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신형 그랜저 3.5 HTRAC, 제네시스라 불려도 좋다

[시승기] 신형 그랜저 3.5 HTRAC, 제네시스라 불려도 좋다

발행일 2022-12-09 04:45:09 이한승 기자

현대차 신형 그랜저(GN7) 캘리그래피 3.5 HTRAC을 시승했다. 3세대 플랫폼 기반의 신형 그랜저는 디자인을 위해 만들어진 모델처럼 정교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특히 무게감이 강조된 승차감과 사륜구동의 조합은 상위 모델 제네시스 G80도 위협할 만큼 고급화된 모습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적인 독립 이후 자사 플래그십 모델을 강화하기 위해 7세대 그랜저를 기획했다. 고도 성장기 한국 사회에서 부유함의 대명사로 불리던 그랜저는 세대를 거듭하며 대중적인 모델로 변화했는데, 7세대 그랜저는 과거의 향수를 다시 자극한다.

신형 그랜저를 설명하며 가장 강조된 단어는 '혁신'이다. 그랜저의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과 실험적인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는데, 이는 혁신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기아 K8과도 다른 분위기다.

시승한 모델은 그랜저 캘리그래피(4690만원)에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3.5 엔진(245만원),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Ⅱ(130만원), 파노라마 선루프(120만원), 하이테크 패키지(150만원), 뒷좌석 VIP 패키지(150만원), HTRAC(220만원)이 추가된 5710만원(개소세 5%) 사양이다.

신형 그랜저의 체감 가격이 상당히 높게 생각되는 이유는 기존 모델의 인기 트림, 르블랑의 가격이 3500만원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3.3 최상위 트림 기준으로 7세대와 6세대의 가격 차이는 340만원 수준이다. 오히려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작 가격이 600여만원 인상됐다.

신형 그랜저의 외관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이면서 고성능 모델의 분위기를 풍긴다. 전면부 그릴이 확대되면서 시선의 중심이 높아지고,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캐릭터 라인, 그리고 부풀어진 리어 펜더는, 고성능 머슬카가 급가속시 뒤가 눌리며 달려나가는 모습이 연상된다.

슬림한 주간주행등과 리어램프만큼 주목되는 부분은 패널간 단차가 크게 줄어 차체의 일체감이 돋보이는 점이다. 여기에 고급차에서 흔히 사용하는 플래그타입 사이드미러와 팝업식 도어핸들, 프레임리스 윈도우까지 적용해 단순 사양면에서는 제네시스 G80를 앞선다.

실내는 수평형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간결한 모습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V80 출시 이후 평범한 소재에 고급감을 주는 것과 다른 소재의 컬러 톤을 맞추는 기술이 크게 발전했는데, 신형 그랜저에서도 이어진다. 인포테인먼트 장비는 UI와 구성이 완전히 새로운 버전이다.

실내공간은 1, 2열 모두 여유롭다. 하지만 기존 6세대 후기형 대비 2열 레그룸이 줄었는데, 사륜구동 적용으로 인해 솟아오른 센터터널과 롱 보닛 디자인을 위해 뒤로 밀려난 캐빈룸이 원인이다. 반면 2열 시트 방석부의 면적이 확대돼 착좌감과 안락함은 7세대가 앞선다.

파워트레인은 3.5 V6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HTRAC 사륜구동 조합으로 최고출력 300마력(6400rpm), 최대토크 36.6kgm(5000rpm)을 발휘한다. 20인치 휠 기준 공차중량 1800kg, 복합연비는 9.0km/ℓ(도심 7.7, 고속 11.2)다. 2WD는 9.7km/ℓ(도심 8.3, 고속 12.2)다.

운전석 시트포지션은 이전 대비 다소 낮아졌다. 저중심 설계의 3세대 플랫폼이 적용됐기 때문인데, 대시보드의 위치가 함께 낮아져 크게 체감되지는 않는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조사되는 거리가 가까워지고 선명해진 최신 버전으로, 현대차 라인업 중 가장 시인성이 좋다.

정차시 소음과 진동은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기본형 트림부터 윈드실드, 1-2열 도어, 리어 쿼터까지 이중접합 차음유리로 두른 효과다. BOSE 사운드 적용시 제네시스의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까지 더해진다. 급가속시 중저음의 흡배기 사운드를 만드는데, 사운드가 좋다.

신형 그랜저의 주행감각은 무게감이 강조됐다. 제원상 1.8톤에 불과하지만 감각적으로는 2톤을 상회한다. 의도적으로 무게감을 강조한 셋업으로 인해 후륜구동 기반의 제네시스 G80와 유사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정숙성과 승차감 기준으로 제네시스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시승차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모델이다. 충격저감형 댐퍼는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소화하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주행모드별 승차감 차이는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노멀에서도 탄탄한 설정이다. 브레이크는 G90의 쇼퍼모드처럼 푹신하게 밟히는 타입이다.

스마트스트림 G3.5 엔진은 그랜저에는 처음 적용된 유닛이다. 기존 3.3리터 엔진과 다르게 간접분사(MPI)와 직분사(GDI)를 함께 사용해 저소음, 고출력, 고효율에 대응한다. 열효율과 실린더 마찰을 개선했다. 3.5 엔진은 N 라인업을 제외하면 가장 스포티한 배기음을 지녔다.

일상주행에서 그랜저 3.5의 엔진은 1000~1500rpm 범위의 저회전 중심의 가속을 이어간다. 정숙성과 연비에서 이점을 보이는 설정인데, 제대로된 힘은 고회전에서 나오는 고회전 지향형 엔진이다. 때문에 스포츠모드에서 4000rpm 이상의 구간에서 만족감이 크게 다가온다.

HTRAC 사륜구동 시스템은 급가속이나 조향이 들어간 상태에서의 가속시 빠르고 안정적인 가속을 만들어준다. 고출력 전륜구동(FF) 모델의 경우 급가속시 충분한 그립이 생성되지 않아 휠스핀을 만들기도 하는데, 그랜저 3.5 모델과 사륜구동 시스템은 추천할만한 조합이다.

특히 동일한 사양에서 2WD과 AWD과의 연비 차이가 1km/ℓ 이하로 나타나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의 안정적인 주행에서 이점이 크다. 출고 사양인 피렐리 피제로 올시즌 타이어는 245/40R20 규격으로 대부분의 상황에서 만족스러운 종그립과 횡그립을 보여준다.

신형 그랜저는 현대차 플래그십 모델로의 가치 부여에 큰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동급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팝업식 도어핸들이나 프레임리스 윈도우, 극단적으로 슬림한 외장 램프를 적용했다. 국내 대형세단 시장에서 그랜저는 여전히 가격대비 좋은 상품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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