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훈의 클릭무용] '모다페 2011' 몸의 언어를 넘어선 무용의 아름다움과 재미

[정다훈의 클릭무용] '모다페 2011' 몸의 언어를 넘어선 무용의 아름다움과 재미

발행일 2011-05-19 08:09:28 정다훈 객원기자

18일 시작된 제30회 국제현대무용제 모다페(MODAFE)는 몸의 언어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국내초청작 '쉼의 철학'(이현범&최진주)이 먼저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언뜻 보면, 남녀의 신경전처럼 보인다. 다시 자세히 보면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최진주의 세밀한 발동작, 이현범이 손가락으로 표현한 공간의 침범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목 씨름을 하는 포즈로 상대와 힘겨루기를 한 후 여자가 남자의 몸 위에 누웠다. 이때 남자는 바닥에서 등을 떼고 있는 상태라 상당히 힘겨운 상태다. 입으로도 '힘겹다'고 말하고 있다. 순식간에 자세를 바꾸고 여자의 허점을 파고든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한 결코 쉴 수 없음을 말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여기서 '쉼의 철학'이 도출되기도 한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남자가 여자의 팔을 잡은 채 마치 자신의 얼굴을 문지르듯 상대의 손으로 얼굴을 비비는 장면이다. 이어 자신의 땀을 쓱 닦아낸 후 상대의 얼굴에 뿌렸다. 이현범의 재치가 돋보이는 장면이자 '쉼의 철학'에 담긴 유쾌하고 긍정적인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무대였다.

두번째로 공연된 ‘인스퍼레이션(Inspiration)’은 조명의 움직임으로 그 막을 열었다. 조명이 무대를 분할하더니 객석까지 자리했다. 이때 들리는 음향이 미리 관객들의 뇌리에 파고든다. 그 후 등장한 안무가 유호식은 리듬에 맞춰 손을 털기도 하고, 등을 보인 채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작품 구성에 중요한 모티브가 ‘영감’ 인만큼 즉흥적인 동작이 많다. 조명의 움직임과 함께 들었던 음악을 무용수의 음악과 다시 한번 들었을 때 떠오르는 관객 나름의 영감 역시 이 작품의 긍정적인 효과이다. ‘인스퍼레이션’은 2010년 12월 싱가폴의 국제 안무가전에서 초연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날 공연은 다양한 몸의 언어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앞 두 작품에 이어 마지막 무대에 오른 ‘당신이 머문 자리는…? (이광석)’는 주인공 남녀의 음악과 춤을 달리해 각자의 추억을 회상하는 무대를 선사했다. 이들은 따로 따로 몸짓을 보이기도 하지만 함께 서로의 몸이 엉키기도 했다.

여자 무용수의 다리근육과 발끝에서 탄생하는 회한에 찬 몸짓, 강한 비트에 맞춰 남자 무용수가 추는 골반 춤으로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인생 여행을 그려냈다. '사륜구동, 단칸방, 빈병' 등 음악과 함께 들리는 몇개의 단어에서 연상되는 과거, 무대 앞뒤로 달려오고 혹은 주저하는 현재, 하늘로 퐁퐁 날아오르고 싶어하는 미래가 몸의 언어로 표현됐다. 위의 세 작품은 19일 6시 대학로 소극장에서 한 차례 더 공연된다.

무용팬들은 설레게 하는 5월. '국제현대무용제 MODAFE가 온다.

이번 페스티벌은 29일까지 서울 대학로 한국공연예술센터(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를 비롯해 노을소극장, 마로니에공원 TTL야외무대 총 6개 공연장에서 개최된다.

총 7개국 24개 작품이 참가한 이번 행사의 개막작은 호주 청키 무브(Chunky Move)의 ‘커넥티드(Connected)’(1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뉴미디어와 설치미술, 무용이 만난 작품이다. 무용수들은 특별히 제작한 살아 움직이는 조각상과의 신체적인 연계를 통해 신체와 기계 모두에게 생기를 불어 넣을 예정이다.

이외 해외 초청작 '라스트 맨'(Last Man)(20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은 한국 현대무용가의 딸 장혜주와 일본 부토무용가의 아들인 미츠다케 카사이의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다. 19금 작품도 초청됐다. 네덜란드의 안무가 ‘아이브기 & 그레벤’(Ivgi&Greben)이 선보이는 오브젝트(Object)(21일, 23일 아르코예술극장), 스위스 무용단 알리아스의 '사이드웨이스 레인'(Sideways Rain)(22일 대학로예술극장 ), 미국 안무가 안나 할프린의 작품을 재안무한 '퍼레이즈 앤드 체인지스, 리플레이 인 익스팬션'(Parades & Changes, replay in expansion)(29일, 아르코예술극장) 이 바로 그것. 이스라엘 안무가 버락 마셜의 '루스터'(Rooster)(25일, 아르코예술극장) 역시 빼놓치 않고 챙겨봐야 한다.

26일과 27일 양일간 열리는 국제공동 작품도 눈에 띈다. 한국&프랑스&일본의 다국적 어깨동무 프로젝트 '파 데 콰트르(Pas de Quatre)'(26일 2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는 한국의 무용가 남정호가 그 동안에 만난 다양한 문화를 배경으로 가진 공연 예술가들과 함께 벌리는 열린 즉흥공연이다. 이번 모다페 2011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의 제1탄에는 프랑스 무용가 쟝 로랑 자스포타스, 일본 재즈음악가 사이토 테츠, 한국음악가 원 일이 남정호와 함께 의기투합해 모였다.

국내초청작 류석훈의 '나는 여기 있다'와 홍동표의 'Escape from Ⅱ – (Whereof)'는 23일 월요일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이외 박혜진의 '모델 하우스(Model House)'김윤진의 음악에 대한 태도, 전미라의 '머더 어쓰(Mother Earth)'가 27일 관객을 기다린다.

한편, 한국현대무용협회(회장 한선숙 상명대 교수)가 주최하는 모다페는 국제 무용계의 최신 조류를 소개하고 해외무용의 흐름을 알리기 위해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유명무용단을 초청해 대중성을 갖춘 작품으로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어왔다. 사회적 이슈부터 일상의 보편성에 기반을 둔 주제까지 다양한 화두로 소통해 왔으며, '춤'이라는 브랜드가 다양한 형식으로 존재하고 표현될 수 있음을 보여줘 한국의 대표적인 무용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뷰익 엔비스타, 국내 출시 가능성..쿠페형 SUV

뷰익 엔비스타, 국내 출시 가능성..쿠페형 SUV

뷰익 엔비스타의 국내 출시 가능성이 얘기돼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M 한국사업장 노사는 수출 전략 차종인 뷰익 엔비스타의 국내 출시 논의를 시작했다. 엔비스타는 쿠페형 SUV로 부평공장에서 생산, 전량 북미로 수출되는 모델로 미국내 가격은 2만5195달러(3574만원)부터다. 뷰익 엔비스타는 전륜구동 기반의 쿠페형 크로스오버로 스타일리시한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다. GM의 차세대 플랫폼 VSS-F(Vehicle Strategy Set–Front) 기반으로 설계됐다. VSS-F

뉴스이한승 기자
마세라티 전기 스포츠카 안팔린다, 미국서 7천만원 할인

마세라티 전기 스포츠카 안팔린다, 미국서 7천만원 할인

마세라티 전기차가 미국에서의 수요가 없어 대폭 할인을 시작했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에 따르면 마세라티는 미국 전역에서 5만달러(7087만원, 환율 1417원)에 달하는 할인을 시작했다. 할인 대상에는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와 그란카브리오 폴고레, 그레칼레 폴고레가 포함된다. 마세라티 전기 스포츠카의 미국내 가격은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20만295달러(2억8409만원), 그란카브리오 폴고레 20만9195달러(2억9672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들 전기 스포츠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GM, 리튬망간리치 배터리로 올해의 배터리 혁신상 수상

GM, 리튬망간리치 배터리로 올해의 배터리 혁신상 수상

제너럴 모터스(GM)는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개발한 리튬망간리치(Lithium Manganese Rich, LMR) 배터리 셀 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제15회 배터리쇼 북미 2025(The Battery Show North America 2025)에서 '올해의 배터리 혁신상'을 수상했다. GM은 '트리플 제로(Triple Zero)' 비전, 즉 교통사고·탄소배출·교통체증 제로를 기업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배터리 전략 역시 비용 경쟁력 강화, 성능 고도화, 글로벌 공급망 안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포토] 볼보 ES90(Volvo ES90), 차세대 순수 전기 플래그십

[포토] 볼보 ES90(Volvo ES90), 차세대 순수 전기 플래그십

볼보의 새로운 전기차, 볼보 ES90(Volvo ES90)이 공개됐다. 볼보 ES90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세단으로, 듀얼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오린을 탑재해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구현했다. ES90은 EX90과 함께 SPA2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800V 기술을 통해 효율성과 충전 속도를 높였으며, 최대 700km 주행이 가능하다. 라이다 기반의 강력한 ADAS 시스템과 일반적인 안전 기준을 넘어서는 안전성을 확보했다. 차고 조절식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을 지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토요타, 센추리 브랜드 도입한다..렉서스 상위 포지셔닝

토요타, 센추리 브랜드 도입한다..렉서스 상위 포지셔닝

토요타가 새로운 럭셔리 라인업 센추리(Century)를 도입한다. 재팬 모빌리티쇼를 앞둔 패널 토론에서 아키오 토요타 회장은 센추리 라인업의 브랜드화를 처음 밝혔다. 센추리는 토요타자동차 내에서 모델명을 넘어서, 렉서스 브랜드의 상위 포지셔닝을 겨냥한 새로운 브랜드로 선보인다. 센추리는 토요타의 일본 내수용 후륜구동 플래그십 세단으로, 일본 내에서는 렉서스 LS 보다 한 등급 위의 모델이다. 가격면에서도 센추리는 렉서스 LS 대비 900만엔(84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마세라티, 2026년형 그레칼레 출시..가격 870만원 인하

마세라티, 2026년형 그레칼레 출시..가격 870만원 인하

마세라티가 출력을 높이고, 가격을 내린 2026년형 그레칼레(Grecale)를 출시했다. 2026년형 그레칼레는 가격을 이전 대비 최대 870만원(약 7%) 낮췄다. 트림별 가격은 V6 네튜노 엔진의 트로페오 1억6480만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모데나 1억1860만원, 엔트리 1억1040만원이다. 2026년형 모델부터 국내 새롭게 도입된 그레칼레 엔트리 트림은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모델(300마력) 대비 약 10% 향상된 최고출력 330마력을 발휘한다. 또한 그레칼레 구매시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현대차그룹, APEC 의전차량 지원..각국 정상 G90 탄다

현대차그룹, APEC 의전차량 지원..각국 정상 G90 탄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년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공식 의전차량을 지원한다고 15일 밝혔다. 행사 기간 동안 각국 정상과 배우자 의전을 위한 ▲G90 113대를 비롯해 장관급 인사 의전을 위한 ▲G80 74대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3대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 2대 등 총 192대의 차량을 제공, 성공적인 행사 진행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 회원 정상과 정부 대표단, 경제계 주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볼보코리아, XC40 2026년식 출시..5190만원부터

볼보코리아, XC40 2026년식 출시..5190만원부터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다크 외관 테마가 추가된 2026년식 XC40을 공식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최상위 울트라 트림에서는 다크와 브라이트 테마가 제공된다. 가격은 B4 AWD 플러스 브라이트 5190만원, B4 AWD 울트라 브라이트 5490만원, B4 AWD 울트라 다크 5520만원이다. XC40은 지난 2017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이후, 경쟁 모델이 즐비한 유럽 시장에서 2020년부터 4년 연속 프리미엄 컴팩트 SUV 판매 1위에 오른 바 있는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2025년 1월부터 9월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벤츠, 비전 아이코닉 공개..하이엔드 럭셔리 쿠페

벤츠, 비전 아이코닉 공개..하이엔드 럭셔리 쿠페

메르세데스-벤츠가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 비전 아이코닉(Vision Iconic) 콘셉트를 공개했다. 신형 GLC 전기차를 통해 선보인 조명이 들어간 거대한 전면부 그릴을 앞으로 폭 넓게 적용하겠다는 의지로도 보여지는 이번 콘셉트카는 과거 벤츠 브랜드의 라디에이터 그릴에 대한 재해석이다. 비전 아이코닉의 세로로 길어진 전면부 그릴은 크롬 프레임, 스모크 유리 패턴, 윤곽 조명을 사용해 GLC 전기차의 그릴 대비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그릴 형상은 1938년

신차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