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포드 퓨전…유럽과 미국의 매서운 조합

[시승기] 포드 퓨전…유럽과 미국의 매서운 조합

발행일 2013-04-16 11:26:54 김상영 기자

최근 출시된 포드 차량을 타보면 '원-포드' 전략의 매서움을 느낄 수 있다. 유럽차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과 탄탄한 주행성능, 미국차의 시원스러움과 실용주의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포커스나 이스케이프도 그렇지만 포드의 대표적인 중형세단 퓨전도 마찬가지다.

포드 신형 퓨전은 그간 소비자들이 생각하던 미국차와는 다르다. 투박하기만 했던 기존 미국차의 흔적은 싹 지웠다. 유럽차와 미국차의 장점을 합쳐 더욱 완성도를 높였고 뛰어난 가격 경쟁력까지 겸비했다. 요즘은 쟁쟁한 자동차들이 많지만 퓨전은 결코 묻혀버려선 안될 차다.

▲ 포드 퓨전

시승한 모델은 2.0리터 가솔린 에코부스트 엔진이 장착됐으며 가격은 3765만원이다.

◆ 한층 강렬해진 디자인…마니아들도 반할 듯

신형 퓨전을 보고 혹자는 영국 스포츠카 ‘애스톤 마틴’을 빼닮았다고 말한다. 물론 애스톤마틴이 한동안 포드 산하에 있었고, 애스톤마틴 디자이너 이안-칼럼의 동생 모레이-칼럼이 이 차를 디자인했다는 점은 참고할 만 하다.

▲ 이전 세대 모델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강렬함이 부각됐다.

퓨전이 만약 크라이슬러나 GM 등의 경쟁차종과 비슷했다면 비난을 받았겠지만 호화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애스톤 마틴을 떠올리게 하니 오히려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전 세대 모델이 비교적 우수한 성능과 실용성에도 불구하고 난해한 디자인 때문에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던 반면, 2012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혜성 같이 나타난 신형 퓨전은 디자인 덕을 톡톡히 볼 듯 하다.

▲ 최근 포드 차량의 디자인은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투박했던 디자인은 매끈해졌다. 강렬한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해진 헤드램프에서는 역동적인 모습도 크게 부각됐다. 또 헤드램프에서부터 테일램프까지 단번에 이어진 선에서는 독일차에서나 느껴볼 법한 세련됨과 스포티함을 느낄 수 있다. LED 테일램프나 듀얼 머플러로 멋을 내기도 했다.

▲ 이전 세대 모델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다소 과장이 심했다.

크기는 동급의 중형차 중에서 가장 큰 편이다. 또 휠베이스는 2850mm에 달한다. 그랜저, 알페온 등보다도 길어 넓은 실내 공간까지 확보했다.

◆ 미국차의 투박함 사라지고 독일차같은 꼼꼼함 느껴져

넓은 실내 공간은 큰 장점이다. 휠베이스는 2850mm에 달하는데 동급차종을 훨씬 웃돈다. 최근 제조사들은 시트 구조를 변경해 휠베이스를 늘리지 않고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데 주력하는데 반해 신형 퓨전은 휠베이스를 123mm나 늘림으로 해서 승객의 착석 자세와 공간을 함께 넓혔다. 차체도 길어져 더 넓은 트렁크 공간까지 확보했다.

▲ 대형차 수준의 실내 공간을 갖췄다. 제원상 휠베이스도 크게 늘었고 트렁크 공간도 넓어졌다.

넓어진 실내는 꼼꼼하게 꾸며졌다. '미국차'가 주던 엉성하다는 느낌은 찾기 어렵다. 또 실내 디자인도 대대적으로 변경돼 한층 젊은 인상을 준다.

▲ 투박했던 실내 디자인도 많이 개선됐다. 보수적인 색채가 지워진 점도 좋다.

계기반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합이다. 속도계 양 옆으로 차량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표시하는 디지털 정보창이 위치했다. 조작이 어렵지 않고 시인성도 뛰어나다. 그래픽의 섬세함도 꽤 수준급이다.

▲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조화를 이룬 계기반. 의외로 이질감이 적다.

센터페시아는 터치방식이 적용돼 디자인이 깔끔하게 정돈됐다. 하지만 터치 버튼은 직관성이나 작동편의성이 조금 아쉽다. 대신 스티어링휠에 핵심적인 기능 버튼이 집중된 점은 장점이다. 편안함을 중시하는 패밀리카지만 스포티한 주행을 돕는 패들시프트까지 마련됐다.

◆ 기본기 탄탄한 주행성능…진정한 ‘퓨전’

시승한 신형 퓨전에는 포드의 주력 엔진인 2.0 에코부스트가 장착됐다. 에코부스트는 포드가 세계적인 엔진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춰 내놓은 엔진브랜드로 엔진배기량을 낮추면서도 출력은 유지했다.

신형 퓨전은 국산 준대형 세단의 크기지만 1.6리터와 2.0리터 가솔린 엔진이 적용된다. 직렬 4기통 2.0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은 최고출력 234마력, 최대토크 37.3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전 세대에 장착되던 3.0리터 V6 엔진에 비해 최고출력은 다소 줄었지만 최대토크는 약 7.0kg·m 증가했다.

▲ 탄탄한 주행성능은 동급 패밀리세단 중에서 상위급에 속한다.

최대토크가 높아짐에 따라 한층 경쾌해졌다. 즉각적인 반응도 장점이다. 저속과 고속, 전구간에서 꾸준하게 반응한다. 기어노브를 S모드로 옮긴 후 패들시프트를 이용하면 스포티한 주행도 가능하다. 고속안전성도 개선됐다. 속도가 높아짐에 따라 노면에 착 달라붙는다.

▲ 엔진의 반응은 꾸준하고 고속 영역까지도 쉽게 속도를 올릴 수 있다.

탄탄한 하체와 숙성된 서스펜션 덕에 코너링도 깔끔하다. 전륜구동에 엔진 성능도 높아 우려했지만, 언더스티어가 비교적 잘 억제된 점이 인상적이다. 대형 전륜구동이니 어쩔 수 없이 회전반경이 큰 것이 다소 아쉽지만 와인딩을 즐겁게 타고 즐기기엔 그리 부족함이 없다. 동급 패밀리세단 중에서 이 정도로 탄탄한 주행성능을 보이는 차는 폭스바겐 파사트 정도다.

에코부스트 엔진은 포드의 기술력이 집약된 것으로 배기량에 비해 뛰어난 출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아직 연비 부문은 발전 단계인듯 하다. 연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라면 올 여름 출시 예정인 신형 퓨전 하이브리드를 기다리는 것도 좋겠다. 무려 리터당 18.9km의 연비를 갖춘 모델이다.

▲ 초강성 보론 등의 고강도 강철이 사용돼 차체 강성이 10% 향상돼 코너링과 승차감이 개선됐다.

포드 신형 퓨전은 그간 미국차가 소비자들에게 줬던 안좋은 이미지를 단번에 떨쳐버리기 충분하다. 유럽과 미국의 특징이 골고루 섞여 야무지고 옹골지다. 이제야 자신의 이름에 어울리는 차로 다시 태어난 듯하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맥라렌 아투라 스파이더 국내 첫 선, 한국 전용 한정판도 공개

맥라렌 아투라 스파이더 국내 첫 선, 한국 전용 한정판도 공개

맥라렌은 4일 아투라 스파이더와 한국 시장 전용 MSO 컬렉션 이그니션 스피어 국내 공개와 함께 공식 리테일 파트너 브리타니아오토와 맥라렌 서울의 새로운 시작을 공식 발표했다. 맥라렌 서울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오너십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7월 4일 진행된 리론칭 이벤트는 맥라렌이 한국 시장에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음을 알리는 특별한 순간으로 완성됐다. 또한 ‘아투라 스파이더(Artura Spider)’의 한국 공식 첫 공개와 함께 한국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 폴스타 7의 유럽 생산지로 슬로바키아 코시체 공장 확정

폴스타, 폴스타 7의 유럽 생산지로 슬로바키아 코시체 공장 확정

폴스타가 생산 기반을 유럽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생산 다변화 전략의 다음 단계를 밟고 있다. 폴스타는 프리미엄 콤팩트 SUV 폴스타 7(Polestar 7)의 2028년 출시를 앞두고, 슬로바키아 코시체에서 해당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볼보자동차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폴스타 7은 폴스타가 최근 발표한 전략에 따라, 지리홀딩스 그룹 내 아키텍쳐와 볼보자동차의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그룹 차원의 부품 공유는 물론 차세대 배터리 밀도 및 성능을 갖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토요타코리아, ‘동탄 시승 센터’ 신규 오픈으로 고객 체험 강화

토요타코리아, ‘동탄 시승 센터’ 신규 오픈으로 고객 체험 강화

토요타코리아는 오는 7월 5일 경기도 오산시에 ‘토요타 동탄 시승 센터’를 새롭게 오픈한다. ‘토요타 동탄 시승 센터’는 다양한 토요타 차종의 자유로운 시승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토요타만의 주행 감성과 성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이번 시승 센터는 2024년 3월 문을 연 토요타 동탄 서비스센터에 시승 프로그램을 더한 복합 거점으로, 경부고속도로 오산IC 인근에 위치해 오산·화성·평택 등 경기 남부 지역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폭스바겐그룹,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 그룹으로 선정

폭스바겐그룹,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 그룹으로 선정

폭스바겐그룹이 자동차관리센터(Center of Automotive Management, CAM)가 수여하는 2025 자동차 혁신 어워드(2025 AutomotiveINNOVATIONS Award)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 그룹으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 승용차 브랜드는 가장 혁신적인 대중 브랜드로, 아우디는 가장 혁신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선정됐다. CAM은 2011년부터 매년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 제조사의 기술력과 혁신 역량을 평가하고 있다. 올해는 전 세계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 공개, 올블랙으로 고급감 '업'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 공개, 올블랙으로 고급감 '업'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을 3일 공개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은 올블랙 테마를 바탕으로 외관의 모든 디테일이 글로스 블랙 컬러로 마감되는 등 스포티함과 고급감이 업그레이드 됐다. 오는 10일 실차가 공개되며, 하반기 판매가 시작된다. 랜드로버는 오는 7월 10일부터 영국에서 개최되는 2025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 실차를 공개할 계획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의 영국과 미국 등 글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BMW 신형 1시리즈·2시리즈 그란쿠페 출시, 가격은 4840만원

BMW 신형 1시리즈·2시리즈 그란쿠페 출시, 가격은 4840만원

BMW코리아는 신형 1시리즈·2시리즈 그란쿠페를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신형 1시리즈·2시리즈 그란쿠페는 풀체인지로 새로운 파워트레인과 최신 ADAS 시스템, 티맵 기반 한국형 BMW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사양을 탑재했다. 가격은 4840만원부터다. 신형 1시리즈·2시리즈 그란쿠페 가격은 트림에 따라 뉴 120 4840~5280만원, 뉴 M135 xDrive 6180만원, 뉴 220 4990~5350만원, 뉴 228 xDrive 5700만원, 뉴 M235 xDrive 6240만원이다. 정규 사양에 옵션이 추가된 퍼스트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기아 EV6 2026년형 조용히 출시, 가격 4660~6000만원

기아 EV6 2026년형 조용히 출시, 가격 4660~6000만원

기아가 3일 2026년형 EV6를 출시했다. 2026년형 EV6는 트림에 따라 스티어링 휠 진동 경고와 전/측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2 등이 기본 사양으로 추가됐으며, 선택 옵션 구성 일부가 변경됐다. 가격은 4660~6000만원으로 책정됐다. 2026년형 EV6 세부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및 세제혜택 후 기준 스탠다드 라이트 4660만원, 에어 5140만원, 어스 5540만원, 롱레인지 라이트 5060만원, 에어 5540만원, 어스 5940만원, GT 라인 6000만원이다. 스탠다드는 동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푸조 신형 3008 하이브리드 실차, 예술적 디자인과 기술력

푸조 신형 3008 하이브리드 실차, 예술적 디자인과 기술력

푸조 브랜드는 3일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공개했다. 국내 판매는 7월 11일부터 시작되며, 가격은 알뤼르 4490만원(개소세 3.5%, 4425만1000원), GT 4990만원(4916만3000원)으로 8년전 가격과 동일하다. 안심 가격 보장 제도를 통해 모든 전시장에서 동일한 가격에 판매된다.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인 신형 3008은 도심형 C-SUV로 스텔란티스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STLA 미디엄이 최초로 적용됐다. 해당 플랫폼은 디자인, 공간, 파워트레인, 기술 전반에 푸조의

차vs차 비교해보니이한승 기자
푸조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출시, 가격은 4490만원부터

푸조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출시, 가격은 4490만원부터

푸조 브랜드는 3일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공개했다. 국내 판매는 7월 11일부터 시작되며, 가격은 알뤼르 4490만원(개소세 3.5%, 4425만1000원), GT 4990만원(4916만3000원)으로 8년전 가격과 동일하다. 안심 가격 보장 제도를 통해 모든 전시장에서 동일한 가격에 판매된다. 신형 푸조 3008의 외관은 패스트백 실루엣과 루프라인이 특징이다. 푸조의 새로운 엠블럼을 중심으로, 바디 컬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그라데이션 그릴, 그리고 사자 발톱 형상의

신차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