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1, 희미한 어둠 속 여섯 남자의 전력질주. 손을 뻗고 농구 골대를 향하는 힘찬 도약. 결과! 'Boy', 한참 모자라다. 'Gentleman', 살짝 못 미친다. 터치에 성공한 손은? 야생 근육질의 'Guy'. 멋지게 착지하는 그를 장식하는 한줄, 'Guys Only'.
#광고2, 하얀 수트를 입은 남자들의 전력질주. 먼저 앞서 나가는 'Gentleman', 반팔의 'Boy'가 이를 금방 제치나 싶을 때 나타나는 반라의 근육질 남자. 불쑥 튀어나와 선두를 빼앗는다. 그 위에 위풍 당당히 등장하는 한줄 'Guys Only'
현대 자동차에서 신형 엑센트를 출시하며 ‘Guy's License’란 광고 카피를 선보였다. 남성을 일컫는 대명사 'Boy', 'Gentleman', 'Guy'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돋보이는 이 광고는 15년 만에 풀 체인지 모델로 출시한 신형 엑센트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다. 풋풋하고 어려 보이는 'Boy'보다 더욱 완숙한 에너지를 풍기고, 말끔히 정형화된 주류사회의 'Gentleman'과는 차별되는 열린 가능성을 발산하는 특별한 느낌의 집단!
광고는 'Guy'라는 또 다른 무리의 존재감을 새롭게 부각시키며 자동차 시장에서 엑센트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였다. 물론 신형 '엑센트'의 고객은 다름 아닌 혈기 왕성한 20-30대 ‘Guy’들이다.

15년 만에 신형 엑센트가 출시된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갸웃거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시장이 변변한 것이다. 국내 소형차 시장은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된지 오래이다. 지난 9월까지 국내 소형차는 2만대의 판매를 올렸을 뿐이고, 시장 점유율도 1.9%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신형 엑센트는 어떻게 나와서 어떻게 어필 할 것인가?

신형 엑센트의 선택은 준ㆍ중형차 못지 않은 소형차였다. 준ㆍ중형차와 동일한 140마력 1.6GDI엔진을 장착하여 주행 성능 면에서 밀리지 않게 했다. 또한 경차와 비교할 때 훨씬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사람들은 잔뜩 기대했다. 신형 엑센트의 가격이 발표되고 나서는 경악 했지만. 신형 엑센트에는 1.4 CVVT도 있다지만, Oh my God~ 1.6GDI 신형 엑센트 가격이 아반떼와 30만원 차이밖에 안 나다니!!! 그럼 아반떼를 사지 왜 엑센트를 사나!!
아직 신형 엑센트의 판매 실적에 대해 정확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리지만, 2010년 10~11월 아반떼가 4만 여대를 팔며 출시 이후 12만 여대의 판매대수를 자랑하고 있는 것을 보면 신형 엑센트의 앞날이 썩 밝아 보이지는 않는다.

신형 엑센트의 ‘Guy's License’ 광고를 보며 감정 이입 되어버린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소형차의 상황만큼이나 지금 'Guy'들의 상황도 이전 시대의 'Guy'들과는 많이 달라졌다. 광고에서 표현된 것과 같이 'Guy'들은 야성적이지 않다. 정의나 가치를 위해 살기보다 일찌감치 현실적인 길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태백, 삼초땡을 걱정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소신은 온라인에서 소심하게 펼친다. 몸을 더 사리고 숨죽이며 산다. 경차와 준ㆍ중형차 사이에 끼여 고생하는 소.형.차. 엑센트의 모습이 근육질 'Guy'로 표현되는 것은 어찌 보면 'Guy'란 원래 이래야 한다는 안타까운 응원처럼 들린다.
과연 '엑센트 License’는 ‘Guy's License’가 될 수 있을까?
전승용 기자 car@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