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ML63 AMG…도심 SUV의 '끝판왕'

[시승기] 메르세데스-벤츠 ML63 AMG…도심 SUV의 '끝판왕'

발행일 2013-06-14 16:43:44 김한용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 ML63 AMG가 인제 스피디움 서킷을 달리고 있다.

세상에는 여러 차들이 있지만, 사실 그 중 태반은 그저그런 자동차들이다. 별반 특색도 없고 그리 잘난 구석도 없이 얼굴만 조금씩 다른 차들을 일년 내내 시승하자면 그도 고역이다. 그래도 자동차 기자로 살면서 위안이 되는 순간은 바로 이런 차를 타는 특권을 누릴 때다. 이번에 시승한 차는 그 이름도 거룩한(?) 메르세데스-벤츠 ML63 AMG다.

- ML63 AMG란 무엇인가

벌써 여러차례 시승하지만, 볼 때마다 거대한 덩치에 위압감을 느낄 정도. 유럽인들이 선호할 크기는 아니다. 사실 이번이 3세대인 M클래스는 독일 다임러가 미국 크라이슬러와의 제휴했을 당시 만들어진 차로 처음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만 생산돼 온 차다. 말하자면 철저히 미국을 위한 미국에 의한 차였던 셈이다. 당시 M클래스는 초기 판매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미국 공장 특유의 품질 문제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이후 부랴부랴 새 모델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평가는 쉽게 돌아서지 않았다.

지난해 새롭게 출시된 이번 M클래스는 이전 모델의 아쉬움을 모두 씻어내는 듯 대폭 변화를 가져왔고, 비로소  존재감이나 성능면에서 모두 최고 수준의 SUV로 자리매김했다. M클래스의 발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요즘 미국 프리미엄 자동차를 사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높아져서다.

▲ 메르세데스-벤츠 ML63 AMG의 뒷좌석 공조장치

크고 무뚝뚝한 차를 선호했던 층마저 이젠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수준의 실내공간, 캠핑카나 보트를 쉽게 끌 정도로 강력한 성능을 갖춰야 만족한다. 또 본격적인 SUV 형태를 갖추는 동시에 스포츠카와 맞먹는 주행성능도 함께 요구하는 이율배반적인 면까지 지니고 있다. 그래선지 이번에 메르세데스-벤츠는 ML63 AMG라는 고성능 모델을 내놓고 SUV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정도의 고성능을 내도록 했나보다.

- 최고의 SUV, 서킷을 정복하다

차를 테스트하기 위해 강원도 인제의 인제스피디움 서킷을 달려보았다. 핸들의 견고함은 둘째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엔진 출력이 한방에 쭉 치솟고, 특유의 AMG 배기음이 맹수의 포효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전해주는 듯 하다. 차가 지나갈 때 옆에 있자면 굉음과 함께 갈라진 공기가 태풍처럼 몰아쳐 공포감마저 느끼게 한다. 어지간한 스포츠카로는 감히 덤빌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다.

운전자를 자극하는 배기음 때문일까. 가속페달을 바닥까지 짓이기며 차를 가속 시켜본다. 역시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시속 240km까지 쭉 올려붙인다. 몸은 등받이에 꾹 눌리고 가속G가 몸을 찌릿찌릿하게 자극하는 느낌이 극도로 매력적이다. 서킷의 직선거리가 짧아서 더 밟아보지는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ML63 AMG는 다른 63 AMG 모델과 마찬가지로 5.5리터 V8 직분사 트윈터보 엔진이다. AMG 전용으로 개발 된 90도 V형 엔진에 수냉식 인터쿨러를 소형화 해 장착했다. 최고 출력은 525마력, 최대 토크는 700Nm로 강렬해 두말 할 것없이 SUV 최강의 성능을 발휘한다. 국내는 도입되지 않지만 '퍼포먼스 패키지'를 장착하면 터보압력을 높이고 캠 샤프트를 변경해 557마력, 760Nm의 출력까지 낸다. 경쟁차인 포르쉐 카이엔 터보S가 550마력인데, 이를 염두에 둔 세팅으로 보인다.

기어는 AMG의 7단 자동변속기를 이용했으며, 요즘 유행하는 듀얼클러치에 비해 터보압을 활용하기 쉽고 캠핑카 등을 견인하는데도 유리하다.

▲ 메르세데스-벤츠 ML63 AMG를 타고 급제동을 해보고 있다.

차체와 서스펜션에서도 AMG의 실력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듯 하다. 차를 가속해 단 한번이라도 핸들을 돌려보면 차체가 얼마나 강인한지 즉시 알 수 있는 수준. 총 중량이 3톤이 넘는 대형 SUV인데다 초고속에 오프로드까지 고려된 차량이므로 서스펜션과 섀시는 돌처럼 단단해야만 했을 것이다. 서스펜션은 딱딱하거나 부드럽다는 정도의 단순한 잣대가 아니라 무게감이 느껴지는 최고급의 승차감이다.

일반 M클래스와 같은 차체와 서브프레임을 사용하고 있지만, 서브프레임과 차체를 연결하는 부위나 서스펜션 마운트, 엔진 마운트 등 결합부는 모두 AMG 전용으로 교체돼 있어 운전자에게 이런 신선한 느낌을 전해주는 듯 하다.

▲ 메르세데스-벤츠 ML63 AMG의 전면 인테리어

- 친환경, 성능까지 사상 최강의 SUV

시내 거리를 달리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차를 정차하면 '아이들 스톱'이 작동해 엔진이 정지한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즉시 시동이 다시 걸리는데, 이 과정이 매우 자연스러워 놀랄 정도다. 공회전 하는 동안의 엔진은 무척 조용해서, 엔진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기 때문이다.

이 강력한 엔진은 연비와 정숙성에서도 큰 폭으로 향상됐다. 525마력의 이 SUV를 와인딩로드에서 끝까지 밟아가며 주행해도 대략 리터당 6~7km 정도는 나와주는 느낌이다. 물론 시속 200km 언저리의 초고속으로 1시간 가량 주행해보니 연비는 대략 3~4km 정도로 크게 떨어지긴 했다.

상시 4륜구동 시스템 전륜에 40%, 후륜에 60%를 배분하는데, 이로 인해 코너에서 조금 더 날카로운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또 에어 서스펜션을 갖추고 있는데, 버튼을 눌러 차체를 오르내리게 할 뿐 아니라, AMG 전용으로 튜닝 돼 주행 상태에 맞춰 댐퍼의 감쇄력과 롤의 양을 컴퓨터가 최적화한다.

▲ ML63 AMG에는 21인치 휠이 달려있다.

조금 가볍지만 매우 정교한 핸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차선이탈 경고, 프리 세이프티 브레이크,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이 장착돼 있다. 모두 S클래스에서 온 것들이다. 더구나 21인치의 초대형 휠에 장착된 타이어는 공기가 거의 들어가지 않을 것만 같이 단단하게 생겼다. 결국 이 차는 오프로드보다 온로드 주행을 중시한 차인 셈이다.

실내도 놀랍다. 최고급 가죽시트라는게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압도적 품질의 가죽시트와 꼼꼼한 스티치를 보자면 이 차의 값어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만하다. 어떤 좌석에 앉아도 화려함이 그지 없는데, 뒷좌석에 앉아도 열선시트나 온도 조절이 가능한 에어컨 등은 물론이고, 좌우에 각기 장착된 모니터가 호사스러움을 더한다.

▲ ML63 AMG는 오프로드 주행에도 안심이 되고 여전히 매력이 넘친다

이 차의 라이벌이라면 BMW X5M, 혹은 포르쉐 카이엔 터보, 레인지로버 정도가 있겠지만, 이 차들이 오프로드에서 주행하는 모습은 잘 그려지지 않는 반면, ML클래스라면 도심은 물론 대자연도 거뜬히 정복해낼것만 같은 느낌이다. ML63 AMG야 말로 SUV가 갖춰야 할 덕목인 '자유로움'에 한발짝 더 가까운 차가 아닐까 생각됐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아우디 신형 A6 하이브리드 공개, 출퇴근 정도는 EV로 가능

아우디 신형 A6 하이브리드 공개, 출퇴근 정도는 EV로 가능

아우디는 신형 A6 e-하이브리드를 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신형 A6 e-하이브리드는 A6 풀체인지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버전으로 이전 세대 대비 45% 증가한 20.7kWh 배터리를 탑재해 EV 모드로 최대 111km를 주행할 수 있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신형 A6 e-하이브리드는 9세대 A6의 PHEV 버전이다. 9세대 A6는 하이브리드에 최적화된 아우디 최신 플랫폼 PPC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로 신형 A6는 이르면 연내 국내 출시가 예정됐는데, 국내 파워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볼보 XC70 공개, XC60보다 큰 하이브리드 SUV

볼보 XC70 공개, XC60보다 큰 하이브리드 SUV

볼보는 XC70 외관 디자인과 사양 일부를 7일 공개했다. XC70은 볼보 SMA 플랫폼이 적용된 첫 번째 신차로 XC60보다 소폭 큰 차체 크기를 갖췄다. XC70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EV 주행거리가 볼보 PHEV 라인업 중 가장 긴 200km다. 9월에 공식 공개된다. XC70은 볼보의 차세대 준대형 SUV다. 볼보는 2016년 V70 왜건의 오프로드 버전인 XC70을 단종시킨 바 있는데, 최신 모델과 무관하다. XC70은 중국 시장을 위해 개발됐으나, 볼보는 향후 글로벌 출시를 고려하고 있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엘렉시오 공개, 중국을 위한 최초의 전용 전기차

현대차 엘렉시오 공개, 중국을 위한 최초의 전용 전기차

현대차 중국 법인은 엘렉시오(ELEXIO) 외관과 일부 사양을 7일 공개했다. 엘렉시오는 중국에서 개발된 최초의 전기차다. 엘렉시오는 E-GMP를 기반으로 중국 고객이 선호하는 외관 디자인을 갖췄으며, 1회 완충시 700km를 주행할 수 있다. 국내엔 출시되지 않는다. 엘렉시오는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그룹의 합작 법인인 베이징 현대가 중국에서 개발한 최초의 전기차다. 엘렉시오는 중국 전용 모델로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는 투입되지 않는다. 엘렉시오는 베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기아 셀토스 2025년형 깜짝 출시, 가격 2169~2906만원

기아 셀토스 2025년형 깜짝 출시, 가격 2169~2906만원

기아는 2025년형 셀토스를 출시했다. 2025년형 셀토스는 가죽 열선 스티어링 휠과 글로브박스 조명, LED 실내등이 엔트리 트림부터 기본 적용됐으며, 상위 트림은 트림에 따라 풀오토 에어컨, 레인센서, 애프터 블로우 등이 추가됐다. 가격은 2169만원부터다. 2025년형 셀토스 세부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2.0 가솔린 트렌디 2169만원, 프레스티지 2511만원, 시그니처 2759만원, X-라인 2809만원이다. 1.6 가솔린 터보 트렌디 2266만원, 프레스티지 2609만원, 시그니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제네시스 에어 서스펜션 특성은? 제네시스 기술 홍보 나서

제네시스 에어 서스펜션 특성은? 제네시스 기술 홍보 나서

제네시스는 7일 '테크놀로지 바이 제네시스'를 공개하고 주요 기술의 우수성을 소개했다. 테크놀로지 바이 제네시스는 에어 서스펜션, 후륜 조향 등 제네시스의 편안하고 안락한 이동 경험 구현을 위한 기술 홍보 영상으로 유튜브와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테크놀로지 바이 제네시스는 제네시스의 다양한 기술들을 한 편의 영화처럼 소개, 고객에게 제공되는 안락한 이동 경험이 어떤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가격 뜨자마자 홈페이지 마비..폴스타2, 300대 한정판에 소비자 몰렸다

가격 뜨자마자 홈페이지 마비..폴스타2, 300대 한정판에 소비자 몰렸다

폴스타2 스탠다드 레인지 싱글 모터가 30일 출시되자마자 공식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접속 지연을 겪을 정도로 트래픽이 폭주했다. 폴스타2 스탠다드 레인지 싱글 모터는 4390만원으로 가성비가 강조됐으며, FOMO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폴스타2 스탠다드 레인지 싱글 모터는 4,39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풀옵션 사양 수준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열선 스티어링 휠 ▲뒷좌석 열선 시트 등을 기본 탑재했다. '실속 프리미엄'이라는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지프 신형 컴패스 공개, 하이브리드가 기본

지프 신형 컴패스 공개, 하이브리드가 기본

지프는 신형 컴패스를 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신형 컴패스는 3세대 풀체인지로 지프 왜고니어 S의 디자인을 계승한 외관과 디지털화된 실내, e-하이브리드와 e-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전동화 파워트레인, 최신 ADAS 등이 특징이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신형 컴패스는 3세대 풀체인지다. 신형 컴패스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많은 나라에서 판매될 콤팩트 SUV다. 컴패스는 2세대가 국내에도 출시됐던 만큼 신형 모델도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신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아우디 신형 Q5 사전계약 개시, 가격은 6968만원

아우디 신형 Q5 사전계약 개시, 가격은 6968만원

아우디는 신형 Q5 사전계약을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신형 Q5는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아우디 최신 내연기관 플랫폼 PPC가 적용됐으며, 고효율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스 시스템을 탑재했다. 또한 국내 고객 선호 사양을 기본 제공한다. 가격은 6968만원이다. 신형 Q5는 디젤 모델인 40 TDI를 시작으로 가솔린 TFSI 엔진 기반의 SUV 및 스포트백 모델과 신형 Q5 스포트백 TDI가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신형 Q5 40 TDI 가격은 콰트로 어드밴스드 6968만원, 콰트로 S-라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볼보 신형 XC60 국내 출시 예고,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기본

볼보 신형 XC60 국내 출시 예고,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기본

볼보 신형 XC60이 국내 투입된다. 딜러사 관계자에 따르면 신형 XC60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2026년 상반기 중 공식 출시된다. 신형 XC60은 2세대 2차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디지털화된 실내와 MHEV 파워트레인이 특징이다. XC60은 지난 2017년 2세대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50만대 이상 판매되며 볼보자동차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XC60을 앞세워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 4위에 올랐다. 신형 XC60은 2차 부분변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