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준중형 해치백의 자존심인 현대차 i30가 동급 수입차보다 적게 팔리는 굴욕을 당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7월 i30은 921대가 판매됐다. 이는 같은 기간 1041대가 팔린 폭스바겐 신형 골프보다 120대나 적은 수치다. 현대차는 i30을 PYL(프리미엄 유니크 라이스타일) 차종으로 선정하고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업계 한 전문가는 "그동안 i30는 골프와 비교해 가격 대비 사양에서 경쟁력이 있었지만, 이번 신형 골프 출시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이는 i30가 골프 등 수입차와 비교해 가격과 옵션으로 비교우위를 차지하던 시간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신차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신형 골프의 인기는 놀랍다. 지난달 2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한 신형 골프는 불과 21일만에 1천대가 넘게 팔렸다. 신형 골프를 출시하며 월 1000대를 팔겠다고 호언장담한 폭스바겐코리아 박동훈 대표의 말이 현실이 된 것이다.
특히, 2천만원대로 출시된 1.6 TDI 블루모션(353대)이 더 많이 팔릴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300만원 비싼 2.0 TDI 모델(688대)이 두 배 가량 더 많이 판매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런 현상은 단순히 소비자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수입차로서 골프를 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와 차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골프 2.0 TDI의 경우 7세대 모델로 바뀌며 연비와 성능이 모두 업그레이드됐음에도 가격은 오히려 낮아졌다. 신형 골프 2.0 TDI의 연비는 기존 16.2km/l에서 16.7km/l로 향상됐으며, 엔진 개선을 통해 출력도 10마력 올렸다. 반면 가격은 기존(3310만원)보다 20만원 내린 3290만원이다.
골프 1.6 TDI 블루모션도 제원상 성능은 기존과 비슷하지만, 가격은 120만원이나 낮아진 2990만원으로 판매된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폭스바겐 골프와 달리 i30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은 아반떼나 벨로스터, 기아차 K3 등으로 쉽게 옮길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다"면서 "만약 i30를 구매하려던 고객들에게 3천만원이 있다면 대부분 그랜저를 사지 않겠냐"고 밝혔다.
또, "i30을 비롯해 i40, 벨로스터 등 PYL 차종은 많이 판매되는 볼륨 모델이 아니라 다양한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특별히 만든 파생 모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