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올란도의 변속기에 결함이 있다는 주장이 또 제기됐다. 변속기 결함으로 인해 차량 전복 사고가 났다는 운전자도 나타났다.
지난 4월 쉐보레 올란도를 구입한 황씨는 10일, 차량 구입 두 달 만에 변속기 결함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임신 7개월이던 부인이 차량 전복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황씨에 따르면 그의 부인은 지난 2일, 경남 밀양 한 언덕길에서 쉐보레 올란도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갑자기 차가 멈춰 당황했다. 계기반에는 '엔진 이상'을 알리는 램프가 켜졌으며, 가속페달을 아무리 밟아도 엔진 소리만 커질 뿐 차는 전혀 전진하지 못하는 현상이 계속됐다. 일단 인근 길가에 주차를 하려고 기어노브를 후진(R)으로 옮기는 순간 차가 뒤로 튀어나가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후 인근 쉐보레 정비사업소(정비협력사)에서 차량을 검사한 결과 황씨의 올란도에는 ‘P0601’과 ‘P0700’ 등 결함 코드가 2건 발생 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GM이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P0700 코드는 변속기 내에 미끄러짐이 발생해 차의 동력이 잘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P0601은 파워트레인 전자모듈의 고장으로 통신이 6회 이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를 뜻한다. 변속기 고장이 차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여부는 알기 어렵지만, 사고 당시 변속기가 헛도는 듯한 고장이 발생했고 운전자가 이로 인해 당황했다는 점은 분명한 셈이다.
쉐보레 올란도는 출시 직후부터 변속기 결함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기 장착된 변속기가 엔진 동력을 잘 전달하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토부가 운영하는 자동차결함신고센터 홈페이지에도 이와 비슷한 제보가 이어졌다.
운전자 김씨는 “가속페달을 밟아도 차가 나가지 않고 RPM만 증가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정속주행 시에도 RPM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경우가 많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다른 운전자 박씨는 “속도가 올라가지 않는 일이 잦고, 엔진 경고등에 불이 들어오며 시동이 꺼지는 현상을 5번이나 겪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운전자 조씨는 “시속 70km로 주행 중 속도가 갑자기 20km 정도로 줄더니 가속이 안됐다”면서 “당시 엔진 경고등에 불이 들어왔고, 엔진회전수(RPM)도 불안정했으며 차량 떨림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변속기 고장이 난 경우,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강제로 엔진 출력을 감소시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성능연구소 관계자는 "변속기에 문제가 있어 코드 84(엔진 파워 감소) 같은 결함 코드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번 신고 사항들을 모두 변속기 결함이라 단정 짓기는 어렵다"면서 "아직 동일 사안에 대한 제보가 많지 않아 조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