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쿠페’는 국산차 최초로 출시된 후륜구동(FR)방식의 2도어 쿠페이며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네시스’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그동안 무늬만 스포츠카뿐이던 국내 시장에 제대로 된 스포츠카가 탄생한 것이다. ‘제네시스 쿠페’는 6기통 람다 3.8 RS 엔진을 창작하여 최대출력은 303마력이며 0→100km/h 까지 불과 6.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과거 ‘스쿠프’를 시작해 ‘티뷰론’, ‘투스카니’로 이어온 현대자동차의 스포츠카 계보는 ‘제네시스 쿠페’에 와서 완성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가격대비 성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제네시스 쿠페’의 디자인을 꼼꼼히 살펴보자.

FRONT - ‘제네시스 쿠페’의 콘셉트는 과연 무엇일까
날렵함이 느껴지지만 예쁘지가 않다. 그렇다고 남성적인 강인함이 보이지도 않는다. 단지 낮고 넓적할 뿐이다. 후드에서 프론트 범퍼까지 이어져있는 캐릭터 라인은 우락부락한 볼륨감만을 주고 있다. 또한 라인의 동선이 산만하게 느껴진다. 기하학적인 모양의 헤드램프는 만화 속에 등장하는 사악한 악당의 눈웃음과 닮아 있다. 헤드램프의 디자인 때문에 차체에서 다소 높게 위치해 있는 점도 단점으로 뽑을 수 있다. 프론트 그릴은 초라하게 보일만큼 작게 디자인 되어있다. ‘제네시스’와 이름을 함께 쓴다면 거대하고 웅장한 ‘제네시스’의 모습도 어느 정도 살려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플루이딕 스컬프쳐’나 기타 디자인 철학을 떠나서 볼륨감이나 세부디테일을 신경 쓰기보다 날렵하고, 남성스러운 선과 면을 살린 디자인이 되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SIDE - 미끈하게 잘 빠진 모습의 사이드 뷰
‘제네시스 쿠페’는 전장 4,630mm, 휠베이스 2,820mm, 전고 1,385mm 로 다소 길지만 높이가 낮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사이드의 전체적인 모양새가 좋아 균형적인 모습이다. 특히 국내 차량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휠 디자인도 눈에 띈다. 또한 강렬한 빨간색의 브렘보 브레이크도 멋진 사이드 뷰에 한몫하고 있다. 알파벳 ‘Z’를 형상화했다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도 인상적이다. 날렵함을 주는 동시에 리어 디자인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다. 짧은 프론트 오버행과 얇은 프론트 숄더 부분도 매끈한 디자인을 가능케 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 쿼터 글라스와 사이드에서 보이는 리어 부분이다. 일단 리어 부분이 너무 두루뭉술해 보인다. 또한 치켜 올라간 모습이 좋지 않다. 쿼터 글라스 부분은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모양새다. 뒷좌석 승객의 시야를 향상시키는 의도라지만, 그 전에 이 차가 어떤 의도로 만들어진 차인지 생각해야 되는 것 아닐까?

REAR - 군더더기 없는 스포츠카다운 디자인
‘제네시스 쿠페’의 리어 디자인은 스포츠카다운 면모를 잘 갖췄다. 날렵함과 강렬함 그리고, 부드러운 아름다움도 느껴진다. 젊은 층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투스카니’의 리어 부분을 두세 단계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한 모습이다. 특히 리어램프의 디자인은 해외 여느 차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크기와 형상 모두 좋다. 와이드한 느낌의 리어범퍼는 리어 휀다의 볼륨과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차분한 리퓨저는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깔끔한 리어 디자인에는 잘 맞아 떨어진다. 또한 전륜과 후륜의 타이어 사이즈를 달리한 것도 리어 뷰에서 느껴지는 특징 중 하나이다.

전형적인 스포츠카... 세부 디테일에 더욱 신경쓴다면
전체적인 외관상에 독창적인 특징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한 것은 스포츠카라고 할 때 떠올리는 기본 형상이 누구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쿠페’는 가장 기본적인 라인을 잘 따랐다. 무리한 디자인적 요소를 추가하거나 배제하지도 않았다. 세부 디테일로 개성을 살리려한 모습이다. 전체적인 디테일에 통일성을 잘 갖춘다면 좋은 모습이 될 것이다. 통일성을 위해 프론트를 중심을 두고 맞춰갈 것인지, 리어를 중심으로 맞춰갈 것인지는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상영 기자 young@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