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F1] 다이아몬드를 팔아 돈을 버는 방법!

[inside F1] 다이아몬드를 팔아 돈을 버는 방법!

발행일 2013-10-16 14:08:52 윤재수 칼럼리스트
1g에 수천 만원을 호가하는 다이아몬드는 냉정하게 얘기해서 단순 사치품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다이아몬드를 갖고 싶어하고, 결혼 예물처럼 소중한 순간을 위한 선물로도 애용된다. 덕분에 보석 사업가들은 다이아몬드와 관련 상품들을 팔아 큰 돈을 벌기도 한다. 물론 모든 사업이 그렇듯 물건을 준비해 시장에 내놓는다고 해서 모두 돈을 벌 수 있는 건 아니다. 때로는 사업에 성공해 금고에 돈이 넘쳐나게 만들 수도 있지만, 때로는 사업에 실패해 빚더미에 오를 수도 있다. 사업에 성공하는 왕도나 절대 망하지 않는 비법 같은 것이 존재하진 않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물건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택하지 않는다면 사업에 성공할 확률은 매우 낮다는 점이다.
 
▲ [지중해의 ‘보석’ 모나코에서 펼쳐지는 F1 모나코 그랑프리]
사업에 성공하려면 많은 이윤을 내야 한다. 이윤을 내려면 ‘비용을 줄이거나’ ‘매출을 늘려야’ 한다. 조금 과도하게 단순화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비용 절감이나 매출 증대 중 한가지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빚만 늘게 될 것이란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사업의 종류나 파는 물건의 성격 따라 어느 쪽에 비중을 더 많이 두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서로 다른 대답이 나올 수 있다. 1g짜리 종이컵을 만들어 파는 것과 1g짜리 다이아몬드를 파는 방법은 분명히 달라야 한다. 종이컵 사업에 성공하려면 우선적으로 비용을 절감해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고 많은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를 파는 경우라 면 종이컵을 팔 때와 같은 생각으로는 절대 사업에 성공할 수 없다.
 
다이아몬드를 팔려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있어 보이는’ 브랜드를 만들고 매장을 가능한 화려하게 꾸며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숫자가 많지는 않더라도 구매력이 있는 부유층이나 유명 인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할지도 모른다. 브랜드가 알려지고 수익이 날 때까지 몇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기초 투자에 허리가 휘더라도 일단 다이아몬드를 많이 팔고 싶다면 모든 것이 보다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포장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적자가 누적 된다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그냥 망하고 싶다는 이야기 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게 투자와 노력을 계속해 간다면 몇 년 뒤부터는 구매력이 없는 사람들조차 우러러보는 유명 명품 브랜드가 될지도 모른다.
 
 
▲ [막대한 투자로 대회를 정착시킨 F1 싱가포르 그랑프리]
F1은 ‘모터스포츠의 정점’으로 불리는 것은 물론, 자본주의의 사치스러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품 중 하나다. 그리고, F1 그랑프리의 성공과 실패는 다이아몬드를 파는 보석 브랜드 사업과 여러모로 닮아 있다. 어떻게든 비싸 보일 것, 어떻게든 고급스럽게 보일 것, 어떻게든 사람들의 동경을 사는 이미지를 만들 것. 성공한 F1 그랑프리들은 모두 같은 길을 걸었고, 무엇보다 F1 자체가 그런 식으로 성장해 왔다. 막대한 투자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성공을 확인하기 전에 투자를 줄이고 비용 절감에 나선 그랑프리와 팀은 예외 없이 모두 막대한 빚더미에 오르는 실패를 맛봤다.
 
최근 몇 년간 F1 그랑프리를 개최하기 시작한 도시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08 년부터 그랑프리를 개최한 싱가포르의 자국 관중 동원 능력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나을 게 없고, 관중석 규모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티켓 가격이 두 배라도 기대할 수 있는 매출 규모는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F1에서도 유례가 없는 가장 화려한 축제를 만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감행했고, 나이트 레이스를 위해 투입된 장비에도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 무료 관람이 가능한 주변의 축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쇼를 일주일 내내 준비했다. 그리고, 대회 자체의 적자 여부를 떠나서 싱가포르 그랑프리는 최근 가장 성공한 F1 그랑프리 중 하나로 꼽히게 됐다.
  
▲ [사막 한 가운데서 대회를 개최하는 F1 아부다비 그랑프리]
2009년 처음 개최된 아부다비 그랑프리의 경우도 싱가포르와는 경우가 다르지만 크게 성공 한 케이스로 꼽힌다. 야스마리나 서킷은 사막 한 가운데 외딴 지역의 인공 섬에 만들어졌다. 서킷 주변에는 처음 F1 그랑프리를 개최할 당시에는 완공되지도 않았던 테마파크와 서킷 가운데 위치한 고급 호텔 하나, 그리고 요트와 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가 있는 것이 전부다. 관람객이나 관계자들이 서킷을 벗어나면 아예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인근 대 도시로 나가려면 아무 것도 없는 사막을 지나 30분 동안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아부다비 는 ‘가장 비싼 F1 그랑프리’의 이미지를 만들며 모든 것이 화려해 보이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덕분에 모나코, 싱가포르와 함께 F1의 가장 사치스러운 개최지로 자리잡았다. 아부다비 역시 관중석 규모는 8만 석에 불과하다.
 
반면, 2011년부터 F1 그랑프리를 유치한 인도의 경우는 사기업이 주도했지만 크게 실패한 경우로 손꼽힌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 인근에 서킷이 위치했지만 인도 그랑프리의 이미지 는 고급스러움과는 너무 거리가 멀었다. 그랑프리에 볼리우드의 대 스타와 유명 스포츠 스타를 부르고, 메탈리카가 그랑프리를 기념하는 공연을 준비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흥행에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인도에 상당한 F1 팬 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이아몬드 와 같은 고급스런 이미지를 만들지 못한 인도 그랑프리는 2014년 일단 캘린더에서 빠지게 됐다. 2015년 인도 그랑프리가 F1 캘린더에 복귀할지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비싸 보이는’ 이미지를 구현한 서킷 오브 아메리카]
지난해 가을 텍사스 오스틴에 문을 연 서킷 오브 아메리카에서 대회를 개최한 F1 미국 그랑프리 역시 비교적 성공적으로 첫 대회를 마무리했다. 서킷 건설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 하지 못해 건설이 몇 달 동안 중단되고 지역 의회의 승인이 거절되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 이 있었지만, 서킷 오브 아메리카는 겉보기에 화려한 서킷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서킷의 랜드마크로 기획된 77m의 관람탑이 아름답게 디자인 됐고, 트랙 주변의 모든 것들이 최대한 ‘비싸 보이도록’ 디자인 됐다. TV 화면에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세계의 모든 시청자 들이 알 수 있는 유명인들이 대거 그랑프리를 찾았고, 대회는 여러 가지 우려를 불식시키면 서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부터 F1 그랑프리가 개최되고 있고, 여기저기서 적자에 대한 논란 과 적자 폭을 줄여야 한다는 압력이 있다. 분명히 우리나라만의 사정이 있고 F1 코리아 그랑프리만의 독특한 상황이 있기 때문에 쉽게 정답을 찾는 어렵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F1 그랑프리라는 사업은 종이컵을 파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석 매장의 조명을 끄고 진열대를 줄이고 장식을 없애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홍보에도 실패하고 고급스런 이미지도 만들지 못했던 인도 그랑프리보다 코리아 그랑프리는 더 적은 홍보와 ‘비싸 보이는’ 이미지를 만드는 투자 부족이 두드러졌다. 어떻게 문제를 개선해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한 두 가지 생색내기 식 투자가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전략적인 투자가 크게 확대하고, 값비싼 스포츠 상품을 명품 애호가들에게 판매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F1은 생활필수품을 파는 장사가 아니라 사치품이자 기호품을 파는 장사다. 그것도 세계에 서 가장 비싼 사치품 중 하나다. 그리고 F1 그랑프리 사업은 1,000만 명에게 1만원짜리 물건을 파는 사업이 아니라, 1만 명에게 1,000만원짜리 물건을 파는 사업이다. 우리 사정 에 따라 다이아몬드가 종이컵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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