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재규어 F-타입 R 컨버터블, 영국산의 색다른 맛

[시승기] 재규어 F-타입 R 컨버터블, 영국산의 색다른 맛

발행일 2021-07-24 13:46:08 김한솔 기자

재규어 뉴 F-타입 R 컨버터블을 시승했다. 뉴 F-타입 R 컨버터블은 F-타입 부분변경 모델이자 최고출력 575마력을 발휘하는 고성능 오픈카로 폭발적인 성능과 오픈 에어링을 동시에 제공한다. 특히 묵직하면서도 민첩한 거동이 만족스럽다. 다만 실내 잡소리는 아쉽다.

뉴 F-타입은 재규어의 디자인 DNA를 가장 순수한 형태로 구현한 2인승 모델이다. 뉴 F-타입 R 컨버터블의 가격은 2억127만원이다. 뉴 F-타입은 부분변경을 거치며 크램쉘 보닛에 새로운 형태의 벤트가 적용됐다. 메쉬 패턴이 삽입된 전면부 그릴의 크기도 확대됐다.

날렵하게 디자인된 LED 헤드램프가 탑재됐다.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얇아진 리어램프는 측면부 휠 아치까지 이어졌다. 리어램프 내부에는 레이싱 서킷의 S자 커브를 형상화한 시케인 그래픽이 사용됐다. 뉴 F-타입의 보닛은 레이스카에서 영감을 얻어 앞으로 열리는 방식이다.

뉴 F-타입 R 컨버터블의 차체 크기는 전장 4475mm, 전폭 1923mm, 전고 1311mm, 휠베이스는 2622mm다. 우주항공 기술에서 사용하는 리벳-본딩 방식의 초경량 알루미늄 모노코크 보디를 채택해 경량화와 강성을 확보했다. 가변식 리어스포일러는 수동 조작도 가능하다.

실내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됐다. 터치 디스플레이는 10인치다. 다만 해가 떠 있는 시간에 소프트탑을 열면 디스플레이가 햇빛을 반사해 내비게이션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 스마트폰 연결은 가능하지만,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PIVI Pro는 지원하지 않는다.

최고급 윈저 가죽 및 새틴 마감, 노블 크롬과 같은 현대적인 소재가 결합돼 고급스럽다. 스포츠 버킷 시트는 탑승자의 몸을 단단하게 잡아준다. 컵홀더 등 실내 수납공간은 만족스럽지만, 트렁크는 실용성이 떨어진다. 일반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방지 보조가 탑재됐다.

뉴 F-타입 R 컨버터블은 5.0리터 V8 슈퍼차저 엔진과 ZF사의 8단 퀵시프트 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575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3.7초가 소요된다. 최고속도는 314km다. 고성능 R 라인업은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이다.

뉴 F-타입 R 컨버터블의 가속감은 가속페달에 가해지는 압력에 따라 다르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지 않으면 2500rpm 부근에서 빠르게 변속한다. 그런데도 주행 속도는 빠르게 올라간다. 묵직한 가속감은 V8 슈퍼차저 엔진만의 매력으로 저배기랑 터보 엔진과는 다르다.

가속페달의 킥다운 버튼을 누르면 엔진 회전수를 6500rpm까지 높이며 순식간에 고속도로 제한 속도인 110km/h를 넘긴다. 초반 발진 가속은 물론 선행차 추월을 위한 110km/h에서의 재가속시 펀치력도 대단하다. 순간적인 펀치력만큼은 고성능 전기차와 유사한 감각이다.

뉴 F-타입 R 컨버터블의 하이라이트는 배기음이다. 가변 밸브 액티브 배기 시스템이 적용돼 우렁찬 배기음을 들을 수 있다. 배기음은 시동을 켤 때부터 상당히 크다. 지하주차장 전체가 울릴 정도다. 거친 냉간시 배기음은 엔진에 열기가 돌면서부터 묵직하게 변화한다.

정차시와 엔진 회전수를 3000rpm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경우 배기음은 조용하다. 반대로 엔진 회전수를 3000rpm 이상 사용할 경우 주행 모드와 관계없이 폭발적인 배기음이 터져 나온다. 특히 3000~4000rpm 사이에서 가속페달 오프시 연출되는 팝콘 사운드가 일품이다.

팝콘 사운드는 1단, 2단 가속시에도 연출돼 도심 제한속도 내에서도 들을 수 있다. 또한 급가속시 퓨얼컷에 다다르는 고회전 구간에서 시프트업과 함께 연출되는 백파이어 사운드도 매력적이다. 지속해서 가속하는 엔진 고회전수 구간에서는 천둥 같은 배기음이 나온다.

가변 배기를 활성화하면 묵직한 저음이 더해져 배기음이 한층 커진다. 뉴 F-타입 R 컨버터블의 승차감은 탄탄하다. 저속에서는 부드러움이, 고속에서는 단단함이 강조된다. 성능이 강조된 슈퍼카의 성향과 편안함이 강조되는 그랜드 투어러(GT)의 성향이 동시에 구현됐다.

뉴 F-타입 R 컨버터블에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시스템이 적용됐다. 차체의 수직 움직임, 롤링 및 피칭 움직임을 초당 500회, 스티어링 휠의 위치를 초당 100회씩 모니터링해 댐핑 강도를 능동적으로 조정한다. 저속에서의 승차감은 국산 대형 세단과 견줄 수 있다.

저속으로 요철과 고르지 못한 노면, 과속방지턱을 통과하면 2번의 상하 바운싱 이후 자세를 잡는다. 물론 최저 지상고가 107mm에 불과해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 빠른 속도로 방지턱을 넘으면 차체 하단과 전면부 범퍼 하단 스플리터가 파손될 가능성이 있다.

고속에서는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 안정감이 돋보인다. 주행 모드 다이내믹(스포츠)에서는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 차체가 통통 튈 정도로 단단해진다. 요철을 빠르게 통과하면 운전자에게 충격을 일부 전달한다. 코너 주행시에는 좌우 롤링 현상을 완벽한 수준으로 억제한다.

스티어링 기어비가 타이트하게 셋업돼 조향 응답성이 높다. 접지력도 뛰어나 연속된 코너를 주파하는게 어렵지 않다. 다만 자세제어장치 개입이 적어 운전자의 세심한 차량 제어 능력이 요구된다. 굳이 비교하자면 독일의 포르쉐보다는 이탈리아의 페라리와 가까운 감각이다.

코너 탈출시 가속페달을 너무 깊게 밟으면 언더스티어 현상 혹은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뉴 F-타입 R 컨버터블에는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라인 다이내믹스(IDD)가 포함된 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 시스템과 전자식 액티브 디퍼렌셜 등이 적용됐다.

8단 퀵시프트 변속기의 변속감은 일반적인 주행에서 무단 변속기 수준으로 부드럽다. 반대로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풀가속시 등 뒤를 강하게 때리는 듯한 변속 충격이 연출된다. 패들시프트를 사용한 수동 변속시 즉각적으로 기어 단수가 체결돼 재가속시 강점을 보인다.

뉴 F-타입 R 컨버터블의 소프트탑은 약 12초만에 여닫을 수 있다. 50km/h 이하 주행 중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소프트탑의 개방감은 파노라믹 선루프 등과 비교할 수 없다. 고속에서는 실내로 바람이 많이 유입되는 만큼 윈드 디플렉터는 필수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가속페달이 브레이크 페달 쪽으로 다소 치우쳐져 있어 편안한 시트포지션을 설정하기가 어렵다. 약 8900km를 주행한 시승차임을 고려해도 고르지 못한 노면 주행시 실내 곳곳에서 잡소리가 들려온다. 메리디안 스피커의 사운드 출력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부재가 아쉽다.

뉴 F-타입 R 컨버터블은 사라져가고 있는 5.0리터 V8 슈퍼차저 엔진과 함께 강렬한 배기음, 운전자의 제어를 요구하는 기계적인 움직임 등이 매력적이다. 포르쉐 박스터와 911 사이로 책정된 가격도 강점으로 볼 수 있다. 대배기량 엔진과 오픈카를 원한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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