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차 레이…"경차의 새로운 기준"

[시승기] 기아차 레이…"경차의 새로운 기준"

발행일 2011-11-30 16:19:11 김상영 기자

현대기아차는 올 한해 수많은 도전을 시도했다. 직분사 터보엔진과 듀얼클러치 변속기,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왜건 출시 등 괄목할만한 점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 기아차 레이는 현대기아차의 변화와 시도에 정점을 보여주는 차량이다.

기아차 레이는 ‘경차는 단지 작고 경제성에 특화된 차량’이라는 인식을 전면적으로 부정한다. 기아차 측이 가장 강조한 점은 공간 활용성이다. 레이의 실내 공간은 기존의 자동차 상식을 훌쩍 뛰어넘는다. 실내 공간으로 차를 평가하던 기준이 모두 무의미해졌다.

▲ 레이의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은 어디서나 주목받기 충분하다

◆ 웬만한 SUV를 능가하는 실내 공간

레이는 모닝과 플랫폼을 공유한다. 길이 3595mm, 너비 1595mm, 높이 1700mm, 휠베이스 2520mm다. 모닝과 길이와 너비는 같다. 하지만 앞·뒷바퀴의 거리를 최대한 늘려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또 높이는 SUV인 스포티지R이나 투싼 보다 높다.

실내 공간이 너무 넓어서 황당하다. 경차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앞좌석은 시트포지션이 높은 편이지만 머리 공간은 남아돈다. 신장 180cm의 건장한 성인 남자가 탔지만 주먹 서너개는 거뜬히 들어갈 정도다. 실내 공간의 높이는 1330mm나 된다.

▲ 레이는 넓은 시야와 함께 넉넉한 머리 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에 앉아보니 천장이 상당히 멀리 위치한 것처럼 느껴진다. 손을 쭉 뻗어야 천장에 닿는다. 그리고 뒷좌석은 시트 위치 조절을 할 수 있고 등받이 각도도 조절이 가능해서 거주성이 높다. 뒷좌석을 뒤로 최대한 밀고 앉아보면 다리 공간의 여유가 상당하다. 다리를 꼬고 앉아도 전혀 무리가 없다.

기아차 관계자는 “어린 아이가 차 안에서 걸어 다닐 수 있고, 일어선 상태로 옷을 갈아입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면서 “유모차를 접지 않아도 뒷좌석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넓고, 높은 실내 공간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 어린 아이는 실내에서 서 있을 수 있다

레이는 인테리어의 군더더기를 최소화하고 박스형태의 차량 디자인에서 오는 장점을 극대화했다. 넓은 실내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또 조수석과 뒷좌석을 개별적으로 접을 수 있기 때문에 편의성도 더욱 높다.

하지만 경차의 한계가 느껴지기도 한다. 넓은 실내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뒷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면 트렁크 공간이 크게 줄어든다. 반대로 트렁크 공간을 넓히면 뒷좌석은 여느 경차와 다를 바 없어진다.

◆ 껑충해보여도 휘청거리지 않는다

기아차 레이에는 1.0리터 3기통 카파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은 78마력, 최대토크는 9.6kg·m다. 연비는 리터당 17km다. 모닝에 비해 마력이 조금 줄었고 연비도 그에 못 미친다. 다양한 활용성에 비해 다소 출력이 낮은 점은 아쉽다.

기아차 관계자는 “모닝에 비해 약간 출력이 줄었지만 차를 이끄는데 충분하고 경쟁 차종에 비해 높은 출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 레이는 공회전 시 매우 조용하고 가속은 부드럽다

레이는 뛰어난 가속능력을 가지진 못했지만 부드럽게 나가는 느낌은 일품이다. 특히 공회전시 매우 조용하고 진동 또한 느껴지지 않는다. 작은 차지만 하체 소음이 적은 점도 특징이다.

브레이크 성능은 수준급이다. 동급에서 가장 뛰어나다. 모닝과 스파크는 전륜에 디스크 브레이크, 후륜에 드럼 브레이크가 장착됐다. 경차이기 때문에 드럼 브레이크도 충분한 제동성능을 발휘하고 제작비나 수리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이에는 앞뒤 모두에 디스크 브레이크가 장착됐다. 원가절감보다는 성능을 높여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다. 코너가 잦았던 시승구간에서 브레이크가 지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서스펜션은 탄력이 좋다. 넓은 주차장에서 스티어링휠을 이리저리 과격하게 돌리며 차를 몰았다. 기울어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차량 뒤편이 심하게 도는 모습도 없다. 주차 브레이크를 당겨서 더욱 심하게 차를 돌려보려 했지만 주차 브레이크가 페달 방식이다.

▲ 고속에서 소음이 발생하지만 안정감은 뛰어나다

방지턱을 넘을 때나 요철을 지날 때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다소 단단한 편이지만 승차감을 해질 수준은 아니다.

기아차 관계자는 “높은 전고만 보고 소비자들이 불안해 할 수도 있겠지만 안전성은 매우 뛰어나다”며 “차세대 VDC인 VSM은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고 서스펜션과 조향 계통 등을 더욱 세밀하게 세팅했다”고 말했다.

◆ 고속주행에서는 실내 소음 크게 느껴져

기아차 레이는 한눈에 봐도 고속에 적합한 차량은 아니다. 엔진 성능도 마찬가지다. 저속주행에서는 한없이 조용하고 부드러웠지만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 속도를 높여보니 소음이 크게 들렸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 주행하니 “왱”하는 엔진소리가 크게 들린다. 시속 100km가 넘어서면 풍절음도 상당하다. 엔진소리와 풍절음이 뒤섞여 뒷좌석에 앉은 승객과 대화가 어렵다. 이제야 3기통 엔진임이 느껴진다. 

레이에는 4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예상외로 반응이 민첩하다. 변속은 빠르게 진행되지만 차량의 가속도는 더디기만 해서 아쉽다. 기아차는 최고출력 110마력, 최대토크 14kg·m의 혁신적인 성능의 1.0리터 3기통 터보엔진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부터 모닝에는 장착되지만 레이에 장착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승하면서 시속 140km까지 속도를 올려봤다. 소음을 빼면 만족할만하다. 고속주행에서 불안한 모습도 느껴지지 않았다. 박스카 형태지만 흔들림이 적은 것은 큰 장점이다.

▲ 레이는 다양한 활용성으로 무장했다

◆ 다양한 활용성으로 무장한 신개념 경차

기아차 관계자는 “레이 출시로 인해 모닝보다는 스파크의 판매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다마스·라보의 판매량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기아차 레이의 다양한 활용성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국내에서 경형 상용차는 한국GM의 다마스·라보가 유일하다. 이 차량은 가격이 매우 싸다는 장점이 있어서 많은 자영업자들이 선호한다. 하지만 이 차량은 짐차의 역할만 강조됐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불편하다.

▲ 실내는 마감도 우수하고 재질도 양호하다

레이는 다르다. 사용 영역이 넓다. 패밀리카, 상용차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독특하고 세련된 디자인은 어디서나 주목받기 충분하다. 촌스러운 짐차와는 큰 차이가 있다. B필러가 삭제됐고 조수석 쪽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해 승하차는 물론 화물 적재에도 용이하다. 실내는 경차치고 호사스럽다. 버튼 시동 시스템, 열선 스티어링휠, 전좌석 열선시트 등 고급스러운 옵션이 적용됐다. 실내는 대체로 마감도 깔끔하고 재질도 우수하다. 또 실내 곳곳에 수납공간이 넘쳐난다.

전고가 높아서 화물을 높게 쌓을 수 있고 화분처럼 높이가 높은 짐도 무리 없이 실을 수 있다. 실내 공간이 대형차 수준으로 넓어서 거주성이 높은 장점도 있다.

차량 구입 시 취득세 및 도시철도 채권 구입이 면제되고 고속도로 통행료, 혼잡 통행료, 공영 주차료 등의 감면 혜택도 적용된다.

▲ 가솔린 모델은 1240만원~1495만원, 바이퓨얼 모델은 1370만원~1625만원이다

판매가격은 가솔린 모델이 1240만원~1495만원, 바이퓨얼 모델이 1370만원~1625만원이다. 기아차 측은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박스형 경차는 일반 모델보다 최대 500만원 가량이 더 비싸다”며 “여러번의 시장 조사을 통해서 가격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레이의 판매목표를 월 5천대, 연간 6만대로 정했다. 그리고 내년 관공서에 시범적으로 레이 전기차를 투입하고 뒷좌석을 화물칸으로 개조할 수 있는 레이 VAN 모델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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