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의 연비기록을 두배나 능가하는 황당한 기록이 한국에서 나왔다. 하이브리드나 디젤도 아닌 가솔린 자동차가 가장 높은 연비를 기록했다.
SK엔카 관계자는 15일(일) 'SK엔카 에코드라이버 선발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총 100명의 참가자 중 1위를 차지한 차는 닛산 큐브(가솔린) 차량으로 연비가 무려 56km/l에 달했다. 이어 GM대우 젠트라와 현대 아반떼(MD), 구형그랜저(TG) 등 가솔린 차량들이 50km/l를 훌쩍 넘으며 2~4위를 차지했다.
이번에 나온 기록은 그동안의 기네스북 연비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수 있는 쾌거(?)다. 최근 기네스북의 미대륙일주 연비 기록은 기아 K5하이브리드가 차지했는데, 이때 연비는 27.5km/l였다. 호주의 연비 운전 전문가 테일러부부가 푸조 308 MCP 디젤로 세운 기네스북 기록도 44km/l에 불과(?) 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대회 결과는 더욱 놀랍다.
차량을 공회전하는 경우도 1시간에 약 1리터의 연료가 분사되는데, 이번 대회의 우승차량들은 5시간 가까이 달리며 3리터의 연료만 썼으니 차를 달리면서도 공회전보다 연료를 더 절약한 셈이다.

하지만 이날 일부 참가자들은 대회의 운영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작점에서 연료를 가득 채운 후 돌아와서 다시 연료를 채우는 방식으로 연비를 측정해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주유기에서 "딸깍"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 연료를 채우는데 이 부분이 지나치게 주관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참가자는 "주유기는 '딸깍'소리가 난 후에도 5리터 이상 들어가기 때문에 출발 전에는 연료를 주유구 목까지 채우고, 도착해선 '딸깍' 소리가 한번 날 때까지만 채우면 최소 5리터 정도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운영의 허술함도 눈에 띄었다. 가장 중요한 주유구를 봉인하면서 주유구가 열리는 부분이 아니라 힌지 부분에 봉인스티커를 붙이는 바람에 중간에 주유구를 열더라도 봉인이 뜯기지 않는 차들도 여러대 있었다. 심지어 LPG 겸용차로 개조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트렁크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번 대회 1등은 주유상품권 300만원와 타이어 세트, 2등은 주유상품권 100만원과 타이어 세트, 3등은 주유상품권 50만원이 주어졌으며 참가자 전원에게는 자동차용품(8만원 상당) + 기념티셔츠(2만원 상당) 등이 전달됐다.
이번 'SK 엔카 에코드라이버 컨테스트'는 차종 구분 없이 등록증에 적힌 공인연비에 비해 연비가 얼마나 향상됐는지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치뤄졌다. 주행구간은 용인~원주간 왕복 169km(고속도로 60%, 국도 및 시내 40%)로 5시간 이내에 완주(평균속도 33.8km)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