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회장이 2004년부터 타고 다니던 마이바흐 차량을 최근 오픈카로 교체한 사실이 공개됐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17일,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IOC 위원들을 맞이하는 자리에 기존 '마이바흐 62' 차량 대신 마이바흐 오픈카를 타고 나타났다.
이날 이건희 회장이 타고 온 차는 '마이바흐 62 랜덜렛(landaulet)' 모델로 뒷좌석 천장을 전동으로 여닫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차다. 일반 '마이바흐 62S'와 모양이 비슷하기 때문에 언뜻 봐서 구별이 어렵지만, 자세히 보면 뒷좌석 천장이 헝겊 재질이어서 구별된다.
일반적인 컨버터블 차량은 대부분 앞좌석 위주로 만들어져 있는 반면, '마이바흐 62 랜덜렛'은 앞좌석의 천장은 열리지 않고 오로지 뒷좌석 천장만 오픈되는 독특한 구조다. 뒷좌석 승객이 천장을 열고 햇빛과 바람을 즐기는 동안 앞좌석 운전수는 운전에만 전념하도록 설계된 초호화 차량이다.
평상시 본인 모습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대기업 총수가 이같은 컨버터블 차량을 타고 다니는 것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이 회장이 지난 2003년도부터 스키를 배우는 등 호방한 성격을 가진 점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새벽마다 슈퍼카 드라이빙을 즐기는 등 각별한 차사랑을 보여온 점을 감안하면 그리 놀라울 것도 없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차는 메르세데스-벤츠 AMG의 12기통 바이터보 엔진을 장착해 612마력을 낸다. 초호화차 답게 앞좌석과 뒷좌석은 창을 통해 완전히 차단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고, 실내는 피아노 블랙 트림에 금가루를 통해 꾸밈을 준 것이 특징이다.

일반 마이바흐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총 2110대 이상이 판매됐지만, '마이바흐 62 랜덜렛'은 2008년 처음 양산을 시작해 비공개로 소량 판매돼 왔다. 마이바흐 차량은 주문 후 인수까지 1년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건희 회장이 이 차량을 인수한 것은 2009~2010년이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마이바흐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전용공장에서 장인의 수작업을 통해 일일히 만들어지며 차량 내외부의 100여가지 옵션을 주문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차의 가격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다만 '마이바흐 62S'는 가격이 8억원 정도고 이건희 회장이 타는 '마이바흐 62 랜덜렛'은 기본 가격이 더 비싼데다 옵션을 더해 가격이 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자동차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김한용 기자 whynot@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