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혼다 CR-Z…1등급 연비의 스포츠카

[시승기] 혼다 CR-Z…1등급 연비의 스포츠카

발행일 2011-10-12 14:02:34 김상영 기자

“기름값 걱정 없이 막 밟고, 잘 달리는 차야말로 최고의 차 아닌가”

시승을 마친 한 기자가 CR-Z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꽤나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짧은 시승 코스를 아쉬워하는 듯 했다.

지난 10일, 혼다코리아는 경기도 가평군 아난티클럽에서 자동차 기자들을 초청해 CR-Z 시승회를 진행했다. 국도와 고속도로를 오가며 약 36km를 주행한 기자들은 하나같이 엄지손가락을 지켜 세웠다.

CR-Z는 지난해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2010 일본 올해의 차(Car fo the year Japan, J-COTY)에 선정됐다. J-COTY 측은 CR-Z와 관련해 "하이브리드 기술에 의한 높은 연비와 주행의 즐거움을 우수하게 양립했다"며 “이래지향적인 디자인 또한 큰 매력”이라고 전했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혼다코리아가 재도약의 초석으로 국내에 출시한 스포츠 하이브리드카 CR-Z를 시승했다.  

◆ 날렵하게 잘 빠진 외모…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CR-Z은 둔해 보이지 않는다. 친환경과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하이브리드 차량이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3도어의 날렵한 해치백 스타일은 현대차의 벨로스터나 폭스바겐의 시로코와 유사하다. 

CR-Z의 길이는 4080mm, 너비는 1740mm, 높이는 1395mm이며 휠베이스는 2435mm다. 휠은 16인치이고 공차중량은 1215kg이다. 2인승이므로 길이나 휠베이스는 다소 짧지만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차 답게 넓고 낮은 차체는 인상적이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우수하다고 생각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이기 때문에 공기역학적인 요소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제작했음에도 스포티한 개성을 잘 살려 인사이트나 도요타 프리우스와 차별화했다. 독특한 디자인의 도어손잡이이 등은 좋지만 너무나 평범한 휠은 아쉽다.

앞모습에서는 다이내믹한 범퍼 하단의 모습과 무난한 듯 보이지만 뇌리에 오랫동안 기억되는 헤드램프, 볼륨감 넘치는 보닛이 특징이다. 공기역학을 위해 A필러를 최대한 낮춘 모습에서 스포티함이 느껴진다. 뒷범퍼도 볼륨감이 넘친다. LED 테일램프를 장착해 시인성과 미적인 요소를 동시에 높였다. 인사이트의 뒷모습을 잘 깎고 다듬은 모습이다.

시승하는 내내 사이드미러로 보이는 CR-Z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도로 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였다. 사람들의 시선을 확실히 끌어당기기 충분하다. 실제로 시내를 주행할 때 행인들의 뜨거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외장색상은 빨강, 검정, 은색, 흰색 등 4가지뿐이다. 밝고 화려한 색상이 추가된다면 젊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 미래지향적이고 운전자 중심인 실내 디자인

실내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인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계기판을 보고 있으면 마치 오락을 하거나 일본의 자동차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다.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아벤타도르가 높은 가격의 슈퍼카인만큼 더욱 화려하고 고급스럽긴 하다. 어쨌든 CR-Z의 계기판은 일반차량에서 흔히 접하기 힘든 모습이고 정보전달력도 우수해 젊은 소비자들이 크게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너무 화려하고 많은 정보가 표시되기 때문에 눈에 피로를 느끼는 기자도 있었다.

스티어링휠의 크기는 일반적인 소형차 수준이지만 두껍고 잡는 감촉이 우수했다. 스티어링휠 앞면에는 크루즈컨트롤을 조작하는 버튼만 달려있다. 사운드시스템을 조작하는 버튼이 없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스티어링휠 뒷면에는 기어조작버튼인 패들시프트가 장착돼있다. 사용감도 나쁘지 않았다.   

CR-Z는 주로 센터페시아에 존재하던 각종 버튼을 스티어링휠 뒤편으로 배치했다.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만큼 운전석 쪽에 여러 조작버튼을 집중 배치했다. 비행기 조종석인 콕핏(Cockpit)처럼 실내를 디자인하는 많은 차량 중 가장 뛰어나 보인다.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는 실내 디자인을 갖췄지만 품질이나 마감에서 불만을 가질 소비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버킷 타입의 가죽시트는 생김새도 멋들어지고 가죽의 느낌이나 마감도 우수하다. 또, 코너를 돌 때 탑승객의 몸을 확실하게 지지한다. 알루미늄 페달도 사용감이 우수했고 바닥 카페트나 천장의 소재도 좋고 마감도 꼼꼼했다.

앞좌석 뒤편에는 짐을 실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존재한다. 칸막이를 앞쪽으로 접으면 골프백 2개도 거뜬히 실을 수 있다.

◆ 3가지 주행모드 선택가능…스포츠모드는 특히 발군

CR-Z는 주행 환경에 따라, 혹은 운전자의 기분에 따라 차의 성격을 변화시킬 수 있다. 시동을 걸면 기본적으로 설정되는 노멀(Normal)모드, 연비 향상에 최적화 된 이콘(Econ)모드, 다이내믹한 주행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Sport)모드 등 3가지 주행모드 선택이 가능하다. 각 모드별로 변화가 크게 느껴져 마치 다른 차를 타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시승하면서 대부분을 스포츠모드로 설정했다. 스티어링휠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소형차라고 믿기 힘든 수준이다. 덕분에 고속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 속도를 올렸다. 시속 160km 정도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간다. 1.5리터 엔진과 약 14마력정도의 전기모터가 결합해 동급 배기량의 차량보다는 가속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스포츠모드로 고속주행을 하면 전기모터가 빠른 속도로 회전하기 때문에 소음이 발생한다. 또, 무단변속기와 결합된 엔진 소음도 귀에 거슬린다. 노멀모드나 이콘모드에서는 덜한 편이다. 연비에 초점을 맞춰 운전하면 문제되지 않을 부분이다.

저속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답지 않은 멋진 사운드가 들린다. 혼다 측은 스포츠 하이브리카라는 특성에 걸맞게 CR-Z의 엔진 사운드를 튜닝했다고 한다. 우렁차게 뿜어져 나오는 배기음은 여느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이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코너링이다. CR-Z의 코너링은 발군이다. 스티어링휠을 조금만 움직여도 차가 민감하게 방향을 틀었다. 코너를 너무 쉽게쉽게 빠져나간다. 서스펜션도 매우 단단하다. 여기에 넓고 낮은 차체가 더해져 날카로운 코너링을 가능하게 한다.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모습이다. 차량 뒷부분이 쉽게 미끌어지기도 한다. 또, 브레이크 성능이나 195/55R 타이어 셋팅은 아쉽게 느껴진다.

CR-Z의 공인연비는 리터당 20.6km다. 이 수치는 노멀모드로 주행에 얻은 수치다. 혼다 측에 따르면 이콘모드로 주행하면 약 5% 정도 연비가 상승하고 스포츠모드로 주행하면 약 5% 정도 감소된다. 주로 스포츠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고 주행했지만 리터당 18km의 연비를 기록했다.

◆ 갖출 것은 다 갖춘 엄친아지만 너무 개성이 뚜렷해

혼다 CR-Z는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엄친아’다. 개성 넘치는 외관과 독특한 실내 디자인, 우수한 성능과 주행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여러 요소들, 우수한 연비 등 부족한 것이 없다. 지난해 일본에서 괜히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 판매가격은 기본형 3380만원,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모델이 3490만원이다. 3천만원이면 국산 준대형차를 살 수 있는 가격이지만 CR-Z를 보면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취향이다. CR-Z는 여러 부분이 뛰어나긴 하지만 호불호가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개성이 강한 차다. 더욱이 2인승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차이면서 2인승, 3도어 해치백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의문이다. 그래도 젊은 소비자들이 기름값 걱정을 덜하면 즐겁고 짜릿한 운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이점이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렉스턴 후속에 적용되는 T2X 플랫폼, 어떤 구성인가?

렉스턴 후속에 적용되는 T2X 플랫폼, 어떤 구성인가?

KG모빌리티가 차세대 중대형 SUV에 중국 체리사의 T2X 플랫폼을 사용해 주목된다. KGM은 지난 17일 'KGM FOWARD' 중장기 로드맵에서 2026년 중대형 친환경 SUV의 출시 계획을 밝혔다. 코드명 SE10으로 불리는 해당 차량은 콘셉트카 F100 기반의 신차로, T2X 플랫폼을 사용한다. 체리자동차는 상하이자동차, 창안자동차, 둥펑, 디이자동차와 함께 중국의 5대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다. 체리사가 한국에 이름을 알린것은 2003년 쉐보레 마티즈를 카피한 경차, QQ를 출시한

차vs차 비교해보니이한승 기자
액티언 하이브리드 옵션 공개, 풀옵션 가성비로 승부수

액티언 하이브리드 옵션 공개, 풀옵션 가성비로 승부수

KG모빌리티(이하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옵션이 공개됐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S8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는데, 1열 통풍 시트, 2열 열선 시트, 최신 ADAS, 12.3인치 내비게이션 등 고객 선호 사양이 기본이다. 7월 출시되며, 가격은 3650~3750만원 사이에서 책정된다. KGM은 지난 6월 19일부터 액티언 하이브리드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액티언 하이브리드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및 친환경차 세제혜택 포함 S8 단일 트림 3650~3750만원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 다양한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랜드로버 디펜더 트로피 에디션 공개, 복고풍 컬러로 존재감 '업'

랜드로버 디펜더 트로피 에디션 공개, 복고풍 컬러로 존재감 '업'

랜드로버는 디펜더 트로피 에디션(Trophy Edition)을 20일 공개했다. 디펜더 트로피 에디션은 디펜더 110을 기반으로 과거 오프로드 대회 카멜 트로피에서 사용된 디펜더 디자인 요소가 적용됐다. 디펜더 트로피 에디션은 오는 7월 영국에서 공식 공개된다. 디펜더 트로피 에디션은 카멜 트로피 랜드로버에 경의를 표하는 스페셜 모델이다. 참고로 카멜 트로피는 1980년부터 2000년까지 진행된 오프로드 대회로 랜드로버 오리지널 디펜더가 사용됐다. 디펜더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아우디 신형 Q3 사양 공개, 기본형부터 풀패키지

아우디 신형 Q3 사양 공개, 기본형부터 풀패키지

아우디는 신형 Q3 사양을 19일 유럽에서 공개했다. 신형 Q3는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외관에 브랜드 최신 디자인 언어가 반영됐으며, 엔트리부터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11.9인치 디지털 계기판, 12.8인치 터치 스크린, 최신 ADAS 시스템 등이 기본이다. Q3는 아우디 콤팩트 SUV다. 신형 Q3는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2세대 Q3가 국내에도 출시된 만큼 신형 모델도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신형 Q3는 올해 10월 독일 등 유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다. 신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스즈키 짐니 한정판 공개, 귀여운 2도어 오프로더

스즈키 짐니 한정판 공개, 귀여운 2도어 오프로더

스즈키는 짐니 55주년 에디션을 19일 공개했다. 짐니 55주년 에디션은 짐니의 유럽 판매 종료에 앞서 55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으로 레트로 디자인 사이드 데칼과 그릴, 코뿔소 스페어 타이어 커버 등 복고풍 디자인이 강조됐다. 프랑스에서 55대만 한정 판매된다. 짐니는 스즈키의 경차급 오프로더로 지난 2018년 유럽에 출시됐다. 더 엄격해진 배기가스 규제로 인해 2024년 유럽 판매가 점차 중단됐는데, 프랑스가 사실상 마지막이다. 짐니 55주년 에디션은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액티언 하이브리드 사전계약 개시, 가격은 3650~3750만원

액티언 하이브리드 사전계약 개시, 가격은 3650~3750만원

KG모빌리티(이하 KGM)는 액티언 하이브리드 사전계약을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실용성을 겸비한 도심형 SUV의 세련된 디자인과 고효율 연비를 갖췄다. 7월 공식 출시되며, 가격은 단일 트림 3650~3750만원 범위 내에서 최종 결정된다. 액티언 하이브리드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및 친환경차 세제혜택 포함 S8 단일 트림 3650~3750만원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 다양한 안전 사양을 기본 적용하고도 가솔린 대비 200여만원 인상됐는데, 경쟁 모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기아 K5·K8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724~5052만원

기아 K5·K8 2026년형 출시, 가격은 2724~5052만원

기아는 2026년형 K5와 K8을 출시한다고 19일 밝혔다. 2026년형 K5·K8은 핵심 안전 및 편의 사양과 인기 선택 사양 등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으로 탑재한 신규 트림 베스트 셀렉션이 도입됐으며, K8은 기존 트림 옵션 구성도 변경됐다. 가격은 2724~5052만원이다. 2026년형 K5 세부 가격은 2.0 가솔린 스마트 셀렉션 2724만원, 프레스티지 2808만원, 베스트 셀렉션 2928만원, 노블레스 3154만원, 시그니처 3469만원, 1.6 가솔린 터보 프레스티지 2887만원, 베스트 셀렉션 300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르노 심비오즈 신형 하이브리드 공개, 복합연비 '23.2km/ℓ'

르노 심비오즈 신형 하이브리드 공개, 복합연비 '23.2km/ℓ'

르노가 심비오즈의 차세대 하이브리드를 17일 공개했다. 심비오즈는 준중형 하이브리드 SUV로 기존 1.6리터 4기통 엔진 기반 하이브리드를 대체하는 1.8리터 4기통 엔진 기반 차세대 하이브리드를 탑재해 총 출력 160마력을 발휘하며, 복합연비 23.2km/ℓ를 확보했다. 심비오즈는 르노 캡처와 오스트랄 사이에 위치하는 준중형 SUV다. 심비오즈는 풀하이브리드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된다. 특히 심비오즈는 유럽 가격 기준 현대차 신형 코나 하이브리드보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닛산 신형 리프 공개, 모두를 위한 전기차..480km 주행

닛산 신형 리프 공개, 모두를 위한 전기차..480km 주행

닛산은 신형 리프를 17일 공개했다. 신형 리프는 3세대 풀체인지로 1회 완충시 EPA 기준 최대 480km 주행거리를 확보했으며, 새롭게 개발된 전기모터는 이전 모델 대비 모터 진동이 75%가 줄었다. 신형 리프는 크로스오버로 실내 공간 활용성이 향상됐다. 신형 리프는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Re:Nissan' 전략의 핵심 역할을 한다. 신형 리프는 가족 친화적인 전기차를 목표로 개발됐다. 신형 리프는 CMF-EV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형과 다르게 패스트백 스타일 크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