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F1] 자동차, 알고 있습니까?

[inside F1] 자동차, 알고 있습니까?

발행일 2013-09-10 12:11:32 윤재수 칼럼리스트
▲ 당신에게 이런 차가 생긴다면?
 
자동차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자동차를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자동차 브랜드와 차종을 줄줄 꿰고 있고, 배기량과 최대 출력을 잔뜩 외운다고 차를 아는 것이 아니다. 백과사전 같은 지식을 갖는 것이 자동차를 아는 것이 아니다. 국적불명의 제로백 타령만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몇 만원 짜리 셔츠를 고를 때도 어디 바느질 잘못된 곳 없는지 올 풀린 곳은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수 천 만원 짜리 자동차를 고르면서 엔진 룸 한 번 살펴보지 않는 것이 우리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현실이다. 이쯤에서 자동차를 아는 것과 자동차를 좋아한다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열 네 번째 생일에 할아버지로부터 선물받은 돈으로 낡디 낡은 폭스바겐 쿠페 한 대를 구입한 열 네 살 소년이 있었다. 운전 면허도 없었지만 자신만의 자동차가 생긴 소년은 가장 먼저 무엇을 했을까? 자동차 문화가 없는 우리네 상식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첫 차를 갖게 된 소년이 처음 한 것은 ‘자동차를 분해하는 것’이었다. 소년은 낡은 자동차의 엔진까지 모든 부품을 분해했고, 이를 다시 조립하는데 2년이 걸렸다. 단지 자동차가 좋았고, 자동차를 알고 싶었던 소년은 그렇게 성장했다.이 소년 니키 라우다는 이후 F1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세 차례나 차지한 전설적인 드라이버가 되었다. 그는 곧 개봉할 영화 ‘러시:더 라이벌’의 실제 주인공 중 한 명이기도 하다.
 
▲ F1 트리플 챔피언 ‘불사조’ 니키 라우다
 
엄청난 고액 연봉을 받는 F1의 스타 드라이버라도 자동차를 좋아하고 차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하는 마음은 일반인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50년 전과 비교해 지금 크게 달라진것도 없다. 현재 많은 F1 드라이버들이 바쁜 시즌 중 따로 대학 강의를 들으며 자동차 관련 과목의 수업에 열중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2009년 이미 스타덤에 올라 있던 세바스찬베텔이 한 허름한 카트 이벤트에 참가해 자신의 카트를 직접 정비하는 것은 물론 스타팅 그리드로 직접 카트를 들어 옮기는 모습이 포착된 것도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 레이스를 앞두고 카트의 타이어 압력을 직접 점검하고 있는 세바스찬 베텔
 
세계 최고의 무대인 F1 뿐 아니라 모든 모터스포츠들은 자동차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큰도움이 될 수 있다. 관심이 없을 때는 어렵고 복잡하기만 하던 스포츠의 규칙들이, 재미를붙이고 팬이 된 후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머릿 속에서 정리되는 것처럼, 책으로 접하고 억지로 공부해서는 익히기 어려웠던 지식들이 모터스포츠를 즐기는 동안 자연스럽게 익혀질 수 있다. 때문에 자동차 문화를 발전시키고 이런 저런 캠페인을 펼치는 것이 중요한 만큼, 먼저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모터스포츠를 널리 보급할 필요가 있다.
 
모터스포츠는 자동차를 좋아한다면서도 간과하고 있던 중요한 것들을 기억하게 한다. 치열하게 속도 경쟁을 펼치는 과정에서도 어떻게 다른 드라이버들을 배려해야 하는지, 한 대의 레이스 카를 위한 준비 과정에 얼마나 많은 이들의 손길이 필요한지 절실히 느끼게 된다. 빠르다는 것의 의미와 운전을 잘 한다는 의미도 바로잡는다. 자동차 안전이라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이렇게 배우고 느낀 것들이어느날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구해줄 지도 모른다. 자동차를 좋아한다는 사람이 꼭 알아야 할 것은 그런 것이다.
 
모터스포츠를 즐긴다는 것과 자동차를 좋아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자동차를 정말 알고 싶다면 먼저 써킷으로 달려가야 한다. 자동차를 정말 좋아한다면 모터스포츠와 자동차 문화를 풍성하게 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모터스포츠와 함께 한다면, 생각하기 귀찮아서, 혹은 공부에 취미가 없어서 지나쳤던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있다. 부담스러워 할 필요는 없다. 니키 라우다 역시 낙제생이었다.
 
▲ 자동차를 조립하고 정비하는 F1 팀의 미캐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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