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닛산 370Z, 심장 뛰는 아날로그 스포츠카

[시승기] 닛산 370Z, 심장 뛰는 아날로그 스포츠카

발행일 2017-12-13 08:00:32 이한승 기자

닛산의 스포츠카 370Z를 시승했다. 370Z는 전통적인 2도어 쿠페 스타일과 7500rpm까지 회전하는 333마력의 고회전 자연흡기 엔진을 간직한 정통 스포츠카다. 고성능 세단의 인기로 입지가 좁아졌지만 5190만원으로 낮아진 가격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닛산은 간혹 도전적인 외관 디자인의 신차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370Z는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한 쥬크, 맥시마에 영감을 준 스포츠카다. 370Z의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독특한 루프라인은 출시를 앞둔 차세대 BMW Z4와 차세대 수프라에도 적용된다.

합리적인 가격의 스포츠카를 상징하는 닛산 Z의 전통은 지난 40년 전부터 시작됐다. 현행 370Z는 6세대 모델로 2008년 처음 선보였다. 부분변경을 통해 일부 디자인이 변경됐으나 원형 디자인이 대부분 남아있는 370Z의 외관은 여전히 신선하다.

독특한 루프라인과 실루엣

370Z는 전장 4265mm, 전폭 1845mm, 전고 1315mm, 휠베이스 2550mm의 낮고 넓은 차체를 갖는다. A필러에서 시작돼 리어엔드까지 이어지는 두꺼운 프레임으로 인해 차가 낮아보이는 효과가 적지만 아반떼의 전고가 1440mm 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형태다.

측면에서의 프로포션은 전통적인 후륜구동 스포츠카의 구성을 갖는다. 상대적으로 긴 보닛과 긴 휠베이스, 뒷바퀴에 더 가까운 시트의 위치는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루프와 일직선으로 연결된 패스트백 실루엣은 370Z의 독특한 스타일을 완성한다.

스포츠카의 백미는 후면 디자인이다. 370Z의 후면은 두툼한 보디 일체형 범퍼와 도도라진 리어펜더, 그리고 대구경 듀얼 머플러와 레이스카를 연상케하는 후방 안개등을 통해 풍만한 볼륨감을 강조했다. 고정형 스포일러는 없는 편이 멋질 듯 하다.

스티어링 휠 일체형 계기판

운전석의 모든 계기는 운전자를 향한다. 스티어링 컬럼에 고정된 계기판은 독특한 설정으로 어떤 위치에서도 계기판 시인성이 확보된다. 반면 텔레스코픽은 지원하지 않는다. 대시보드 상단 게이지에는 오일온도와 배터리 전압, 시간이 표시된다.

시트는 세미버킷 타입으로 등과 허리를 단단히 잡아준다. 사이드 볼스터가 강조된 타입이나 기본적인 쿠션감이 좋아 장거리 주행에서도 크게 피로하지 않다. 시트포지션이 다소 높은 점과 도어쪽 암레스트가 낮게 설계된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좌석 뒷편에는 가방이나 간단한 짐을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여느 2인승 스포츠카처럼 좌석 뒤 격벽이 위치하지 않아 좌석을 눕힐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는 점은 장점이다. 트렁크 공간은 넓지만 깊이가 얕다. 그래도 김치통은 수납된다.

최고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37.0kgm

370Z의 엔진은 너무도 유명한 닛산의 VQ 엔진이다. 3.7 V6 자연흡기 엔진으로 7000rpm에서 최고출력 333마력, 5200rpm에서 최대토크 37.0kgm를 발휘하며, 7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다. 공차중량은 1555kg, 복합연비는 8.8km/ℓ(도심 7.7, 고속 10.8)다.

시동을 켜면 스포츠카 특유의 박력있는 시동음을 숨기지 않는다. 2016년 모델부터 흡음재 보강이 이뤄져 소음 유입이 줄고, 엔진 마운트 디자인이 재설계돼 진동이 줄었으며,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술이 적용됐으나 날것 그대로의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회전질감이 매끄럽고 진동이 거의 없는 VQ 엔진은 자연흡기 엔진이 멸종되는 상황에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고회전 지향의 엔진이나 작고 가벼운 차체에 적용돼 저회전에서도 토크감은 차고 넘친다. 즉각적인 스로틀 반응으로 인해 일면 조심스러워진다.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

엔진회전을 낮게 유지하는 도심주행에서 370Z는 고급세단처럼 부드럽다. 터보의 적용으로 부밍음과 엔진의 잡스러운 소음을 강조한 최근 스포츠카들과 달리 일부러 배기음을 강조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뒷쪽에서 전달되는 잔잔한 배기압은 감성적이다.

직선로가 확보된 상황에서 강하게 가속페달을 다루면 배기음이 폭발적으로 증폭된다. 액티브 사운드 인핸스먼트 기술로 인해 실내에서의 박진감을 높였으나, 실제 배기음 자체가 적지 않은 수준이다. 특히 고회전에서의 사운드는 상당히 감각적이다.

370Z의 사운드는 소프라노와 바리톤이 적절히 조합됐다. AMG처럼 배기음을 강조하지도, M처럼 흡기음과 엔진사운드를 강조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잘잘한 엔진음과 흡기음, 머플러팁에서 흘러나오는 배기음은 적절히 조합돼 운전자를 자극한다.

탄소섬유 드라이브 샤프트

고속주행에서의 차체는 안정적이다. 200km/h를 넘나드는 것이 너무나 쉬운 스포츠카이기에 이런 안정감이 전제되지 않으면 빠른 것은 의미가 없다. 다만 일부 구간에서는 길을 타는 모습도 보이는데, 요코하마 어드반 스포츠 타이어의 특성으로 보여진다.

서스펜션은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멀티링크 구조로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현가질량을 줄였으며, 팩토리 사양으로 전후륜에 스트럿바가 적용돼 차체강성을 높였다. 탄소섬유 드라이브 샤프트와 비스코스 커플링식 차동제한장치(LSD)가 적용됐다.

370Z의 기본적인 구성은 BMW M이나 포르쉐 스포츠 모델을 연상케한다. 그만큼 주행성능에 집중한 차량이다. 이런 구성은 굽이진 도로에서 제맛이다. 초겨울의 차가운 노면으로 인해 100% 성능을 발휘할 순 없었지만 와인딩로드를 찾았다.

레브매칭 지원하는 자동변속기

국내에는 자동변속기 모델만 수입되는 것이 아쉽지만 토크컨버터 방식 답지 않게 빠른 변속으로 인해 아쉬움은 크지 않다. 특히 패들시프트로 변속시 자동으로 업시프트를 허용하지 않고, 다운시프팅에서의 레브매칭이 지원되는 점은 매력적이다.

자연흡기 엔진의 특성상 저중속 회전에서의 토크감은 터보엔진 대비 강력하지 않다. 반면 고회전으로 진입할수록 리니어하게 증대되는 파워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순수한 감각이다. 퓨얼컷에 다다르는 고회전 구간에서는 계기판에 변속 램프가 점등된다.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5200rpm과 최고출력의 7000rpm 구간을 최대한 유지하면 차의 파워를 100%에 가깝게 뽑아내며 달릴 수 있다. 반면 코너 탈출시 지나치게 고회전 영역에서 가속하면 뒤가 코너 밖으로 빠지며 심장이 쫄깃해지는 경험도 가능하다.

신뢰도 높은 브레이크

딱딱하게 조여진 서스펜션은 아니지만 좌우로 굽이진 코너를 주파하는 과정에서의 빠른 무게중심의 이동은 인상적이다. 최근 스포츠카들이 차체를 키우며 그랜드 투어러의 성격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작은 370Z의 차체는 빠르고 민첩하다.

타이어의 성능과 브레이크 시스템에 대한 신뢰성도 높다. 반복되는 하드한 제동에서도 제동력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단단하지만 답력에 따라 세밀한 브레이킹이 가능한 설정은 모터스포츠에서 노하우가 접목된 브랜드에서나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어드반 스포츠 타이어는 한계 상황에서도 꾸준히 그립력을 이어간다.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갑작스러운 그립력 변화를 보이지 않아 믿음이 간다. 차가 익숙해지면 코너 진입시 차를 던져놓고 한계 그립까지 사용하는 제로 카운터로 주파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날로그 감각의 스포츠카

코너를 주파하는 모든 과정이 운전자에게 좌우되는 아날로그한 감각은 최근 출시되는 사륜구동 고성능 차량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370Z는 5천만원대에서 구입할 수 있는 고성능 모델 중 가장 빠르지는 않아도 가장 재밌는 것은 분명하다.

80km/h 전후의 평지 정속주행에서 370Z는 14~15km/ℓ 수준의 연비를 기록한다. 출력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다만 스로틀 반응이 민감하고 고저차에 따른 연비 하락은 연비를 저하시키는 요소다. 일상적인 주행에서의 평균 연비는 8~10km/ℓ 수준이다.

370Z는 국내에서 5190만원에 판매된다. 2016년형 370Z 출시와 함께 570만원 인하된 가격이다. 최근 한국닛산은 370Z에 400만원 공식 할인이나 60개월 무이자할부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적용하고 있어 입문형 스포츠카로 고려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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