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선의 오토뮤지엄] 가장 역사 깊은 민족 정비공장 `경성 모터스`

[전영선의 오토뮤지엄] 가장 역사 깊은 민족 정비공장 `경성 모터스`

발행일 2010-09-10 14:04:46 전영선

일제 강점기 시대인 1928년 8월에 서울역 근방 동자동에서 개업하여 지금은 서울 강서구 염창동으로 옮겨 정비업을 대물림으로 76년째 이어오는 경성모터스는 현존하는 정비업체들 중에서 가장 역사가 긴 민족 자동차 정비업역사의 원조라 할 수 있다.

▲ 70년대말 서울경성모터스공장

1928년 일본인이 설립한 경성모터스에서 김석근씨가 공장장으로, 김씨의 아우인 김정근씨가 배재(培材)학교를 졸업하고 엔진반장으로 들어가면서 형제는 경성모터스의 주역이 됐다. 해방이되자 일본인 주인은 경성모터스를 번성시킨 공로를 인정하여 공장과 부동산 일체를 두 형제에게 넘겨주고 돌아가 석근과 정근 형제는 경성모터스의 실질적이 주인이 됐다.

해방 직후 어수선한 혼란 속에서 엔진반장인 동생 정근은 일본인들이 버리고 간 승용차들을 40여대나 끌어다가 공장 마당에 모아놓았다. 형 김 석근은 동생이 모아놓은 승용차로 택시업과 주유소를 하기위해 독립하면서 정비공장은 동생이 맡게 됐다.

▲ 66년 서울킴스가레지앞의 김정근사장

이렇게 경성모터스의 사장이 된 김 정근은 공장이름을 킴스 가레이지(Kim‘s Garage)로 바꾼 후 40년간 운영해 오다가 1987년 71세의 나이로 타계하자 아들 김 인영이 물려받으면서 옛날의 이름인 경성 모터스로 바꾼 후 현제는 김 정근씨의 손자가 경영하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정비공장의 맥을 잇고 있다.

기술과 신용을 인정받은 경성모터스는 초창기부터 정·재계의 인사들이 단골 고객으로 명성을 얻어 해방 후에도 이승만 대통령 차를 비롯하여 서울장안에서 이름 난 부호들의 차들과 장군시절의 박정희 대통령의 차는 물론 국내 각국 대사관 차와 미8군의 승용차들까지 경성모터스의 단골이었다.

이렇게 VIP 차들만 고쳐도 바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이승만 대통령의 차가 공장에 들어오면 파출소 순경 한 명이 파견되어 차 옆에서 보초를 설 정도로 경성모터스는 위세를 떨쳤다. 해방 후 50년대 당시 정비공장이 갖춘 장비는 고작 산소용접기와 유압절단기, 탁상 드릴 등 매우 초보적인 정비기기로 그 외는 거의가 손으로 두들기고 갈고 고치던 때였다.

▲ 경성모터스를 거친 내외국차 번호판들

60년대로 들어 정부가 수 없이 난립한 영세성 정비업체들을 정리할 때 경성모터스는 69년 정식으로 1급 정비공장 인가를 교통부로부터 받아 1급 정비공장 1호가 됐다. 그 후 수 많은 정비업체들의 흥망성세 속에서도 경성모터스가 대물림하여 오늘날까지 존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40여 년 동안 창업자 김정근씨의 고집스럽고 양심적인 정비철학 때문이었다.

명문 배재학교를 졸업한 인재가 정비공장 기름쟁이 공원이 됐다 해서 한 동안 화제를 모았던 김정근은 다재다능한 사람이었다. 엔진 고장을 찾아내고 분해 조립하는데 뛰어났고, 그림그리기는 프로 수준이었다. 특히 영어실력이 뛰어나 어려운 고장은 미국의 정비서를 보면서 해결하는가 하면 영어에 부담이 없어 외국 대사관 차들이 단골로 찾아 들었다.

김정근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미국 유학을 한 최초의 학구적 정비사였다. 미군정 시절인 40년대 후반 미국무성 초청으로 미국서 2년 6개월간 자동차 정비교육을 받았다. 그는 이해타산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일을 원리원칙대로 처리하는 곧은 성품이었다. 검소하고 돈에 큰 욕심이 없어 재벌이 된 친구들이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고 도와 주려해도 거절하고 오직 정비공장 외에는 한눈을 팔지 않은 외곬 수 정비인생의 길을 걸었다.

그는 이 나라의 경제를 주도하던 경제계 거물들을 친구로 두고 있었다. 서울 아현동에서 `아도 서비스`라는 정비공장을 시작으로 현대그룹을 이룩한 정주영회장도, 대한항공의 조중훈 회장도 그의 친구였다. 또 60년대 후반 김창원씨의 신진자동차가 일본의 도요다자동차와 제휴하기 전에 도요다에서 먼저 동업 제안이 들어온 곳도 경성모터스였다.

그 외에 미8군의 정비기구인 모터 풀과 미8군전용 택시 운영, 6만평의 공장 확장용 부지 제공 등 모든 것을 거절할 정도로 정비사의 외길을 고수한 양심인 이었다. 그의 밑에서 일하면서 기술을 쌓았던 경성모터스 초창기의 수많은 정비사들은 그 후 대그룹 사들의 수송부, 청와대, 각 자동차회사로 스카우드 되어 가 경성모터스 출신들이 초기 정비업계의 주역이 됐을 정도로 정비 인재 양성에도 남다른 노력을 했던 김정근 회장이었다.

전영선 소장 kacime@kornet.net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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