캠핑폐인] 내 안에 물고기가 산다

[김산환의 캠핑폐인] 내 안에 물고기가 산다

아들 녀석은 잠들어 있다. 나는 몰래 텐트를 빠져 나왔다. 캠핑장에는 어둠이 가득하다. 낚싯대를 챙겨서 강으로 향한다. 급류를 타고 흘러가는 강물 소리에서 한기가 묻어난다. 아무리 여름이라고 해도 신새벽에 강물에 발을 담그는 일이 꼭 즐겁지만은 않다. 그러나 어쩌랴. 손맛을 보려면 새벽이 최적의 시간인 것을. 동트기 전과 해질 무렵에 물고기의 먹성이 가장 활발하다는 것쯤은 초보 낚시꾼도 안다.강물 속에 누군가 있다. 물살이 세차지는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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