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F1] 운전을 잘한다는 것

[inside F1] 운전을 잘한다는 것

발행일 2013-09-24 18:24:36 윤재수 칼럼리스트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반기문 유엔 사무 총장을 자랑스러워한다. 우리나라에서 가 장 규모 있는 국제 기구의 책임자가 탄생했으니 충분히 자랑스러워할만 하다. 그런데, 이 상하게도 반기문 총장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지난 2011년 반기 문 총장이 ‘도로 안전을 위한 행동( Action for Road Safety )’을 제창하면서, FIA와 함께 10 년 동안의 특별한 캠페인을 시작한 것에 대해서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 [ ‘도로 안전을 위한 행동’을 제창한 반기문 UN 사무 총장 ]
 
사람들이 더없이 중요한 이 캠페인에 관심이 없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일단 UN이 하는 일에 관심이 없고, FIA에도 관심이 없고 F1이나 다른 모터스포츠를 챙겨보지 않는다. 무엇보다 도로 안전이니 하는 것들은 운전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나 신경쓰면 될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이 가장 큰 문제다. 그리고, 그 오만한 생각이 바로 ‘5백만 명의 어린 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캠페인’이 맞서싸우는 가장 큰 적이기도 하다. 
 
▲ [ 당신의 실천이 5백만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
 
‘도로 안전을 위한 행동’이 얘기하는 필수 실천 항목 10가지가 말하는 것은 매우 간단하다.  
안전 벨트를 메고, 교통 법규와 제한 속도를 준수할 것. 타이어를 항상 점검하고 피곤하거 나 술을 마셨을 때 운전하지 말 것. 카 시트로 어린이를 보호하고 운전 중에는 다른 행동 을 하지 말고 운전에만 집중할 것. 다른 드라이버들을 존중하고 바이크나 자전거를 탈 때 헬멧을 착용할 것.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이런 규칙들을 무시한다. ‘내가 설마’, ‘이쯤이야’라는 생 각이 팽배하다. 심지어는 교통 법규와 제한 속도를 지키는 운전자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보 이기까지 한다. 그런 생각으로 운전하는 것이 사실상 살인 미수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다. 그 이면에는 자기가 운전을 잘하고 사고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오판이 자리잡고 있다. 물론 당연히 그 생각은 틀렸다.
 
▲ [ 써킷에서 펼쳐지는 모터스포츠에선 어느 정도 사고에서도 안전이 보장된다 ]
 
F1 드라이버는 쉽게 말하면 운전을 잘하는 사람들이다. 잘 해도 좀 잘하는 게 아니다. 외계 인이란 소리도 듣고, 뉴타입이란 말도 나온다.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반응 속도를 갖고, 일반인은 느낄 수 없는 차체 각부툰의 상태를 느낄 수 있도록 10년 이상 훈련된 사람들이 다. 하지만, 그들도 사고를 피할 수 없다. 도로의 상태와 차량의 상태는 항상 변하고, 예측 할 수 없는 변수가 갑자기 발생한다. 아무리 대단한 F1 드라이버라도 사고 상황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레이스가 펼쳐지는 써킷이 가장 안전한 도로 라는 점이다.
하지만 일반 도로에서의 운전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일단 사람들이 모두 비슷한 성능의 차에 올라 비슷한 목적으로 달리고 있을리 없다. 많은 운전자의 생각이 다르니 다른 차량 의 움직임을 예상하기도 더욱 힘들다. 도로 상황은 써킷에 비해 훨씬 열악하고, 중앙선 너 머에는 몇 미터도 안되는 곳에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차들도 있다. 사고 충격을 최소화할 텍프로 배리어 같은 것도 없고, 몇 백 미터마다 안전 요원이 서 있지도 않다. 그런 상황에 서 뭘 믿고 교통 법규를 어기고 제한 속도를 넘어설 수 있는 걸까? 냉정하게 생각하면 몇 분의 시간을 벌겠다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미친 짓이자 나쁜 짓이다. 일반 도로 는 결코 써킷이 아니다.
 
▲ [ F1 드라이버들도 도로 안전을 위한 캠페인에 앞장 서고 있다 ]
 
F1을 비롯한 모터스포츠는 본질적으로 인간이 속도를 추구하기 때문에 유지된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일반 도로는 그런 속도를 추구할만한 공간이 아니다. 회를 잘 뜨는 요 리사가 주방에서 기술을 발휘하면 동경의 대상이 되지만, 길거리에서 칼을 휘두르면 다른 이들의 생명을 위협할 뿐이다. 복싱 선수가 경기에서 강한 주먹을 뽐내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될 수 있지만, 광장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사람은 폭력 사범일 뿐이다. 운전도 마찬가 지다. 일반 도로에서 교통 법규와 도로 안전을 위한 행동의 기준을 넘어서는 사람은 그저 범죄자일 뿐이다.
운전을 잘하는가? 당신이 운전을 잘한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가? 그러면 일반 도로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말고 써킷으로 가라. 모터스포츠는 가장 안전한 곳에서 당신의 속도에 대 한 욕망을 채워줄 수 있는 무대다. 그리고, 일반 도로에서는 도로 안전을 위한 행동 기준을 준수하라. 그게 5백만 명의 생명을 살리는 길이다. 도로 안전을 위한 행동 기준이 어겨졌 을 때 생명을 잃고 있는 5백만 명 중 대부분은 어린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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