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폭스바겐 파사트…독일 장인정신+미국 실용주의

[시승기] 폭스바겐 파사트…독일 장인정신+미국 실용주의

발행일 2012-08-16 09:57:47 김상영 기자

폭스바겐 파사트(Passat)는 지난 1973년 첫 출시 이후 전세계적으로 1500만대 이상 판매된 폭스바겐의 중형 베스트셀러다. 새로운 모델을 발표할 때마다 꾸준한 인기를 얻어, 평균을 내보면 세계 시장에서 1시간에 40대 넘게 팔리는 차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파사트는 7세대 미국형 모델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편의사양은 미국 시장에 맞게 제외됐지만 주행성능은 여전히 독일 스타일을 간직하고 있다. 

▲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부드러운 디젤 엔진, 똑똑한 변속기, 광활한 뒷좌석 및 트렁크 공간을 겸비한 4천만원대 독일 중형차 폭스바겐 신형 파사트를 시승했다.

◆ 간결하고 질리지 않을 디자인, ‘정통 세단’이 추구하는 美

신형 파사트의 외관 디자인은 한층 젊어졌다. 수평 라인을 강조한 폭스바겐 패밀리룩이 적용돼 남성적인 느낌도 강조됐다. 차체를 아우르는 선은 여전히 간결하다.

▲ 신형 파사트의 디자인은 간결해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편이다

앞모습은 이전 모델에 비해 공격적 성향이 강해졌지만 옆모습에서는 이전 모델의 아우라가 남아있다. 마치 아우디 세단에서 느껴지는 ‘단순함의 미학’이 파사트에도 배어 있는 듯 하다. 테일램프의 디자인도 더욱 단순화돼 세련됨을 내세웠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정통’ 혹은 ‘표준’이라고 느껴진다.

▲ 휠베이스가 늘어난 만큼 차체도 더 커졌다

유럽 파사트와 미국 파사트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밖에도 국내 출시되는 파사트는 유럽 파사트와 그릴, C필러, 테일램프 등 디자인이 조금씩 다르다.

◆ 실내 디자인, "보편과 상투는 종이 한 장 차이"

폭스바겐의 실내 디자인은 페이톤, 투아렉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슷하다. 멋보다 기능적 측면이 더  강조됐다.  버튼들은 딱 있어야 할 곳에 있고 조작 방법도 간단하다. 별다른 첨단 시스템은 없지만, 운전에 방해를 주지 않고 직관적이어서 오조작 할 일도 없어 보인다. 기본에 충실한 모습은 실내 디자인의 표준이라고도 할 수 있다.

▲ 보편적인 실내 디자인은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돼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라인업은 매우 다양한데 각각의 변별력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또 모델별로 우드그레인이나 알루미늄 트림 등을 사용하지만 차별성이 크지 않다. 상투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신형 파사트는 프리미엄을 내건 중형 세단이지만 실내에서 고급스러움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 이전 모델이 더 세련돼 보이기까지 한다. 

▲ 우드그레인이나 아날로그시계의 품질은 조금 촌스러운 느낌도 든다

또 페이톤처럼 우드그레인을 실내 곳곳에 사용했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고자 한 것인데 최근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는 주로 나뭇결이 살아있는 원목 느낌을 내거나 짙은 색으로 단순화 시키는 경향이다. 이에 비해 신형 파사트는 여전히 구시대의 우드그레인을 보는 듯 하다. 유럽 감성보다 미국인을 위한 색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 광활한 실내공간, 너무 넓어 휑한 느낌마저

파사트는 기본적인 세단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좌석의 머리공간이 넉넉하고 타고 내리기 수월하다. 어깨공간의 부족함도 없다.

신형 파사트의 휠베이스(2803mm)는 현대차 쏘나타(2795mm)보단 길고 그랜저(2845mm)보단 짧다. 하지만 수치가 숫자에 불과하다. 실내는 그랜저보다 넓게 느껴진다. 앞좌석 의자를 뒤로 충분히 밀어도 뒷좌석에는 별다른 불편을 주지 않는다. 성인남성이 뒷좌석에서 다리를 꼬고 앉을만 하다. 

▲ 폭스바겐코리아가 공개된 신형 파사트의 차체 및 실내 크기

뒷좌석 시트는 엉덩이가 깊게 파여 있고 등받이가 조금 기울어져 있어 시트에 몸이 착 달라붙는다. 하지만 시트 방석이 기울어졌으니 다리가 짧은 승객이라면 발이 공중에 떠서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전륜구동 차량인데도 불구하고 센터 터널이 높게 올라와 있어 가운데 앉기는 불편해 보인다. 

▲ 신형 파사트의 뒷좌석 공간

뒷좌석 공간은 넓지만 편의사양은 많지 않다. 흔히 기대하는 시트 열선을 물론, 에어컨/히터 송풍구나 햇빛가리개 등은 적용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연식변경 모델을 통해 이같은 편의사양을 추가할 예정이다.

◆ 미국에서 생산되지만 주행성능은 여전히 독일차

국내에 출시되는 신형 파사트가 비록 미국형이긴 하지만, 주행 감각은 철저히 독일 감성을 따랐다. 특히 핸들 조작감은 현대차 그랜저나 도요타 캠리 등 경쟁차종보다 훨씬 뛰어나다.

신형 파사트에 장착되는 2.0리터 TDI 엔진은 골프나 제타에 사용되는 엔진과 같다. 최고출력은 140마력, 최대토크는 32.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출력이 다소 낮게 느껴지긴 하지만 폭스바겐 기술력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DSG 자동변속기가 물샐틈없이 엔진의 부족함을 채워준다.

▲ DSG 변속기 하나만으로도 이 차의 가치는 높다

변속은 매우 매끄럽게 이어지면서도 과감하다. D모드에서는 빠르게 단수를 높여 부드러운 주행과 함께 연료효율을 극대화시킨다. S모드로 변경하면 엔진회전수가 올라가면서 변속기가 스스로 시프트다운을 하거나 변속시점을 최대한 늦춰 다이내믹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탄탄한 하체와 골격은 우수한 핸들링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다. 특히 신형 파사트는 각각의 차체를 용접할 때 모든 면에 빈틈없이 박음질 하듯 레이저 용접을 해서 차체 강성을 극대화시켰다.

고속으로 코너를 진입해도 궤적을 잃지 않는다. 전륜구동이지만 언더스티어를 쉽게 발생시키기 어렵다. 억지로 방향을 전환하면 타이어는 비명을 지르지만 차체 거동은 침착하다.

▲ 차체,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은 이 차가 영락없는 독일차라고 말하고 있다

서스펜션은 어느 순간에도 차체를 잘 받쳐준다. 고속으로 주행을 하다 요철을 통과해도 단번에 충격을 상쇄시킨다. 깔끔하다. 그렇다고 서스펜션이 너무 단단해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아니다. 어린아이 볼처럼 탄력적이다. 코너에서도 최대한 수평을 유지한다. DSG 6단 자동변속기 또한 탁월하고 직결감이 우수한 가속을 보여준다. 

하지만 역시 140마력의 최고출력은 '스포츠'를 논하기는 부족해 보인다. 스포츠주행을 한다 해도 공격적이지 않다. 가속이 꾸준하긴 하지만 폭발적이지 않다. 탁월한 서스펜션과 핸들링을 가졌지만, 급가속에서는 경쟁모델에서 다소 뒤지는셈.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기에는 고속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경쟁차종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 편의사양 빠져도 본질이 바뀌진 않는다

최근 폭스바겐이 내놓은 차들에는 의례 스타트앤스톱, 전자식 파킹브레이크, 오토홀드, 자동주차보조시스템, HID 헤드램프, LED 주간주행등 같은 편의사양들이 장착돼 왔다. 그러나 신형 파사트에는 이런게 장착되지 않았다.

기존에 폭스바겐 차종들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옵션을 더해왔다면 이번 파사트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만 갖춘 무난한 준대형차로 보는게 맞겠다. 비슷한 방향을 추구하는 도요타 캠리도 마찬가지로 이런 편의사양이 일체 장착되지 않는다.

▲ 신형 파사트는 이전 모델에 비해 480만원 저렴해졌다

신형 파사트는 초기 구매시 흥미를 끄는 화려한 꾸밈 요소를 과감히 제외시키고 자동차 본연의 가치를 추구한 차다. 이로서 달리기 성능이 향상되고 공간이 넓어졌으며 연비 또한 향상됐지만 가격은 오히려 480만원 저렴해진 것이다. 

쓰지도 않을 기능을 장착해 가격을 올리는 것보다 이같이 실리를 챙기는게 바람직 하다는 미국식 실용적 판단에서다. 눈이 높아진 한국 소비자들이 자동차 본연의 가치를 중시할 것인지 화려한 옵션을 추구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스즈키 짐니 한정판 공개, 귀여운 2도어 오프로더

스즈키 짐니 한정판 공개, 귀여운 2도어 오프로더

스즈키는 짐니 55주년 에디션을 19일 공개했다. 짐니 55주년 에디션은 짐니의 유럽 판매 종료에 앞서 55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으로 레트로 디자인 사이드 데칼과 그릴, 코뿔소 스페어 타이어 커버 등 복고풍 디자인이 강조됐다. 프랑스에서 55대만 한정 판매된다. 짐니는 스즈키의 경차급 오프로더로 지난 2018년 유럽에 출시됐다. 더 엄격해진 배기가스 규제로 인해 2024년 유럽 판매가 점차 중단됐는데, 프랑스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짐니 55주년 에디션은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액티언 하이브리드 사전계약 개시, 가격은 3650~3750만원

액티언 하이브리드 사전계약 개시, 가격은 3650~3750만원

KG모빌리티(이하 KGM)는 액티언 하이브리드 사전계약을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실용성을 겸비한 도심형 SUV의 세련된 디자인과 고효율 연비를 갖췄다. 7월 공식 출시되며, 가격은 단일 트림 3650~3750만원 범위 내에서 최종 결정된다. 액티언 하이브리드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및 친환경차 세제혜택 포함 S8 단일 트림 3650~3750만원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 다양한 안전 사양을 기본 적용하고도 가솔린 대비 200여만원 인상됐는데, 경쟁 모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기아 K5·K8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724~5052만원

기아 K5·K8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724~5052만원

기아는 2026년형 K5와 K8을 출시한다고 19일 밝혔다. 2026년형 K5·K8은 핵심 안전 및 편의 사양과 인기 선택 사양 등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으로 탑재한 신규 트림 베스트 셀렉션이 도입됐으며, K8은 기존 트림 옵션 구성도 변경됐다. 가격은 2724~5052만원이다. 2026년형 K5 세부 가격은 2.0 가솔린 스마트 셀렉션 2724만원, 프레스티지 2808만원, 베스트 셀렉션 2928만원, 노블레스 3154만원, 시그니처 3469만원, 1.6 가솔린 터보 프레스티지 2887만원, 베스트 셀렉션 300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르노 심비오즈 신형 하이브리드 공개, 복합연비 '23.2km/ℓ'

르노 심비오즈 신형 하이브리드 공개, 복합연비 '23.2km/ℓ'

르노가 심비오즈의 차세대 하이브리드를 17일 공개했다. 심비오즈는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로 기존 1.6리터 4기통 엔진 기반 하이브리드를 대체하는 1.8리터 4기통 엔진 기반 차세대 하이브리드를 탑재해 총 출력 160마력을 발휘하며, 복합연비 23.2km/ℓ를 확보했다. 심비오즈는 르노 캡처와 오스트랄 사이에 위치하는 준중형 SUV다. 심비오즈는 풀하이브리드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된다. 특히 심비오즈는 유럽 가격 기준 현대차 신형 코나 하이브리드보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닛산 신형 리프 공개, 모두를 위한 전기차..480km 주행

닛산 신형 리프 공개, 모두를 위한 전기차..480km 주행

닛산은 신형 리프를 17일 공개했다. 신형 리프는 3세대 풀체인지로 1회 완충시 EPA 기준 최대 480km 주행거리를 확보했으며, 새롭게 개발된 전기모터는 이전 모델 대비 모터 진동이 75%가 줄었다. 신형 리프는 크로스오버로 실내 공간 활용성이 향상됐다. 신형 리프는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Re:Nissan' 전략의 핵심 역할을 한다. 신형 리프는 가족 친화적인 전기차를 목표로 개발됐다. 신형 리프는 CMF-EV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형과 다르게 패스트백 스타일 크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콜벳 ZR1X 공개, 1250마력 사륜구동 하이퍼카

쉐보레 콜벳 ZR1X 공개, 1250마력 사륜구동 하이퍼카

쉐보레는 콜벳 ZR1X를 17일 공개했다. 콜벳 ZR1X은 5.5리터 V8 트윈 터보차저 엔진에 고성능 하이브리드를 탑재한 최상위 트림으로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총 출력 1250마력을 발휘한다. 0->96km/h 가속은 2초 미만, 쿼터 마일(400m)은 9초만에 주파한다. 콜벳 ZR1X는 미국산 하이퍼카를 목표로 개발된 최상위 모델이다. GM 수석 부사장은 "처음부터 ZR1X를 고려하고 미드십 엔진 콜벳 아키텍처를 설계했다. 이것은 콜벳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모든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테슬라 신형 모델S·X 깜짝 출시, 가격은 1억2500만원

테슬라 신형 모델S·X 깜짝 출시, 가격은 1억2500만원

테슬라 신형 모델S·X가 국내 출시됐다. 신형 모델S·X는 부분 업데이트 모델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새롭게 디자인된 휠이 제공된다. 특히 신형 모델S·X 전면부에는 개선된 범퍼 카메라와 어댑티브 헤드램프가 탑재됐다. 가격은 1억2500만원부터다. 신형 모델S 국내 가격은 AWD 1억2500만원, 플래드(Plaid) 1억3800만원, 신형 모델X 가격은 AWD 1억3500만원, 플래드 1억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신형 모델S·X 가격은 기존과 비교해 모델S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하반기 출시..가격 3700만원대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하반기 출시..가격 3700만원대

KG모빌리티가 2025년 하반기 액티언 하이브리드의 출시를 예고했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복합연비 15.8km/ℓ를 확보했으며, 가격은 단일 트림 3700만원대(개소세 3.5%, 세제혜택 후)로 출시된다. 또한 무쏘 스포츠/칸 가솔린은 2026년 1분기 출시된다. 액티언 하이브리드의 구조는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동일하다. e-DHT(efficiency-Dual motor Hybrid Transmission)는 EV, 직/병렬 HEV, 엔진 구동 모드 등 9가지의 운전 모드를 자유롭게 전환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KGM 'SE10', 2026년 중대형 하이브리드 SUV 출시

KGM 'SE10', 2026년 중대형 하이브리드 SUV 출시

KG모빌리티가 2030년까지 신차 7종을 출시한다. KGM은 17일 본사에서 'KGM FORWARD'를 열고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KGM은 핵심 전략으로 SUV 중심의 실용적 라인업 확대,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 강화를 내세웠다. KGM은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접목한 신차를 개발해 코란도와 무쏘 등 KGM의 헤리지티를 계승하는 SUV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무쏘 브랜드를 중심으로 파워트레인 별 풀 라인업을 완성하며, 다목적

신차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