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세계 각지 20여개 도시를 돌며 벌어지는 F1 그랑프리 첫 대회가 3월 25일 호주 맬버른 Albert Park 서킷에서 개최된다.
남반구에 위치하여 계절이 우리나라와 반대인 호주 맬버른 그랑프리는 1996년부터 F1대회 개막전 경기를 펼쳤으나, 2010년부터 바레인 GP에 개막전 일정을 내줬다. 그러나 최근 바레인 내부사태로 인해 그랑프리가 취소됨에 따라 호주GP이 다시 2011년 개막전 경기로 개최되어 전 세계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2011 F1대회 개막경기로 개최되는 호주 그랑프리의 ‘앨버트 파크 특별 서킷’의 F1역사는 남다르다. 자국의 애들레이드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96년부터 줄곧 F1 그랑프리를 개최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F1 그랑프리의 상업적 권리를 행사하는 FOM에서 유럽의 TV 시청자를 위한 ‘야간경기 개최’ 주장, ‘개최권료 인상’ 등 조건을 내걸고, 맬버른에서 차로 40여분 떨어진 ‘아발론’에 상설 서킷을 건설하겠다는 경쟁자가 나타나며 개최 위기에 놓였다.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앨버트 파크 특별 서킷은 2011년(3월 27일)부터 2015년까지 계약 연장(오후 5시 이후 이벤트 시작 등이 포함 됨)에 성공하면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게 됐다.
□ 호주 맬버른 대회 관전포인트 : 우승자 예상, 새로워진 규정
총 15경기를 치른 앨버트 파크 특별 서킷에서 우승한 드라이버는 모두 11명이다.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GP)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연승을 거둔데 이어 2004년 우승해 4승을 거뒀다. 2009년 F1 월드 챔피언 젠슨 버튼(맥라렌)이 2010년도에도 포디엄의 정상에 섰다. 96년 앨버트 파크 특별 서킷 첫 경기에서는 그해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데이먼 힐(윌리엄즈)이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았다.
올해는 작년 종합 9위에 그쳤지만 다시 한번 챔피언 타이틀 획득의 영광을 차지하려는 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메르세데스), 시즌 2연패를 노리는 세바스찬 베텔(레드불), 지난 시즌 아쉽게 종합포인트 2위에 머무르며 두 번의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한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 F1의 첫 번째 흑인 챔피언인 작년 4위 루이스 해밀턴(맥라렌), 한번의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5위 젠슨 버튼(맥라렌), 작년 시즌 3위의 마크 웨버(레드불) 등이 2011년 시즌 우승 후보들이다.
컨스트럭터 순위에서는 웨버와 베텔의 선전에 힘입어 레드불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작년 컨스트럭터 챔피언이 됐고 올해도 컨스트럭터 챔피언이 유력하다. 레드불의 아성에 도전하는 페라리와 멕라렌 외 슈마허의 메르세데스가 시즌 전 테스트 주행서 좋은 성적을 거둬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는 새롭게 달라진 규정으로 인해 보다 더 스릴넘치고 흥미진진한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작년에 멕라렌의 젠슨 버튼이 우승한 호주 그랑프리가 열리는 멜버른 서킷은 평속 200㎞/h의 속도와 14개의 커브로 이루어진 시가지 서킷이 아니지만 시가지 서킷의 특징을 가진 서킷으로 추월이 쉽지 아닌 어려운 코스로 알려져 있는데, 그러나 이번 시즌 KERS 시스템과 변형 가능한 리어 윙 등 새로운 규정의 도입으로 주행 중 추월이 수월해지면서 F1 각 팀들이 새로운 규정에 얼마나 적응하는지가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번 시즌부터 공식 타이어 공급 업체가 종전 브릿지스톤에서 피렐리로 바뀌면서, 피렐리는 앞으로 3년간 F1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게 된다. 레이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이어의 변화는 레이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테스트 기간 동안 드라이버들은 피렐리 타이어의 높은 마모도에 대해 고심했고 각팀이 한 대회를 치루는 동안 3번 또는 4번의 피트 스톱이 소요 될 예정이며 피트 스톱 전략이 올 해 승부의 관권이 될 전망이다.
새로운 규정은 더욱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만들면서도 보다 안전한 대회 운영을 지향하고 있다. 2011년 새로 규정되거나 강화된 안전 관련된 조항으로는 머신이 전복되었을 때 드라이버를 보호하는 롤 스트럭처(roll structure)의 규격 강화, 과도하게 공격적인 드라이빙과 트랙을 벗어난 주행에 대한 규제 강화, 각 팀 메카닉의 철야 작업(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 금지 등이 있다.
또한, 이번 시즌은 컨스트럭터를 둘러싼 많은 변화가 있었다. BMW 자우버는 그냥 자우버로 변경했고, 2010 시즌 Lotus Racing을 팀 이름으로 사용했던 말레이지아 국적 컨스트럭터 로터스는 2011 시즌을 앞두고 Team Lotus로 이름을 바꿨다. 또한, 2010 시즌까지 Renault F1 Team이라는 팀 이름으로 참가한 르노는 Lotus Cars와 파트너가 되면서 Lotus Renault GP라는 새 팀 이름을 갖게 되었다. 버진은 러시아 국적의 스포츠카 제조사 Marussia에 인수되면서 팀 이름을 Marussia Virgin Racing으로 바꾸면서 새로운 팀명으로 2011 시즌을 진행하게 된다.
새로운 F1 그랑프리 개최국도 2011년 시즌의 변화 중 하나다. 코리아 그랑프리에 이어 17라운드로 열리는 인도 그랑프리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 일곱 번째로 F1 그랑프리를 개최한 나라가 된다. 인도 그랑프리가 열릴 Jaypee International Race Circuit은 무려 20만석의 관중석을 설치하면서 F1 그랑프리가 개최되는 서킷 중 최대 규모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까지 시뮬레이션으로는 F1 규격에 맞춘 서킷 중 몬짜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서킷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규정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2011 시즌의 개막대회인 호주 그랑프리가 임박한 가운데 (재)포뮬러원국제자동차경주대회 조직위원회 박종문 사무총장은 “F1 대회의 관전 포인트만 조금 알아도 F1 대회의 재미는 배가 될 것이며 단순히 자동차가 같은 코스를 반복적으로 주행하는지루함이 아닌 프로야구나 월드컵 못지않은 흥미 있는 스포츠가 될 것”이라며 대회 관전 요령을 설명했다
□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맬버른 빅토리아 주에서는 대회운영법인에게 숙박, 관광, 쇼핑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2005년, $1억74백만)를 고려하여 매년 재정지원(2009년, $55백만)을 하고 있다. 2010년 F1대회조직위원회에서 접촉했던 호주 맬버른 시청의 이벤트 담당자는 “비록 F1대회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 들어가나 F1대회를 활용한 국제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지역이 얻는 이익이 크므로 F1대회를 계속 개최하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호주 맬버른 그랑프리에는 2010년부터 호주항공사인 Qantas가 타이틀스폰서로 등장하여 재정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호주 F1 그랑프리의 풀네임은 “2011 Formula one Qantas Austrailian Grand Prix"이다. 기업부스(Corporate Suite)를 이용하는 VIP고객을 위해 Qantas와 계약하여 시드니공항과 연계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호주 그랑프리에 스폰서십으로 참여하는 기업만 조니워커, 로레알, 렉서스 등 40여개에 달한다.
호주 이후 두번째 대회인 말레이시아 그랑프리는 4월 8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되고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시즌 17번째 대회로 10월 14일에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