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대열이 66호선 도로 위로 쏟아져 나왔다. 피난민들의 자동차들은 캐러번을 이루고… 새 차, 고물차들의 대열은 하루 종일 길을 따라 천천히 이동했다.… 다 낡아 한쪽이 질질 새는 라디에이터에서 김이 솟아오르고, 나사가 헐 겨워 부속들이 덜커덩거리는 상태로 차는 기어갔다.

트럭을 모는 사람들이나 짐을 산더미처럼 싣고 가는 사람들이나 걱정스럽게 엔진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도시와 도시사이의 거리도 너무나 멀었다. 만약에 고장이라도 생기면 어떻하나. 누가 도시까지 가서 부속품을 사 올 때까지 모두가 그 자리에서 야영을 해야 할 판이었다. 과연 이 사람들은 식량이나 넉넉할까.?
엔진소리를 들어 본다 바퀴 소리도 들어 본다. 귀로도 들어보고 핸들을 손으로 만져 본다. 손바닥을 fp버에 가만히 대고 진찰을 해 본다. 발바닥을 차 바닥에 대고 귀를 기울여 본다. 모든 감각을 다 동원해 그 낡아 빠진 고물차를 잘 진찰 해 본다. 왜냐 하면 소리나 리듬이 조금만 달라져도 그것이 어쩌면 일주일이 될지 얼마나 오래 걸리는 야영이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가 나갈 때 저 쿵쿵하는 소리! 어딘가 기름이 잘 안 도는 모양이다. 혹시 베어링이라도 나간 모양이다. 그게 만약 베어링이라면 어떻게 한다!
돈은 왜 이렇게도 빨리 떨어지는가. 게다가 날씨는 왜 이렇게도 극성맞게 더운가! 오르막도 아닌데 차가 왜 이렇게 열을 낼까! 어렵쇼 팬 밸트가 나갔네! 이 밧줄로 밸트 대용품이라도 만들자.

자 인제 좀 천천히 몰자. 이 고물차가 터져 버리기 전에 우리가 캘리포니아에 도착 할 수 있다면, 일단거기까지만 도착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오랜지가 무르익는 그곳까지만 말이야! '----조우드의 괴로운 독백
전영선 소장 kacime@kornet.net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