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연비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지식경제부가 올해부터 새로운 연비 측정 규정을 마련, 이를 표기하도록 규정을 내놨다. 그러나 시트로엥 공식 수입사 한불모터스는 현행법을 위반한 채 구연비 표기법을 내놓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한불모터스는 지난달 13일, 시트로엥 DS4의 출시와 동시에 이 차의 공인연비가 21.5km/l라고 밝혔다. 이 내용은 자사 홈페이지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공개됐다. 그러나 이는 구연비의 측정 기준으로, 현행 공인연비(신연비 17.6km/l)보다 22% 가량 높게 나타난 수치다.

지경부는 작년 11월, 2012년 1월 1일부터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대해 강화된 자동차 연비 측정법을 적용하고, 도심 및 고속 주행을 포함한 복합 연비를 기재하도록 했다. 이를 적용하면 기존 연비에 비해 10~20%가량 연비가 낮게 나타나게 된다.
한불모터스는 앞서 지난 4월에도 시트로엥 DS3를 출시하며 구연비를 표기하는 방법으로 DS3 1.4 디젤과 1.6 가솔린의 공인 연비를 각각 25%, 15% 가량 높여 발표했다. 당시 탑라이더의 보도에 따라 이를 조사한 지경부 관계자는 해당 정보 시정을 요구했고 회사 측은 홈페이지내 관련 자료를 수정했다.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카달로그, 광고 등에는 신연비로 측정한 공인 연비를 표기하고 있다"면서 "보도자료 등에 구연비를 표기한 것은 기존과 비교해 연비가 좋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지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제조사에서 직접 제작하는 차량부착물, 광고, 인터넷 홈페이지, 제품 카탈로그 등에 구연비를 적는 것은 불법으로 과태료를 물게 돼 있다. 그러나 언론 배포용 보도자료는 어떤 식으로 적든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시트로엥 뿐 아니라 현대기아차 등 국산차 메이커들도 간간이 꼼수를 부리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연비 표기 규정이 두가지로 나뉘어져 소비자가 쉽게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경부가 규정을 내놓고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해 오히려 소비자들 혼란이 가중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