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달 동안 모습을 감췄던 친구가 캠핑을 가자고 연락이 왔다.
안락의자에 앉아 모닥불을 쬐고 있는 친구 부부는 편안해 보였다. 그는 잠수를 했던 몇 달 사이 일이 있었다고 했다. 둘째가 생긴 것이다. 첫째와 열 살 터울이다.
축하해.
뭘. 무거운 깃털 하나 어깨에 내려앉은 건데.
무거운 깃털?
낙타는 아주 작은 깃털 하나 더해졌을 뿐인데, 그 깃털의 무게 때문에 사막을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데.
‧‧‧‧‧‧.

이 땅에 사는 남자의 어깨는 무겁다. 그들의 어깨에는 지구의 무게가 실려 있다. 작은 깃털 하나만 더해져도 털썩 주저앉을 만큼 그들이 지고 있는 삶이란 짐은
무
겁
다.
이 무거운 짐을 지고 그들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그곳에 종착역은 있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