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틀리 벤테이가, 트랙에서 조차 여유만만

[시승기] 벤틀리 벤테이가, 트랙에서 조차 여유만만

발행일 2018-04-11 12:57:00 이한승 기자

벤틀리 벤테이가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시승했다.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로서는 이례적인 미디어 행사로 벤틀리가 추구하는 레이싱 DNA를 표현하기 위함이다. 또한 이날 벤테이가는 구조물을 통과하는 코스를 통해 오프로드 주행성능까지 자랑했다.

벤테이가는 벤틀리 유일의 SUV 모델로 럭셔리 SUV 시장의 빠른 성장을 겨냥한 전략 모델이다. 전통적으로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벤틀리는 벤테이가에 W12 트윈터보 엔진을 적용해 최고속도 301km/h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SUV로 유명세를 치뤘다.

벤테이가는 지난해 4월 국내에 출시된 이후 총 130대를 판매했다. 3억원대 고가의 SUV 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다. 2017년 벤틀리의 국내 판매량은 총 259대였다.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에서 벤테이가는 유일한 존재다. 롤스로이스는 컬리넌의 출시를 앞뒀다.

다양한 차종에 사용된 플랫폼

판매량이 많지 않은 하이엔드 럭셔리카 시장에서 독자적인 신차를 출시해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벤틀리는 폭스바겐그룹 내의 대형 SUV 플랫폼 MQB 에보를 가져왔다. 해당 플랫폼은 람보르기니 우르스, 아우디 Q7에도 사용된다.

벤테이가는 전장 5140mm, 전폭 1998mm, 전고 1742mm, 휠베이스 2995mm의 차체를 갖는다. 차체가 높은 본격 오프로더 보다는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비교적 낮은 디자인이다. 이같은 구성은 비교적 낮은 무게중심이 가능해 주행성능에서 잇점을 갖는다. 

전면 디자인은 대형 그릴과 4개의 LED 헤드램프가 분위기를 주도한다. 최근 다양한 브랜드에서 적용하고 있는 메쉬 그릴을 오래 전부터 사용한 브랜드답게 그릴의 입체감과 패턴의 간격, 차체와의 일체감에서 이상적인 밸런스를 완성했다.

페이크 없는 리얼 소재의 향연

측면은 긴 보닛과 스포티한 펜더의 캐릭터라인, 쿠페형 루프 실루엣이 특징이다. 리어 펜더의 근육질 캐릭터라인을 위해 벤틀리는 단일 패널로는 가장 큰 알루미늄 강판을 적용했다. 경량 소재의 적용을 통해 벤테이가는 236kg의 공차중량을 줄였다.

실내는 고급스러운 가죽과 금속, 우드 소재를 함께 사용했다. 벤틀리 관계자는 가죽으로 보이는 것은 가죽, 금속으로 보이는 것은 금속, 우드로 보이는 것은 우드가 사용됐다고 말한다. 페이크 소재의 사용을 차단해 소재 고유의 고급감을 강조했다.

벤테이가의 심장은 6.0리터 W12 트윈터보 엔진이 적용됐다. 6000rpm에서 최고출력 608마력, 1250-4500rpm에서 최대토크 91.8kgm의 막강한 파워를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정지상태에서 100km/h 가속은 4.1초, 최고속도는 301km/h다.

막강한 파워의 W12 트윈터보 엔진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가장 강력한 엔진 중 하나인 W12 엔진은 간접분사와 직접분사가 함께 사용돼 배출가스를 줄였다. 또한 저부하 주행에서는 엔진의 절반을 중단시키는 가변 배기량 시스템을 적용해 6기통 엔진처럼 동작한다. CO2 배출량은 292g/km다.

가벼워지고 효율성이 좋아졌지만 벤테이가의 공차중량은 2440kg에 달하고 일반적인 중형차의 3배에 달하는 배기량으로 인해 복합연비는 6.1km/ℓ(도심 5.2, 고속 7.9)에 불과하다. 타이어는 전후 285/40R22 규격의 피렐리 피제로 고성능 타이어가 적용됐다.

운전석에서의 시트포지션은 높은 세단의 감각이다. 플로어 패널이 높게 위치하지만 스티어링 휠과 시트, 대시보드의 구성은 세단에 가까운 크로스오버 스타일이다. 시트는 22방향으로 조절되며, 볼스터 조절과 통풍, 마사지 기능까지 지원한다.

출발과 함께 발휘되는 최대토크

아이들링 사운드는 12기통 특유의 중저음을 뱉어낸다. 볼륨이 크진 않지만 분명한 존재감이 전달된다. 내연기관 엔진의 정점으로 얘기되는 12기통 엔진은 점차 8기통 엔진으로 대체되고 있지만 하이엔드 럭셔리카에서는 여전히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트랙 주행은 예상대로 낮은 페이스로 진행됐다. 페이스카로는 플라잉스퍼가 앞장서며 4대의 벤테이가가 뒤를 따랐다. 벤테이가는 저속에서 육중한 차체가 부드럽게 가속되는 감각이 고급지다. 적당히 무거운 차체와 강력한 엔진은 이런 감각을 완성한다.

컴포트모드에서는 2000rpm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1250rpm에서 발휘되는 91.8kgm의 최대토크는 가속과 함께 차의 모든 힘이 바퀴를 움직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1단이 80km/h 부근까지 커버하는 긴 기어비는 이 차가 300km/h를 넘게 설계된 것을 일깨운다.

48V 시스템이 적용된 서스펜션

코너에서는 적당히 롤이 발생된다. 하지만 차의 조정성이 저하되지 않고 그립을 꾸준히 유지한다. 전륜은 더블위시본, 후륜은 멀티링크 타입으로 모두 48V 액티브 롤바와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전후 무게배분은 57.5:42.5, 최대 적재시 48:52다.

1열 시트는 몸을 효과적으로 지지하지만 2열 시트는 다소 미끄럽게 느껴진다. 센터터널 하단에 위치한 액정에는 좌우 온도조절을 비롯해 차량의 속도까지 표시한다. 2열 무릎 공간은 아주 여유로운 수준은 아니지만 필요한 만큼의 거주성은 확보했다.

벤테이가는 4개의 온로드 주행모드를 포함해 총 8개의 주행모드와 모드에 따라 4단계 차고 조절이 가능하다. 스포트모드에서는 롤과 피칭을 강하게 억제한다. 코너를 빠른 속도로 진입해도 자세가 유지된다. 48V 시스템을 통해 빠르고 강한 제어가 가능하다.

비행기 이륙과 유사한 사운드

직선구간에서의 풀가속에서는 흡사 비행기 이륙과 같은 사운드가 차량 뒷편에서 들려온다. 6.0리터에 달하는 배기량에 터보까지 더해져 엄청난 공기를 연소시키며 발생되는 배기가스가 머플러팁을 빠르게 통과하며 내는 소리다.

긴 내리막 끝에서의 제동시에도 노즈다이브가 억제된다. 전륜에는 6-피스톤 브레이크가 적용되고, 디스크 패드의 직경은 전륜 400mm, 후륜 380mm에 달한다. 레이싱 패드 교체만으로도 강력한 제동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성이다.

트랙에서의 연비는 평균 3.7km/ℓ를 기록했다. 차를 한계까지 몰아붙인다면 1km/ℓ까지 내려갈 수 있겠지만 이번 주행에서는 그랬다. 엔진 회전은 예상과 달리 빠르게 상승한다. 시프트 패들을 통해 고회전을 유지한 상황에서는 3km/ℓ 수준이다.

트랙주행에 이어 진행된 오프로드 체험에서는 좌우 고저차가 큰 요철에서의 주행능력을 경험했다. 동력이 개별 배분되는 구조로 인해 한쪽 바퀴가 완전히 허공에 뜬 상태에서도 주파한다. 접근각과 최대 등판각은 30도, 내리막에서는 2km/h까지 제한된다.

시승한 차량의 가격은 3억4900만원으로 개인 맞춤 옵션과 뮬리너 비스포크를 선택하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현실성 없는 가격처럼 보이지만 국내에서 이미 130대가 주인을 찾았다. SUV와 스포츠카를 따로 구입하기 싫다면 벤테이가는 나름 합리적이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혼다 모터사이클 대전 공식 오픈, 국내 최대 규모

혼다 모터사이클 대전 공식 오픈, 국내 최대 규모

혼다코리아(대표이사 이지홍)가 고객 만족도 향상과 모터사이클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지난 1일 대전 지역 신규 모터사이클 딜러 ‘혼다 모터사이클 대전(Honda Motorcycle Daejeon)’을 공식 오픈했다고 2일 밝혔다. 혼다 모터사이클 대전은 국내 혼다 모터사이클 공식 딜러로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혼다 모터사이클 대전은 대전광역시 유성구 유성대로 583(구암동)에 위치해 있으며, 유성IC 및 대전 지하철 1호선 라인과 인접해 고객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CLA 45 AMG 파이널 에디션 공개, 대형 리어 윙 탑재

CLA 45 AMG 파이널 에디션 공개, 대형 리어 윙 탑재

메르세데스-AMG는 CLA 45 S 파이널 에디션을 2일 공개했다. CLA 45 S 파이널 에디션은 마누팍투어 마운틴 그레이 마그노 외관 컬러와 19인치 휠, 고정형 리어 윙, 전용 AMG 퍼포먼스 시트 등 일반 모델과 차별화된 사양을 탑재했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CLA 45 S 파이널 에디션은 CLA 45 S의 마지막 스페셜 모델이다. CLA 45 S 파이널 에디션은 올해 하반기 미국과 유럽에서 한정된 수량으로 판매될 예정인데, 국내 도입은 미정이다. CLA 45 S 파이널 에디션 외관은 마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페라리 아말피 공개, 로마 후속..럭셔리 GT카

페라리 아말피 공개, 로마 후속..럭셔리 GT카

페라리는 아말피(AMALFI)를 2일 공개했다. 아말피는 페라리 로마 후속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실내에는 대형 디지털 계기판과 디스플레이 등이 추가됐다. 아말피는 3.9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640마력을 발휘한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아말피는 페라리가 2019년 처음 공개한 로마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아말피는 고성능과 다재다능함, 세련된 미학, 현대적인 스포티함을 테마로 개발됐다. 아말피는 3.9리터 V8 트윈 터보 엔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볼보 신형 XC90·S90 출시, 가격은 6530~1억1620만원

볼보 신형 XC90·S90 출시, 가격은 6530~1억1620만원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신형 XC90·S90을 출시한다고 2일 밝혔다. 신형 XC90·S90은 부분변경으로 볼보 최신 디자인 언어가 외관에 반영됐으며, 다양한 신규 사양이 추가됐다. 특히 신형 XC90은 에어 서스펜션이 B6 트림까지 확대됐다. 가격은 6530~1억1620만원이다. 세부 가격은 신형 XC90 B6 플러스 8820만원, 에어 서스펜션이 포함된 B6 울트라 9990만원, T8 울트라 1억1620만원, 신형 S90은 B5 플러스 6530만원, B5 울트라 7130만원, T8 울트라 9140만원이다. 5년/10만km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기아 EV4 해치백 공개, 폭스바겐 ID.3보다 싸고 멀리간다

기아 EV4 해치백 공개, 폭스바겐 ID.3보다 싸고 멀리간다

기아 영국 법인은 EV4 해치백의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를 1일(현지시간) 시작했다. EV4 해치백는 1회 완충시 WLTP 기준 최대 624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경쟁 모델인 폭스바겐 ID.3보다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EV4는 기아의 차세대 전기차로 세단과 해치백으로 운영된다. EV4 세단은 지난 4월 국내 출시됐으며, EV4 해치백은 수요가 높은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된다. EV4 해치백은 영국 기준 전체적인 트림에서 경쟁 모델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시승기] 기아 EV9, 6천만원대부터 시작하는 대형 전기차

[시승기] 기아 EV9, 6천만원대부터 시작하는 대형 전기차

기아 EV9 GT-라인 4WD를 시승했다. EV9은 국내 최초로 선보인 3열 대형 SUV 전기차로 출시된지 만 2년에 접어들었다. 출시 당시보다 저렴해진 가격으로 6천만원대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한데, 유사한 체급의 하이브리드 SUV의 가격이 상승해 EV9의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아의 전기차 로드맵 중 하나는 EV9의 성공이었다. 기아는 현대차 대비 5년 빠른 전동화 계획으로, 2025년부터 출시되는 풀체인지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채우고, 2030년부터 전기차만 출시

국산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시승기] 제네시스 G80 블랙, 380마력에 어울리는 젊은 분위기

[시승기] 제네시스 G80 블랙, 380마력에 어울리는 젊은 분위기

제네시스 G80 블랙 3.5T AWD를 시승했다. G80 블랙은 G90 블랙, GV80 블랙, GV80 쿠페 블랙에 이은 제네시스의 4번째 블랙 모델로, 컬러와 구성만으로 G80의 분위기를 젊은 감각으로 바꿔놨다. G70의 업데이트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3040 소비자들에도 만족할만한 선택지로 생각된다. 제네시스 브랜드에게 G80은 브랜드의 시작과도 같은 모델이다. 현재 판매되는 모델은 코드명 RG3로 1세대 BH, 2세대 DH를 잇는 3세대 G80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시 가장 먼저 선보일

국산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시승기] 르노 세닉 일렉트릭, 좁은 회전반경과 주행거리 매력적

[시승기] 르노 세닉 일렉트릭, 좁은 회전반경과 주행거리 매력적

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을 시승했다. 세닉은 최근 국내 사전예약을 시작한 전기차로, 르노의 기술력과 디자인, LG에너지솔루션의 고성능 NCM 배터리가 결합돼 460km 주행이 가능하다. 르노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넓은 실내공간, 좁은 회전반경은 차세대 패밀리 SUV로 주목할만 하다. 르노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에 다양한 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전동화에 가장 적극적인 제조사 중 하나로, 르노5, 르노4, 메간, 세닉

국산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아우디 신형 Q5와 A5 국내 출시, PPC 플랫폼으로 진화

아우디 신형 Q5와 A5 국내 출시, PPC 플랫폼으로 진화

아우디코리아는 풀체인지 모델, 더 뉴 아우디 A5와 더 뉴 아우디 Q5를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 두 모델은 아우디의 새로운 PPC 플랫폼 기반의 신차로, 디젤 모델 최초로 고효율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스(MHEV Plus) 기술이 적용됐다. 가격은 신형 A5 5789만원, 신형 Q5 6968만원부터다. 아우디 A5 전 트림에는 사륜구동 시스템 콰트로와 7단 S 트로닉 변속기가 기본으로 탑재된다. A5 40 TFSI 콰트로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4.7kgm, A5 45 TFSI 콰트로는 최고출력 272

신차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