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전자 1천만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여성과 차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불편해 보인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열린 2011 서울오토살롱-오토서비스 전시회는 자동차 전시 이외에도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가 많았다.


특히 일반인이 겪어보기 힘든 카레이싱을 시뮬레이터로 체험해 볼 수 있는 '레이싱 시뮬레이터 체험존'은 전시장을 찾은 많은 이들의 발길이 멈췄던 이벤트였다. 외국인들도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인기를 누리던 곳에서 상당히 심경이 복잡해지는 경험을 했다.
줄을 서 있으려니 한 남성이 내 앞으로 새치기를 했다. 뭔가 급한일이 있나보다 싶었는데 이후에도 두명이 더 껴들었다. 참다참다 "내가 먼저 왔는데 왜 새치기를 하냐"고 화를 냈다. 그러자 새치기 장본인은 "여자가 레이싱 게임을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여기서 왜 남자 여자를 따지냐고 쏘아붙일 생각이었지만, 정말 주위를 보니 그곳에 있는 여성은 나 혼자였다.

행사장 대다수의 관람객은 남성이었고 여성이라곤 모델, 관계자, 혹은 누군가의 여자친구 뿐 이었다.
차선변경이나 추월을 할 때 운전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곱지 못한 시선을 받을 때가 많다. "집에서 밥이나 하지"라는 말은 이제 하도 들어 화도 안난다. 여성들도 이젠 "밥하려고 쌀사러간다, 왜!"라고 되받아 치고 만다.
물론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공간지각능력이나 운동신경이 더 발달해 운전에 능숙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성운전자가 전체 39%(2010년 기준 통계청자료)가 넘는 시대에 살면서 언제까지 '집에서 밥이나 하라'는 말을 할텐가.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직접 차를 구입하는 여성 오너도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자동차 업체들은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기위한 디자인과 컬러의 차를 출시하고 있을 정도다.
발빠른 경제 변화를 따르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불편한 자동차와 여성'의 관계는 언제 쯤 끝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