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2세대 캡처 가솔린을 시승했다. 2세대 캡처는 QM3 후속 모델로 커진 차체와 신규 파워트레인, 강화된 NVH, ADAS 장비를 통해 상품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에디션 파리 기준 고급스러운 실내와 전통적으로 우수한 외장컬러 색감은 여성들에게 어필한다.

르노삼성은 2020년 전체 라인업의 풀체인지와 부분변경을 통한 상품성 강화를 진행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크로스오버 XM3, 마스터 부분변경, QM3 후속 캡처, 하반기에는 전기차 조에, SM6 부분변경, QM6 상품성 강화 모델을 통해 내수 판매 10만대를 목표로 한다.

르노삼성은 2세대 캡처를 출시하며 QM3 모델명을 단종시켰다. 국내 생산 모델과 해외 수입 모델을 구분하기 위한 브랜드 전략으로 완제품 수입차로 판매되는 르노 캡처, 마스터, 그리고 트위지에는 르노 엠블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 홈페이지도 따로 운영한다.

QM3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이 태동하기 시작한 2013년 초도 물량 1천대를 7분만에 완판시키며 주목받았다. 이후 다양한 내외장 컬러가 사용된 한정판 모델을 통한 색다른 마케팅으로 특히 여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2세대 캡처는 QM3의 후속 모델이지만 완전히 다른 모델로 출시됐다. 커진 차체와 강화된 상품성으로 인해 반 체급 정도 상위 모델로도 판단된다. 기존 QM3와의 연결성은 기본적인 디자인 정체성과 투톤 외장컬러, 노트북 등 큰 짐까지 수납 가능한 매직 드로우 정도다.

실차로 접한 2세대 캡처는 사진을 통해 예상한 것보다 큰 차체가 특징이다. 높은 보닛과 와이드한 휠 트레드, 볼륨감을 강조한 면과 함께 차체 프로포션은 기존 QM3는 물론 XM3와도 구분된다. 전장 4230mm, 전폭 1800mm, 전고 1580mm, 휠베이스 2640mm다.

경쟁차와 비교하면 셀토스나 트레일블레이저 대비 작고 코나보다는 큰 차체로 수치상으로는 티볼리에 가장 가깝다. 소형 SUV의 경우 세단과는 다른 시트포지션을 통해 비교적 작은 차체로 유사한 실내공간을 제공하는데, 주차가 부담된다면 XM3 보다 캡처가 적합하다.

시승차는 에디션 파리 트림으로 화이트에 가까운 그레이 인테리어가 적용돼 실내가 주는 첫 인상은 고급스럽다. 대시보드 하단과 도어트림에 가죽 커버링을 적용하고, 파이핑이 포함된 가죽시트, 전자식 계기판과 공조장치 컨트롤러, 기어노브, 무드램프가 눈에 띈다.

시트포지션은 다소 높은 설정으로 가장 낮게 조정해도 비교적 높다. 시트 착좌감이나 시야 확보는 우수하다. 전자식 계기판의 해상도는 XM3 대비 우수하게 보여진다. 공조장치 컨트롤러 디자인이나 조작감, 세로형 모니터, 전자식 기어노브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이나 진동은 무난한 수준이다. 측면 윈도우가 상당히 얇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주행시 유입되는 소음은 동급에서 오히려 우수한 편이다. 노면으로부터 유입되는 소음은 XM3 대비 우수하다. 파워트레인 완성도는 XM3 대비 완성도가 높다.

캡처 TCe 260은 1.3리터 3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7단 EDC 듀얼클러치 변속기 조합으로 5500rpm에서 최고출력 152마력, 2250-3000rpm에서 최대토크 26.0kgm를 발휘한다. XM3와는 제원상 동일한 수치를 보이지만 일부 셋업이 다르다. 공차중량은 1325kg이다.

복합연비는 18인치 휠 기준 13.0km/ℓ(도심 11.7, 고속 15.0)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가속력은 상당히 매끄럽고 파워풀하다. 기준 2700cc 자연흡기 가솔린 수준의 토크가 저회전부터 표출되기 때문이다. 다만 급가속 초기 반 템포 늦게 반응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이런 반응은 터보렉 보다는 엔진의 연료 분사 설정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프랑스산 차량, 특히 르노의 경우 타력주행시 빠른 퓨얼컷으로 연료 분사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려는 성향이 강한데, 항속과 가속 전환시 이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덕분에 효율성이 좋다.

2세대 캡처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은 새로운 섀시의 우수성이다. 기존 QM3가 부족한 차체 강성을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커버하려고 한다면, 2세대 캡처는 강건하면서 유연한 섀시와 함께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풀어놔 일상주행에서의 승차감이 좋다.

동급에서는 비교적 타이트한 스티어링 휠 기어비를 통해 조타 대비 깊게 조향된다. 최근 프랑스산 신차의 특성이기도 한 부분으로, 과거 쫀쫀한 핸들링과 단단한 승차감은 부드러운 승차감과 민첩한 조향으로 성향이 달라졌다. OE 타이어의 성능은 섀시 대비 부족하다.

서스펜션은 부드러워진 것과 함께 댐핑 거리까지 길어져 급가속시나 전륜에 하중이 충분히 실리지 않은 급격한 코너링에서는 차체 앞부분의 그립이 살짝 빠지는 감각도 전달된다. 하지만 소비자 특성상 일상적인 운영에서는 승차감 향상이 오히려 강점으로 생각된다.

저속에서 다소 단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승차감은 고속주행에서 오히려 좋아진다. 이런 변화는 2열에서 보다 크게 다가오는데, 장거리 가족 여행에서 환영받을 부분이다. 고속에서의 안정감 무난한 수준으로 타이어 그립을 높일 경우 만족감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세대 캡처는 커진 차체를 통해 실내공간과 적재공간이 확대됐다. 2열은 전후 160mm 이동이 가능해 레그룸을 넓힐 수 있다. 2열 착좌감은 QM6 시트의 크기만 15% 줄여놓은 감각이다. 2열 에어벤트는 전 트림 기본이나 2열 리클라이닝과 2열 열선은 제공되지 않는다.

1열은 운전석은 전동, 동반석은 수동으로 조절된다. 동반석은 수동이지만 동급에서는 인색한 높이 조절까지 지원해 반갑다. 8색상 앰비언트 라이트는 대낮에도 보일만큼 선명하다. 에디션 파리의 경우 2열 도어트림에도 무드등이 적용돼 확연히 고급스러운 모습이다. 

시승차의 9.3인치 세로형 내비게이션과 e-시프터는 에디션 파리 전용 사양으로 다른 트림에는 물리적 기어레버와 7인치 가로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된다. 디젤 모델은 최고출력 116마력(+26), 최대토크 26.5kgm(+4.1)로 강화되고 복합연비는 17.7km/ℓ로 좋아졌다.

국내에 판매되는 2세대 캡처 가솔린 전 트림에는 긴급제동보조, 차간거리경보, 차선이탈경보, 차선이탈방지보조, 사각지대경보,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오토매틱 하이빔이 기본이다. 2세대 캡처 디젤에는 가솔린 모델과 달리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이 제공되지 않는다.

2~3년 전만해도 상당히 고급 장비였던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이제 소형 SUV에서도 기본으로 적용돼 변화가 참 빠르다. 차선 인식, 앞차와의 거리, 충돌 예상 시간을 보여주는 전자식 계기판은 시인성이 좋다. 차로 센터링은 빠졌지만 기본적인 기능에는 충실하다.

2세대 캡처는 전반적으로 여성지향적인 감각이 강하고, 젊은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갖췄다. 감각적인 내외장 디자인과 밝고 고급스러움이 강조된 실내, 선명한 유채색 컬러 색감 등 고급스럽지만 차체는 작아 주차나 운전이 편리한 차량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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