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혼다 신형 어코드…“노장은 죽지 않는다”

[시승기] 혼다 신형 어코드…“노장은 죽지 않는다”

발행일 2012-12-20 10:39:44 김상영 기자

혼다 어코드가 어느덧 9세대로 접어들었다. 막연히 '9세대'라면 잘 와닿지 않을테니 부연하자면, 어코드 1세대는 1976년에 만들어졌고 무려 37년이란 장구한 역사를 지닌 차다. 

미국 시장에서 최초로 생산·판매됐던 일본차일 뿐 아니라, 차가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아 베스트셀링카의 자리를 부여잡은 차기도 하다. 80~90년대 어코드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1~2년도 아니고, 무려 15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가 됐을 정도다. 한국 시장에서도 어코드의 인기는 드높았다. 지난 2008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한국 시장에선 주변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갑자기 독일차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일본차들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 혼다 신형 어코드

주변 분위기는 어느정도 제외하고 보면 이번 9세대 모델도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완성도와 상품성을 지닌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편안하고 무난한 중형차가 아니라, 안정적이고 우수한 주행성능을 발휘하는게 강점이다. 미국 시장에서의 수십년 쌓아온 인기로 미뤄 볼 때 높은 내구성도 짐작할 수 있겠다.

◆ 우아하고 단정한 모습, 제네시스와 닮기도

외관 디자인은 이전 세대 모델의 잔상이 조금 남아있지만 세세하게 살펴보면 큰 폭으로 변했다. 이전 세대 모델은 지나치게 선이 많고 불필요하게 강조된 부분이 있었다. 이를테면 앞범퍼는 스포티함이 과도해 이질감이 느껴지고 테일램프는 필요 이상으로 도드라졌다.

▲ 이전 모델에 비해 한층 단정해졌다

이에 비해 신형 어코드는 굉장히 단정해졌고 중후한 느낌마저 든다. 단순함을 강조해 쉽게 질리지 않는 디자인을 택했다. 한층 부드러워졌지만 곳곳에 매력 포인트도 심어뒀다.

▲ 얌전한 모습이지만 밋밋하지 않게 포인트도 살렸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에 크롬 장식을 채워 넣어 자칫 단순해보일수 있는 앞모습을 다채롭게 꾸몄다. LED 주간주행등도 더해져 심심하지 않게 디자인됐다. 옆모습은 평범해 보이지만 쭉 뻗은 두 개의 선으로 입체감을 살렸다.

▲ 현대차 제네시스와 비슷한 뒷모습을 가졌단 지적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어코드의 뒷모습은 국내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에게 논란의 대상이 됐다. 현대차 제네시스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아서다. 실제로도 꽤 비슷하다. 테일램프 모양이나 색상 배열이 구형 제네시스와 혼동을 줄 정도로 닮았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이 차보다 한단계 비싼 차이므로 비슷한게 오히려 장점이라는 일부 주장도 있었다.

◆ 더욱 세련된 실내, 2개의 모니터로 편의성 높여

실내 디자인은 편의성이 강조된 한편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세련돼졌다. 이전 세대 모델이 지나치게 미국 취향에 맞게 설계됐다면 신형 어코드는 미국에서 생산되지만 세계적인 추세를 잘 따르고 있다.

▲ 편의성이 높아진 실내 디자인

실내에 들어서면 아이나비가 적용된 8인치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과 터치스크린 오디오시스템 등 두 개의 모니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각각의 모니터가 서로의 역할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으니 편의성은 매우 높다. 또 내비게이션, 오디오시스템, 공조장치 등이 명확하게 분리돼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 여느 일본차와 마찬가지로 마감은 꼼꼼하다

생각보다 실내 마감이 꼼꼼하고 스티어링휠이나 시트의 가죽 소재도 질감이 좋다. 또 눈으로 보기에도 실내 디자인이 빈틈없이 잘 짜여있어 허술해 보이지 않는다.

▲ 뒷좌석 공간도 여유롭고 열선 시트도 제공된다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70mm, 25mm 줄었지만 실내 공간은 오히려 넓어졌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시트 각도, 배치 등을 새롭게 해 더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체감상으로는 이전 모델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다.

◆ 기본기 튼튼, “부드럽고 여유롭다”

시승한 차는 3.5리터 V6 SOHC i-VTEC 엔진이 장착된 어코드 3.5 EX-L이다. 최고출력은 282마력, 최대토크는 34.8kg·m다. 새로운 6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2.4리터 모델은 CVT변속기가 장착된다.

▲ 3.5리터 V6 SOHC i-VTEC 엔진

높은 배기량의 엔진이 장착된 모델답게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엔진 배기량에 비해 차체가 가볍기 때문에 경쾌함이 느껴지고 속도도 쉽게 올라간다. 그렇지만 스포티한 성격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부드러움이 강조됐다. 변속기도 스포티함보다는 부드럽고 느긋하다. 수동 변속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 차의 성격을 말해준다. 하지만 똑똑하게 엔진회전수를 조절하면서 스스로 엔진브레이크를 걸기도 한다.

제동성능은 부족함이 없지만 국산차와는 반응성이 다르다. 초기 응답성이 뛰어나진 않지만 페달을 반쯤 밟고 나서부터 끈질기게 몰아세운다. 서스펜션은 부드럽다. 무르진 않다. 적당히 차체를 받쳐주고 충격도 상쇄시킨다. 상당히 세련됐다. 덕분에 코너링에서도 불필요한 거동이 없다. 국산 중형차보다 가장 나은 점 중 하나다.

▲ 스포티함보다는 부드럽고 여유로움이 강조됐다

오른쪽 아웃사이드미러에 장착된 후방 카메라를 통해 사각지대를 최소화시키는 레인와치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우측 깜빡이를 작동시키면 이와 동시에 내비게이션 모니터에 우측 후방 카메라 영상이 뜬다. 사각지대를 줄여줄 수 있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지만 없어도 그만인 기능이다.

▲ 우측 아웃사이드미러에 장착된 카메라가 후측방 영상을 모니터로 전송한다

◆ 가격 책정 아쉬워…“동급에서 가장 비싸”

최근 국내 시장에서 일본차 업체는 신형 모델을 출시해도 가격을 동결하거나 오히려 낮춰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격대비성능이 우수하다는 것이 최근 일본차들이 다시 인기를 되찾아가는 이유다. 그런데 어코드는 가격대비 성능이 그리 우수해보이지 않는다.

우선, 시승한 어코드 3.5 EX-L은 라인업중 최고사양으로, 판매가격은 4190만원에 달한다. 닛산 알티마의 3.5리터 모델보다는 약 400만원가량 비싸고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과도 비슷한 가격이다. 한두단계 윗급차인 현대 제네시스 3.3(4312만원~)와도 가격차이가 120만원에 불과하다.

주력 트림인 2.4 EX-L 모델도 3490만원으로, 도요타 캠리 2.5나 닛산 알티마 2.4(3350만원) 등 경쟁차종들에 비해 140만원 이상 비싸다. 

차의 성능과 상품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약간 과도한 가격정책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노장은 죽지 않겠지만, 다만 사라질까 우려된다.

단점

- 동급 최고 가격 - 가격에 비해 평범한 실내 - 지나치게 가벼운 핸들

장점

- 편안한 공간 - 부드러우면서도 탁월한 서스펜션 - 이전에 비해 정숙한 실내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기아 모닝 2025년형 깜짝 출시, 가격은 1395~1870만원

기아 모닝 2025년형 깜짝 출시, 가격은 1395~1870만원

기아는 2025년형 모닝을 15일 출시했다. 2025년형 모닝은 연식변경으로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등 최신 ADAS 시스템이 기본 탑재됐으며, 프레스티지 트림부터는 풀오토 에어컨이 추가됐다. 가격은 1395~1870만원이다. 2025년형 모닝 세부 가격은 1.0 가솔린 트렌디 1395만원, 프레스티지 1575만원, 시그니처 1775만원, GT-라인 1870만원이다. 2025년형 모닝 가격은 기존 2024년형과 비교해 트렌디 70만원, 프레스티지 75만원, 시그니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DS4 부분변경 공개, 프랑스식 럭셔리 해치백

DS4 부분변경 공개, 프랑스식 럭셔리 해치백

DS는 DS N°4를 14일(현지시간) 공개했다. DS N°4는 기존 DS4의 부분변경으로 외관과 실내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다양한 고급 사양이 추가됐다. DS N°4는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도 개선됐다. DS N°4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로 운영된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DS는 최근 차명 체계를 DS N°(Number)로 변경했다. DS N°4는 기존 DS4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DS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판매가 중단된 상태인데,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완전히 철수하는 것은 아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토요타 C-HR 공개, 300마력대 소형 전기 SUV

토요타 C-HR 공개, 300마력대 소형 전기 SUV

토요타는 C-HR을 14일(현지시간) 미국에 공개했다. C-HR은 e-TNGA 2.0 플랫폼 기반 소형 전기 SUV로 77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완충시 EPA 기준 467km를 주행할 수 있다. 또한 듀얼 모터 단일 사양으로 총 출력 343마력을 발휘한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C-HR은 소형 전기 SUV다. C-HR 북미형은 유럽형과 다르게 전기차 단일 라인업으로 운영되는데, 2026년 미국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C-HR은 e-TNGA 2.0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휠베이스는 2750m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드 신형 익스페디션 국내 출시 임박, 에스컬레이드 정조준

포드 신형 익스페디션 국내 출시 임박, 에스컬레이드 정조준

포드 신형 익스페디션의 국내 투입이 임박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포드코리아는 최근 신형 익스페디션 인증을 완료, 본격적인 출시 준비에 돌입했다. 신형 익스페디션은 풀체인지 모델로 세련된 외관과 디지털화된 실내 등이 특징이다. 3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익스페디션은 포드 풀사이즈 SUV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쉐보레 타호 등이 대표적인 경쟁 모델이다. 신형 익스페디션은 5세대 풀체인지다. 신형 익스페디션은 국내에 최상위 트림인 플래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토요타 bZ 공개, 505km 주행..라브4급 전기차

토요타 bZ 공개, 505km 주행..라브4급 전기차

토요타는 bZ를 1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공개했다. bZ는 토요타가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 bZ4x의 북미 버전이다. 다만 bZ는 bZ4x와 외관 디자인, 사양 등에서 일부 차이가 있으며, 1회 완충시 EPA 기준 최대 505km를 주행할 수 있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bZ는 토요타가 유럽 등 일부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bZ4x의 북미 버전이다. bZ는 단순한 리브랜딩이 아니라 스타일과 옵션, 성능 등에서 bZ4x 대비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bZ는 e-TNGA 플랫폼을 기반으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아우디 e-트론 GT 기본형 공개, 타이칸보다 비싸다고?

아우디 e-트론 GT 기본형 공개, 타이칸보다 비싸다고?

아우디는 e-트론 GT 기본형을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e-트론 GT 기본형은 듀얼 모터를 탑재해 총 출력 503마력을 발휘하며, 105kWh 배터리로 1회 완충시 WLTP 기준 622km를 주행할 수 있다. 초급속 충전, 스포츠 시트 등이 기본 사양이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e-트론 GT 기본형은 S e-트론 GT, RS e-트론 GT, RS e-트론 GT 퍼포먼스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e-트론 GT의 엔트리 트림이다. e-트론 GT 기본형 유럽 가격은 10만8900유로(약 1억7200만원)로 S보다 대폭 저렴해졌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롤스로이스 블랙 배지 스펙터 국내 첫 선, 가격은 7억1900만원

롤스로이스 블랙 배지 스펙터 국내 첫 선, 가격은 7억1900만원

롤스로이스는 13일 블랙 배지 스펙터를 국내에서 공개했다. 블랙 배지 스펙터는 롤스로이스의 2도어 전기차 스펙터의 고성능 버전으로 듀얼 모터를 탑재해 총 출력 659마력을 발휘하며, 대담한 외관과 선명한 인테리어 요소가 특징이다. 가격은 7억1900만원부터다. 블랙 배지 스펙터는 브랜드 첫 전기차 스펙터의 고성능 모델이다. 블랙 배지 스펙터 가격은 7억1900만원부터다. 블랙 배지 스펙터는 오는 3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국내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로터스 에미라 60대 한정판 공개, 비대칭 레이스카 스타일

로터스 에미라 60대 한정판 공개, 비대칭 레이스카 스타일

로터스는 에미라 클라크 에디션을 13일 공개했다. 에미라 클라크 에디션는 전설적인 레이싱 드라이버 짐 클라크를 기리기 위한 스페셜 모델로 짐 클라크가 몰았던 로터스 레이스카의 디자인 요소가 적용됐다. 에미라 클라크 에디션은 60대 한정으로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에미라 클라크 에디션은 전설적인 레이싱 드라이버 짐 클라크를 기리기 위해 짐 클라크 트러스트와 협업한 특별 모델이다. 짐 클라크는 1959년 로터스 엘리트로 르망 24시 레이스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5 2025년형 출시, 가격은 4740~6025만원

현대차 아이오닉5 2025년형 출시, 가격은 4740~6025만원

현대차는 2025년형 아이오닉5와 코나 일렉트릭을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2025년형 아이오닉5와 코나 일렉트릭은 고객 선호도가 높은 편의 및 안전 사양을 트림에 따라 기본 적용하고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 상품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4152만원부터다. 2025년형 아이오닉5는 N 라인이 익스클루시브까지 확대됐다. 가격은 스탠다드 E-벨류+ 4740만원, 익스클루시브 5030만원, 롱레인지 E-라이트 5064만원, 익스클루시브 5450만원, N 라인 익스클루시브 5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