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믿기힘든 연비 운전 기술' 7가지 공개

BMW, '믿기힘든 연비 운전 기술' 7가지 공개

발행일 2011-05-08 12:30:27 김한용 기자

독일 뮌헨에서 'BMW 드라이버 트레이닝' 훈련에 참가했다. BMW는 1977년, 세계에서 최초로 운전자 훈련을 실시한 자동차 제조사다. 매년 15000명 이상의 운전자가 BMW드라이버트레이닝센터에서 운전을 배워 나간다. 지금까지 총 25만명이 BMW로부터 운전을 배웠다.

'BMW 드라이버 트레이닝'은 차를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반일짜리 기본 프로그램부터 유럽 뉘르부르크링에서 2일을 꼬박 달리며 레이서 못지 않은 스킬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아프리카 나미비아공화국에서 본격적인 오프로드를 달리는 8일짜리 코스까지 다양하다.

 이번엔 연비 운전을 위한 '이코노미컬 드라이빙(Economical Driving)' 훈련을 받았다. BMW와 연비운전이라니 마치 두 단어가 충돌하는 느낌이었지만, BMW측은 '연비운전'이 '다이내믹'과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고 말했다. 연비운전을 하면서도 충분히 역동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드라이빙의 재미를 강조하는 BMW가 내놓는 연비 운전 비결이라니,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해 훈련에 집중했다.

 ◆ '블랙박스' 이용해 연비, 운전 실력 모두 기록

연비 운전 훈련을 위해 사용된 차는 BMW 준중형 스포츠세단인 330i로 3.0리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수동변속기 차량이다. 이 차의 자동변속기 모델은 국내서 공인 연비 9.2km/l에 불과할 정도로 연비가 좋지 못하다.

 이 차에는 블랙박스가 장착돼 각 운전자의 운전방법과 습관을 그대로 기록한다. 주행이 끝나면 가속페달을 얼마나 밟았는지, 기어는 몇단을 이용했는지, RPM은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상세히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블랙박스'라고는 하지만 차에 장치된 박스는 흰색이었다.

"연비 운전의 기본은 알고 있겠죠?" 랠리 레이서 출신이라는 오스트리아인 강사는 당연하다는 듯이 물어본다. 더듬더듬 거리며 가속페달, 브레이크 페달은 덜 밟고, 기어를 빨리 변속하면서 천천히 운전하는 것이라 답했지만 그는 웃기만 했다. 만족하지 못한 눈치다. 그거 말고 뭐가 더 있나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

일단 약 35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며 연비운전 습관을 보기로 했다. 테스트 장소는 뮌헨 외곽이어서 거리가 비교적 한산했지만 차들도 조금 있었고 신호등도 반드시 지키며 달렸다.

간만에 다뤄보는 수동변속기가 조금 생소했지만 달리다보니 이내 기분이 좋아진다. BMW의 자동변속기는 수동 못지 않은 직결감이 매력적이지만, 수동 변속기는 그 수준을 넘어 마치 강철로 연결한 듯하다. 무게도 더 가볍고 연비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계기반 화면에 평균 연비가 나타나도록 해놓고 최적의 연비가 되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살금살금 운전했다.

약 38분 동안 39km를 달린 후 블랙박스를 조사해보니, 연료는 총 2.8리터를 사용했다. 3.0리터 차로 13.8km/l의 연비를 기록한 셈이다. 원래 연비 운전에 소질이 좀 있는데다 독일의 도로환경이 서울에 비해선 훨씬 나은편이어서 연비가 비교적 잘 나왔다. 도로 상당수가 신호등 대신 로터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서 멈춰서지 않고 달릴 수 있던 것도 한 몫했다. 함께 참가한 다른 운전자들에 비해서도 월등히 우수한 수준이어서 이보다 더 나은 연비가 나오는건 불가능해보였다. 하지만 BMW의 오스트리아인 강사는 일단 BMW의 '연비향상 비법'을 교육한 후 다시 한번 같은 길을 달려보자고 했다.

◆ BMW가 공개한 '연비운전 비법'

당연한 얘기지만 일반적인 연비 운전 방법이 먼저 설명됐다. 우선 서비스 주기를 잘 지키라고 했다. 특히 타이어 공기압은 연비에 매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해 살펴야 한다고 했다. 트렁크도 자주 관리해야 한다. 짐 100kg이 실리면 연비가 즉각 3%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어 BMW가 말하는 '연비 운전 비결'이 몇가지 더 있었다. 이중 일부는 기존의 상식과 크게 달라 쉽게 믿어지지 않았다.


1. 워밍업을 하지 말고 바로 출발할 것 - 최신 차종들은 워밍업이 불필요하다.
2. 멀리 내다보고 균형있게 운전할 것(교통신호와 교통의 흐름을 잘 살펴볼 것) - 속도를 얼마나 줄여야 할지에 따라 가속페달을 일찍 떼거나 혹은 기어를 중립으로 옮기는 방식을 선택할 것.
3. 온보드컴퓨터를 통해 순간연비와 변속 시점을 계속 살펴볼 것.
4. 가속페달에서 발을 보다 일찍 뗄 것 - 브레이크를 밟는 대신 퓨얼컷을 이용해서 감속할 것.
5. 신호대기나 교통정체시 시동을 끌 것 - 스타트앤스톱 기능을 활용.
6. 높은 기어를 넣고 강하게 가속할것 - 가속할 때 평소보다 더 높은 기어를 이용하고 가속페달은 2/3 가량만 밟을 것
7. 50km/h에서 100km/h로 가속할 때 3단기어보다 5단 기어를 이용하면 연비 10%가 향상된다.

가속페달에서 밟을 먼저 떼 연료 공급이 끊기도록 하는 '퓨얼컷'을 이용하는 것은 기본적인 기술에 속했다. 강사는 연비 운전을 위해 더 빠르게 가속 해야 한다는 급진적인 주장도 내놨다. BMW 자료에 따르면 빠르게 가속하면 높은 기어를 빨리 이용할 수 있고 더 쉽게 연비가 향상된다고 한다.

연비 운전을 위해 주행 중 기어를 중립으로 옮기라는 설명은 워낙 급진적이어어서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잠시 옥신각신 토론이 이어졌다. 기어를 중립에 넣지 않아야 발생하는 '퓨얼컷'을 강조하던 기존의 연비 운전 방식과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BMW의 강사는 기어를 중립으로 옮기지 않으면 퓨얼컷을 이용할 수는 있지만, 엔진브레이크로 인해 차가 금방 감속돼 다시 가속페달을 밟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들어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빠져나가야 하는 진출로가 1km뒤에 있다면 퓨얼컷 대신 변속기를 중립으로 놓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동변속기 또한 달리며 기어노브를 중립(N) 모드로 옮기거나 드라이브(D)모드로 옮기는 방식으로 주행하면 연비운전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자동변속기의 D와 N사이는 별다른 조작없이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는것도 이런 이유인 듯 했다.

신호대기 중 시동을 꺼야 한다는 점도 일반적인 연비 운전 상식과 달랐다. 일반적으로는 재시동시 연료가 소비되기 때문에 시동을 끄지 않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신 자동차들은 재시동에 그리 많은 연료를 소비하지 않기 때문에 시동을 수시로 끄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났다는 설명이다.


◆ 좋은 차를 만드는건 두번째, 운전자들이 발전하는게 첫번째

연비 운전 교육을 받은 후 다시 운전에 나섰다. 1단-2단을 거쳐 3단을 거치지 않고 바로 5단으로 점프했다. 차가 약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리게 되면 다시 기어를 변속했다. 전방을 살펴 앞으로 1km 이후에 감속을 해야 할 것 같으면 중립을 넣고 관성 주행을 했고, 1km 이내에서 감속을 해야 할 것 같으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퓨얼컷을 이용했다. 머리 속에서는 이상적인 주행방법을 그렸지만, 실제로는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좀 더 익숙해져야 할 것 같았다.

원래 극단적인 연비운전을 해왔기 때문에 두번째 주행이라고 큰 향상은 없을듯 했지만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5.9% 가량 연비 향상이 이뤄졌다. 3.0리터 차라고는 믿기 힘든 14.7km/l의 연비다.

블랙박스의 내용을 그래프를 통해 살펴보니 속도는 오히려 이전에 비해 좀 빨라졌다. 역시 1단 2단만 사용하고 바로 6단으로 올렸던 것이 효과를 봤다. 엔진회전수(RPM)은 극단적으로 낮게 활용했고, 브레이크도 훨씬 적게 이용했다. 이대로 운전하면 서울에 있는 2.0리터 자동변속기 차량의 연비는 이보다 더 높은 연비를 낼 수 있을 듯 했다. (실제 서울에서 주행해보니 연비는 13km/l 정도가 됐다)

오스트리아인 강사는 BMW가 이같은 교육시스템을 만든 이유에 대해 도로, 차, 운전자가 하나로 뭉쳐 교통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BMW는 단순히 차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더 나은 교통을 위해 노력하는 회사라는 것이다. 환경을 위해선 차를 잘 만들어야 할 뿐 아니라 운전자도 차를 잘 운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수십개의 BMW 드라이빙 스쿨에 대해 설명을 마치더니 한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어떤 드라이빙 스쿨을 운영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순간 혼잡한 한국의 도로가 떠오르며 얼굴이 붉어졌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페라리 296 스페치알레 공개, 880마력 하이브리드 슈퍼카

페라리 296 스페치알레 공개, 880마력 하이브리드 슈퍼카

페라리는 296 스페치알레(296 Speciale)를 29일 공개했다. 296 스페치알레는 296 GTB의 하드코어 버전으로 V6 엔진 기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스템의 총 출력이 880마력으로 향상됐다. 튜닝된 서스펜션과 에어로다이내믹 보디킷 등 전용 사양을 갖췄다. 296 스페치알레는 챌린지 스트라달레, 430 스쿠데리아, 458 스페치알레, 488 피스타로 이어지는 페라리의 베를리네타 스페셜 버전의 계보를 이어간다. 296 스페치알레는 296 GTB/GTS를 기반으로 쿠페형 버전

신차소식김한솔 기자
폴스타2 스탠다드 출시, 가격 4390만원..409km 주행

폴스타2 스탠다드 출시, 가격 4390만원..409km 주행

폴스타코리아는 2025년형 폴스타2를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2025년형 폴스타2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2열 열선 시트 등 고객 선호 사양이 기본 적용됐으며, 패키지 가격이 인하됐다. 특히 409km를 주행하는 스탠다드 트림이 신설됐다. 가격은 4390만원부터다. 2025년형 폴스타2 가격은 스탠다드 레인지 싱글 모터 4390만원, 롱레인지 싱글 모터 5490만원, 롱레인지 듀얼 모터 6090만원이다. 폴스타2 구매 고객은 7년/14만km 일반 보증, 커넥티드 서비스 3년 무

신차소식김한솔 기자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공개, 스포티지급 하이브리드 SUV

시트로엥 C5 에어크로스 공개, 스포티지급 하이브리드 SUV

시트로엥은 신형 C5 에어크로스를 2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신형 C5 에어크로스는 풀체인지 모델로 이전 세대보다 차체 크기가 커졌으며, 시트로엥 최신 디자인 언어가 반영됐다. 신형 C5 에어크로스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운영된다. 하반기 유럽에 출시된다. 신형 C5 에어크로스는 2세대 풀체인지 모델이다. C5 에어크로스는 2019년 국내에도 출시된 바 있는데, 현재 시트로엥은 한국에서 철수한 상태로 신형 C5 에어크로스의 국내 출시는 없을 것

신차소식김한솔 기자
BMW M3 CS 투어링 국내 출시 임박, 하드코어 패밀리카

BMW M3 CS 투어링 국내 출시 임박, 하드코어 패밀리카

BMW M3 CS 투어링의 국내 투입이 임박했다. BMW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M3 CS 투어링 소개에 나섰으며, 최근 국내 인증도 완료했다. M3 CS 투어링은 M3 투어링을 기반으로 엔진 성능이 550마력으로 향상됐으며, 경량화된 보디킷이 적용됐다. M3 CS 투어링은 M3 투어링을 기반으로 레이스 트랙을 위해 체계적으로 설계됐지만, 일상 주행도 가능한 완벽한 조화를 목표로 개발됐다. M3 CS 투어링은 국내에서 한정 수량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M3 CS 투어링 국

업계소식김한솔 기자
아우디 신형 Q5 내달 사전계약, 에어 서스펜션 탑재

아우디 신형 Q5 내달 사전계약, 에어 서스펜션 탑재

아우디 신형 Q5 국내 투입이 임박했다. 딜러사 관계자에 따르면 신형 Q5는 5월 사전계약을 시작으로 하반기 국내 고객 인도가 시작된다. 신형 Q5는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쿠페형 모델인 스포트백까지 도입되며, 상위 트림에는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된다. 신형 Q5는 3세대 풀체인지로 국내에는 SUV와 쿠페형 SUV 스포트백이 도입된다. 신형 Q5는 5월 사전계약 후 하반기 디젤과 가솔린 순으로 출고가 개시된다. 신형 Q5 국내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최

업계소식김한솔 기자
지커 국내 진출, 프리미엄 중국 전기차..주력 모델 실물은?

지커 국내 진출, 프리미엄 중국 전기차..주력 모델 실물은?

지커(ZEEKR)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지커는 한국 법인을 설립하는 등 런칭 준비에 나섰다. 지커는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중형 전기 SUV 7X, 중형 세단 007, 미니밴 009가 대표적이다. 출시 모델은 미정이다. 지커는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다. 지커는 최근 지커인텔리전트테크놀로지코리아(ZEEKR Intelligent Technology Korea, 이하 지커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서울 강남구 역삼

차vs차 비교해보니김한솔 기자
혼다 어린이 교통안전교육 진행, 눈높이 교육으로 호응

혼다 어린이 교통안전교육 진행, 눈높이 교육으로 호응

혼다코리아가 지난 25일 혼다 모빌리티 카페 더 고(the go)에서 경기도 내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제2회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제2회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은 보행자/자전거/모터사이클/자동차 안전 등 총 4가지 카테고리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교육이 진행됐다. 혼다는 2050 글로벌 비전 중 하나인 ‘교통사고 사망자 제로(zero)’를 목표로 각국에서 지역 교통문화 현황에 적합한 안전교육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

업계소식김한솔 기자
아우디 A4 후속 사전계약 개시, 가격은 5789~8342만원

아우디 A4 후속 사전계약 개시, 가격은 5789~8342만원

아우디코리아는 5월 1일부터 신형 A5 사전계약을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신형 A5는 아우디 최신 내연기관 플랫폼 PPC 기반 첫 번째 세단으로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넓은 실내 공간이 특징이다. 신형 A5는 S7 등 총 7개 트림으로 운영된다. 가격은 5789만원이다. 신형 A5 가격은 40 TFSI 콰트로 어드밴스드 5789만원, 40 TFSI 콰트로 S-라인 6378만원, 40 TFSI 콰트로 S-라인 블랙 에디션 6771만원, 45 TFSI 콰트로 S-라인 6869만원, 40 TDI 콰트로 어드밴스드 6182만원, 40 TDI 콰

신차소식김한솔 기자
벤츠 신형 CLA 국내 출시 예고, 현대차 아반떼보다 크다

벤츠 신형 CLA 국내 출시 예고, 현대차 아반떼보다 크다

벤츠 신형 CLA가 국내 도입될 전망이다. 딜러사 관계자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최근 신형 CLA의 배출 가스 및 소음 등 본격적인 인증 작업에 돌입했다. 신형 CLA는 이전 세대보다 커진 차체를 기반으로 다양한 디지털 사양을 탑재했다. 출시 시기는 미정이다. 신형 CLA는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이다. 신형 CLA는 벤츠 차세대 플랫폼 MMA를 기반으로 전기차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포함된 가솔린 터보로 운영된다. 신형 CLA는 국내 출시가 예정됐는데, 전기차

업계소식김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