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볼트EV 2022년형을 시승했다. 2022년형 볼트EV는 부분변경 모델로 내외관 디자인을 개선하고 최신 ADAS 시스템을 더하고도 가격은 684만원 인하해 상품성을 높였다. 특히 전기차 고유의 가감속시 이질감을 현저히 줄여 일상주행에서의 만족감이 크게 향상됐다.

2021년과 2022년은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다양한 전기차가 국내에 출시됐다. 전기차 구입시 제공되는 보조금이 크게 줄었음에도 판매량은 크게 늘어난 것도 새로운 변화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일단 계약하고 기다리는 분위기도 있다.

볼트EV는 국내에 장거리 전기차 시대를 연 주인공이다. 당시 볼트EV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83km로 200km 남짓한 경쟁차는 물론, 테슬라 모델S 90D의 378km를 일부 앞서는 수치다. 특히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알루미늄 차체가 주목을 받았다.

쉐보레는 부분변경 모델인 볼트EV 2022년형을 출시하며 출고 가격을 684만원 인하했다. 여기에는 운전석 전동시트와 스마트폰 무선충전, C타입 충전포트는 물론 LED 시퀀셜 방향지시등, 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가 추가됐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옵션도 더해졌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의 가격이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사양을 더하고 가격을 낮추는 이같은 변화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언제나 반갑다. 특히 전기차 판매량은 급증하고 있는데, 오히려 전기차 가격은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진정한 대중적인 전기차는 이제 볼트EV만 남았다.

2022년형 볼트EV의 가격은 4130만원으로, 서울시 거주자가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 900만원을 수령할 경우 3230만원에 구입 가능하다. 서울시의 지자체 보조금(200만원)이 가장 적은데, 최대 보조금 지역에서 구입시 2325만원으로 당장 주소지를 옮기고 싶은 마음이다. 

볼트EV 2022의 외관은 부분변경이지만 실루엣을 제외하면 기존과 동일한 부분을 찾기 어렵다. 기존 볼트EV의 귀엽고 여성스러운 디자인은 이제 미래지향적이고 강인한 분위기를 풍긴다. 날렵한 전면부와 블랙컬러 디테일을 통해 블랙 외장컬러 적용시 매력이 배가된다.

후면부는 미등과 브레이크등이 따로 위치하는데, 상단 리어램프는 미등, 범퍼에 위치한 LED가 브레이크 등과 방향지시등을 겸한다. 측면부에서는 도어 핸들과 도어 하단의 크롬 디테일을 삭제하고, 미국내 차량 고유의 특징인 측면 미등이 국내 모델에도 적용됐다.

실내에서도 변화의 폭이 크다. 여객기 실내 내장재가 연상되던 소재를 스티칭이 포함된 우레탄 소재로 바꾸고 수평형 레이아웃을 적용해 고급감을 높였다. 버튼식으로 변경된 기어 조작부는 누르는 방식의 P와 N 버튼과 당기는 방식의 D와 R 버튼으로 오작동을 방지한다.

볼트EV 2022의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kgm를 발휘한다. 66kWh 배터리팩을 통해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 414km(도심 455, 고속 363)이다. 국내 인증 전비는 복합 5.4km/kWh(도심 6.0, 고속 4.8)이다. 50kW 급속 충전시 80%까지 약 1시간 소요된다.

볼트EV의 차체는 전장 4140mm, 전폭 1765mm, 전고 1595mm, 휠베이스 2600mm의 차체를 갖는다. 내연기관차로는 현대차 코나 등 소형 SUV와 유사한 크기다. 전면 유리가 앞쪽으로 당겨진 캡포워드 디자인과 살짝 높은 시트포지션을 통해 전방과 측면 시야가 아주 좋다.

주행시에는 기본 D모드 외에 스포츠모드와 원페달 주행을 선택할 수 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주행모드에서 발진시 감각이 상당히 달라졌는데, 과거 가속 초반부터 강력한 토크를 보여주던 과격함과 달리 2022년형은 가속페달을 밟는 양에 따라 부드럽게 가속한다.

특히 원페달 주행의 완성도가 크게 향상됐는데, 강한 발진과 더 강한 회생제동을 보이던 과거의 모습과 달리 매끄러운 가속과 점진적인 감속으로 바뀐 설정을 통해, 200마력대 내연기관차 스포츠모드 수준의 가감속을 보여준다. 원페달 모드의 완성도는 업계 최고다.

쉐보레는 볼트EV 2022의 서스펜션 셋업을 일부 변경했다. 변화의 방향은 컴포트함으로 일상주행에서 단단함은 부드러움으로 성격이 달라졌다. 소형 SUV 수준의 작은 차체에서는 부드러운 설정에서도 한계가 있는데, 전기차는 차체가 무거워 부드러운 승차감이 가능하다.

최근 출시된 전기차들이 승차감이 좋다고 평가되는 가장 큰 부분이 바로 배터리팩으로 인한 무거운 차체무게 때문이다. 코너링에서의 움직임은 한계 속도 이내에서는 낮은 무게중심으로 인해 안정적이다. 초기 모델 대비 차체와 타이어 그립의 밸런스도 좋은 수준이다.

고속주행에서는 쉐보레 특유의 안정감이 앞선다. 차체 대비 휠베이스가 길고 차체 바닥에 위치한 무거운 배터리팩으로 인해 여느 내연기관차와는 다른 감각으로 다가온다. 특히 소형차급에서 취약한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배터리팩으로 인해 대부분 차단된다.

가감속시 가속감은 전기차 특성으로 경쾌하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은 7초 이내로 주파한다. 일반적으로 힘이 좋다고 표현되는 디젤 SUV의 가속이 9초 전후다. 고속주행에서의 재가속 역시 꽤나 경쾌해 최고 제한속도인 154km/h 부근까지 꾸준히 가속한다.

새롭게 적용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3단계로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정지와 재출발까지 지원하는 사양으로, 정체시나 구간단속시 운전 피로도를 낮춰준다. 차선이탈 경고와 이탈방지 보조는 지원하지만 차선유지보조 기능은 빠져 아쉽지만 가격이 그만큼 저렴하다.

무선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해 스마트폰 내비를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스피커를 통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듀얼 커넥션 블루투스까지 지원해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의 스마트폰을 함께 연결할 수 있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활용도가 꽤나 좋다.

쉐보레는 국내에서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볼트EV와 볼트EUV는 엔트리 모델로 전기차 대중화를 책임진다. 올해 2분기부터 출고가 시작될 볼트EV, 그리고 2열 공간을 확대한 볼트EUV는 실구매가 3천만원대에서 입문형 전기차로 매력적인 모델이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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