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폭스바겐 그룹의 최고경영자들이 한데 모여 자사 차종들을 살펴보다가 머리를 맞대고 토론에 임했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나타내는 '모터트랜드 2011 파워리스트'에서 페르디난드 피에히 폭스바겐 의장은 2위, 마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회장은 4위다. 그 곁에는 벤틀리 신임 사장인 볼프강 뒤르하이머와 포르쉐 신임 사장인 마티아스 뮐러도 함께 했다. 축구로 치면 데이비드 베컴과 호날두를 포함한 세계 최고 선수 4명이 만나 토론을 벌이는 꿈같은 광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폭스바겐 그룹의 각 브랜드별 부스를 하나씩 둘러봤다. 그러다 부가티 부스의 부가티 베이론 카본 모델에 머물러 잠시 언성을 높였다. 토론은 시종일관 벤틀리 신임 사장 볼프강 뒤르하이머의 주도로 이뤄졌다. 볼프강 뒤르하이머는 이전 포르쉐 R&D센터장겸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가 포르쉐와 폭스바겐의 합병 이후 벤틀리 신임 사장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마틴 빈터코른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시종일관 특유의 불만스런 표정으로 차를 어루만졌다. 포르쉐의 대주주이며 폭스바겐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페르디난드 피에히(74)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또렷한 시선으로 설명을 경청했다. 피에히 의장은 포르쉐와 폭스바겐의 합병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인물이다. 포르쉐 가문의 규정상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대주주인데다 이번과 같이 중요 회의에 항상 참석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경영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5천만유로의 보상을 받고 사임한 포르쉐 전임 CEO 빈델린 비데킹은 독일정부에서 주가 조작 혐의로 재조사중이다. 포르쉐-폭스바겐의 합병으로 비공개 기업인 포르쉐 가문이 지나치게 높은 이익을 올렸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