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IS F, 엔진의 '3단 고음' 주행감 짜릿

[시승기] 렉서스 IS F, 엔진의 '3단 고음' 주행감 짜릿

발행일 2011-03-09 15:10:17 김상영 기자

스포츠카의 매력은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는데 있다. 무지막지한 가속 능력, 정확하고 민첩한 핸들링,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제동 능력 등을 중요한 요소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아도 엔진은 조용하고, 고속으로 코너를 돌 때도 타이어 미끄러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면 스포츠카는 단순히 조금 더 빠른 이동수단에 불과할 것이다.

▲렉서스 IS F

‘소리’는 속도와 핸들링, 제동능력 못지않게 스포츠카 및 고성능 자동차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성난 맹수처럼 그르렁거리는 엔진소리는 운전자에게 많은 쾌감을 준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엔진소리가 운전자를 자극하고, 자동차와의 일체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렉서스 IS F는 우수한 동력 성능과 함께 매력적인 엔진소리를 들려준다. '소리'에 매료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시승에 열중했다.

▲IS F는 IS시리즈 보다 소프티한 외관을 보인다.

◆3단계로 변화하는 엔진 소리는 즐거움 자체

시동을 건 순간부터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말 렉서스가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숙성과 안락함을 무기로 삼아온 렉서스 이미지와 사뭇 달랐다. 낮게 깔리는 엔진소리는 지하 주차장을 가득 채웠고 묘한 떨림이 아랫배를 간지럼 태우는 듯 했다.

IS F에는 듀얼흡기방식의 4969cc V8 VVT-iE 엔진이 장착됐다. LS600h에 장착된 엔진을 튜닝한 것으로 423마력(6600rpm)의 최고 출력과 51.5kg·m(5200rpm)의 최대 토크를 낸다.

▲듀얼흡기방식의 4969cc V8 VVT-iE 엔진은 423마력의 출력을 낸다.

모터사이클 제조사인 야마하가 엔진 튜닝에 동참했다. 악기생산으로 사업을 시작한 야마하라서인지 엔진소리가 남다르다.

저속 주행 시는 저음의 엔진 소리가 들려온다. ‘웅웅’ 거리는 것이 덩치 큰 성악가의 저음 같다. 스포트모드로 변경 후 가속페달을 밟으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3600rpm를 넘어서자 ‘빠아앙’ 하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뿜는다. 속도를 더 높이면 5500rpm 부근에서 ‘두두두두’ 하는 소리로 바뀐다. 짜릿함으로만 보자면 요즘 대세 <아이유>의 '3단 고음'은 댈 것도 아니다. 렉서스 측은 저속 주행 시에는 배기음이, 고속 주행 시에는 흡기음이 최대 속도 주행 시에는 엔진 기계음이 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3600rpm이 넘어가면 공기의 흡입 방향이 바뀌어 엔진소리가 변한다.

소리로 느끼는 주행감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무작정 큰 엔진소리가 아니라 속도와 rpm에 따라 변하는 엔진소리는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운전자의 조작에 차가 엔진소리로 반응하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마치 차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기분이었다.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넘치는 힘

IS F는 기존 IS시리즈 보다 110kg 무거워졌으며 전장과 전폭은 각각 85mm, 15mm가 늘었다. 반면 전고는 10mm 낮아졌다. 크기로만 비교한다면 국내 준중형차량 보다 조금 큰 정도다. 하지만 작은 차체에는 엄청난 배기량의 엔진이 장착됐다. 단순비교를 하자면, 아반떼에 에쿠스 리무진 엔진이 장착된 수준이다.

423마력의 출력과 51.5kg·m의 토크는 무섭게 차를 이끌고 나간다. 경쟁차종으로 뽑히는 BMW M3나 아우디 RS4보다 높은 수치다.

▲렉서스 IS F

가속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의 초반 영역에서는 물론이고 100km/h에서 200km/h까지 이르는 구간까지 순발력을 잃지 않고 꾸준한 가속 능력을 보였다. 또한 높은 토크로 인한 치고나가는 느낌은 발군이다.

고속주행에서 코너링도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높은 토크의 영향으로 3~4단에서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했으며 후륜구동을 감안했을 때, 오버스티어 현상도 크지 않았다. 코너 안쪽을 점령해 차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코너를 빠져나가는 맛이 일품이었다.

반면, 차체가 흔들리는 현상이 잦았다. 급가속을 할 때나 고속으로 코너를 빠져나와 직선 도로에 합류할 때는 독일차들에 비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고속으로 주행할 때는 급차선 변경에 약점을 보였다. 

접지력은 좀 아쉬웠다. 겨울철 새벽에 주행을 한 터라 노면이 얼어 있었고, 시승차 타이어가 하절기 퍼포먼스 타이어인 브리지스톤 RE050A였던 까닭도 있었겠다. 무엇보다 차의 강력한 힘에 비해 타이어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느껴졌다. IS F의 타이어 규격은 전륜 245/40/19, 후륜 255/35/19다. 경쟁차종인 M3나 RS4보다 출력이 강하지만 타이어 접지면적은 더 작다. M3에 비해 전륜의 너비는 20mm, 후륜의 넓이는 10mm 작다.

▲IS F의 실내는 매우 고급스럽다.

◆협소하고, 특징 없는 실내는 아쉬워

IS F의 실내 공간은 매우 협소했다. 뒷좌석 공간은 물론이며 운전석도 매우 좁았다. IS시리즈에 비해 전고가 낮아진 탓도 있겠고, 두툼한 버킷시트의 영향도 커 보인다. 신장 180cm 가량의 남자가 탑승했을 때, 시트를 가장 낮게 낮춰도 천장에 머리가 약간 닿았다. 뒷좌석도 넉넉한 수준은 못됐다.

▲RPM중심의 계기판은 예상외로 시인성이 뛰어나다.

실내의 재질이나 마감은 이 차가 렉서스라는 것을 한눈에 인식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각종 부품이나 실내 재질은 매우 우수한데다 군더더기가 없고 마감이 깔끔하다. 하지만 스포츠세단이라는 특성에 맞게 기존 렉서스 차량과 크게 차별화 시킨 레이아웃을 선보였다면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렉서스 IS F의 주요 제원 및 가격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아이오닉 6N∙EV6 GT에 적용, 2-스테이지 모터시스템

아이오닉 6N∙EV6 GT에 적용, 2-스테이지 모터시스템

현대차∙기아의 신기술, '2-스테이지 모터시스템'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기술대상' 최초 영예인 대통령상을 수상해 주목된다. 해당 시스템은 고출력 전기차의 구동 시스템으로도 도심과 같은 일상주행에서 높은 효율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의 파워유닛은 크게 3가지, 전기모터, 감속기, 인버터로 구성된다. 전기모터는 회전력을 생성하고, 감속기는 그 회전력을 바퀴에 전달한다. 인버터는 배터리의 직류 전력을 교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2세대 신형 텔루라이드 공개, 레인지로버 혹은 컬리넌

2세대 신형 텔루라이드 공개, 레인지로버 혹은 컬리넌

기아 2세대 텔루라이드가 공개됐다. 10일(현지시각) 공개된 신형 텔루라이드는 6년만에 선보이는 풀체인지 모델로, 1세대 모델의 고급스러움과 편안한 온로드 승차감을 기반으로 대담하고 정교한 디자인을 통해 존재감을 높였다. 2027년형 텔루라이드는 2026년 1분기 출고가 시작된다. 신형 텔루라이드의 외관은 박시한 스타일과 면을 강조해 미래지향적이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전면부의 대담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비롯해 편평한 보닛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BMW코리아, '전기차 시승 멤버십' 참여 고객 2500명 돌파

BMW코리아, '전기차 시승 멤버십' 참여 고객 2500명 돌파

BMW코리아(대표 한상윤)가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선보인 전기차 시승 멤버십 프로그램 'BMW BEV MEMBERSHIP'이 운영 6개월 만에 누적 참여 고객 2500명을 돌파했다고 11일 밝혔다. BMW BEV 멤버십은 총 230대의 BMW 전기차가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BMW BEV 멤버십은 고객이 BMW 전기차를 통해 브랜드 핵심 가치인 '운전의 즐거움'을 온전히 경험하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주행 환경에 가장 적합한 전기차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올해 5월부터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폴스타5, 플레이스테이션 및 그란투리스모에 첫선

폴스타5, 플레이스테이션 및 그란투리스모에 첫선

폴스타가 플레이스테이션 4 및 5 그란 투리스모 7에 전기 퍼포먼스 GT 폴스타 5를 새롭게 추가한다. 그란 투리스모 7버전의 폴스타 5는 지난주 LA에서 열린 그란 투리스모 월드 시리즈(GT World Series) 행사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12월 그란 투리스모 7에 정식 추가될 예정이다. 폴스타와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폴리포니 디지털(Polyphony Digital)은 폴스타 5 디지털 모델을 제작했다. 폴스타 R&D 센터의 전문가들과 함께 폴스타 5 프로토타입 차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BYD 돌핀 국내 인증, 60kWh 배터리..주행거리 354km

BYD 돌핀 국내 인증, 60kWh 배터리..주행거리 354km

BYD코리아의 엔트리급 전기차, 돌핀(돌핀 액티브)이 국내에 롱레인지 모델로 출시된다. BYD코리아는 최근 돌핀 60.48kWh의 국내 인증을 완료했다. 인증 모델의 주요 사양으로는 최고출력 204마력, 60.48kWh 배터리팩, 복합 주행거리 354km(도심 388, 고속 312)로 롱레인지 사양이다. BYD코리아는 국내에 중형 세단 전기차 씰(SEAL), 준중형 해치백 전기차 아토3(ATTO 3), 중형 SUV 전기차 씨라이언7(SEALION 7)을 선보였으며, 소형 해치백 전기차 돌핀(DOLPHIN)의 출시를 앞두고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혼다 CR-V 부분변경, 11월 국내 출시..바뀌는 부분은?

혼다 CR-V 부분변경, 11월 국내 출시..바뀌는 부분은?

혼다 CR-V 부분변경이 11월 국내에 출시된다. 신형 CR-V는 디자인 변화는 최소화하고 완성도를 높인 것이 특징으로, 북미시장 기준 터프한 분위기의 트레일스포트(TrailSport) 트림을 추가했다. 트림 구성은 기존과 유사하게 상위 트림에 하이브리드가, 하위 트림은 가솔린 터보가 적용된다. 2026년형 CR-V로 불리는 CR-V 부분변경에는 공격적인 디자인의 신규 18인치 휠이 적용되며, 오프로드 특화 모델인 트레일스포트에는 전용 올터레인 타이어와 신규 컬러인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르노 트윙고 E-TECH 공개, 매력적인 도심형 전기차

르노 트윙고 E-TECH 공개, 매력적인 도심형 전기차

르노는 6일(현지시각) 도심형 전기차, 트윙고 E-TECH를 공개했다. 트윙고는 1992년 선보인 르노의 아이코닉한 소형차로 A-세그먼트 시티카를 대표한다. 트윙고 E-TECH는 불과 2년전 공개된 콘셉트카를 양산차로 구현했다. 출고는 2026년 초 시작되며 가격은 2만유로(3344만원) 미만이다. 유럽의 A-세그먼트 시장은 규모가 줄었다고 생각되지만, 여전히 전체 시장의 5%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의 운전자들은 도심 생활이나 세컨드카로 설계된 합리적인 시티카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현대차 픽업트럭, 2027년 첫선..포드 레인저와 경쟁

현대차 픽업트럭, 2027년 첫선..포드 레인저와 경쟁

현대자동차가 2030년까지 픽업트럭 라인업을 4종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카세일즈는 현대차 호주법인 CEO 돈 로마노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차가 토요타 하이럭스, 포드 레인저와 경쟁할 래더 프레임 픽업트럭을 출시할 예정이며, 출시 시점은 2027년 중반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 2025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현재 북미시장에 판매중인 싼타크루즈 외에 바디 온 프레임(BoF) 중형 픽업트럭을 2030년까지 선보일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폭스바겐, 투아렉 오너 화보 'The Essence of Hidden Luxury' 공개

폭스바겐, 투아렉 오너 화보 'The Essence of Hidden Luxury' 공개

폭스바겐코리아가 플래그십 SUV 투아렉 오너의 라이프스타일 스토리와 철학을 담은 ‘The Essence of Hidden Luxury’ 화보를 공개했다. 지난 10월 시작된 ‘투아렉 오너 클럽’은 오너와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활동으로 변호사, 마케팅 전문가, 신경외과 전문의, 기업인 등 자신만의 기준으로 리더의 삶을 살아가는 여섯 명의 오너들로 구성되었다. 오너 클럽의 첫번째 활동인 이번 화보는 ‘보여지는 화려함보다 본질의

업계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