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신형 그랜저, 변화의 핵심은 서스펜션

[시승기] 신형 그랜저, 변화의 핵심은 서스펜션

발행일 2016-11-25 17:43:05 이한승 기자

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IG)를 시승했다. 신형 그랜저의 가장 큰 특징은 서스펜션의 개선이다. 운동성능과 승차감 사이에서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으며, 단순히 조율하는 것을 넘어 전반적인 주행감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신형 그랜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사전계약 첫날 1만5973대의 국산차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데 이어, 이미 받아놓은 계약만 2만7000대를 넘어섰다. 특히 사전계약 고객 중 30~40대 비율이 48%에 달해 그랜저의 포지셔닝이 변화했음이 확인된다. 또한 외장 컬러에서 블랙의 선택 비율이 60%로 줄어든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의 연간 판매 목표량을 10만대로 잡았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보수적인 판매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과 달리 공격적인 목표다. 쏘나타의 판매량이 떨어진 상황에서 혼류 생산되는 그랜저가 쏘나타의 몫까지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곡선과 볼륨감을 강조한 외관

신형 그랜저의 외관 디자인은 그간 현대차가 보여준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LF 쏘나타와 아반떼 AD의 단조로운 직선을 대신해 곡선을 강조한 캐릭터라인과 볼륨감을 강조했다. i30을 통해 먼저 선보인 캐스캐이딩 그릴을 제외하면,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범퍼의 디테일이나 사이드미러, 도어핸들까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했다.

신형 그랜저는 전장 4930mm, 전폭 1865mm, 전고 1470mm, 휠베이스 2845mm를 갖는다. 이는 기존 그랜저 HG 대비 전장 10mm, 전폭 5mm 증가한 수치이며, 전고와 휠베이스는 동일하다. 기아차가 신형 K7의 휠베이스를 2855mm로 확대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시각적으로 차의 크기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아, 커보이는 차를 원하는 고객들은 아쉬울 수 있다.

신형 그랜저는 기존 모델과 유사한 차체 사이즈를 갖지만, 시각적으로는 전혀 다르게 보여진다. 차체 프로포션이 크게 변경됐기 때문인데, 보닛의 길이감을 강조하고 캐빈룸의 위치를 리어측으로 이동시켜 후륜구동 세단의 프로포션에 가까워졌다. 또한 그린하우스를 확대하고 디자인의 무게중심을 낮춰 전반적으로 낮고 안정적인 감각이 강조됐다.

실내는 EQ900 축소판

실내에서는 제네시스 EQ900의 분위기가 묻어난다. 수평적 레이아웃을 기반으로 인조가죽으로 마감된 센터페시아와 에어벤트, 에어벤트 아래 2줄로 나열한 스위치류의 배열 등 기본적인 구성이 EQ900과 유사하다. 특히 낮아진 시트포지션과 대시보드의 높이로 인해 전방 시야가 개선됐다.

돌출형 모니터의 마감이나 디자인은 무난한 수준으로 EQ900과 지나치게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선택으로 생각된다. 입체감을 강조한 실내 도어핸들과 좌우의 에어벤트, 센터페시아 중앙부의 볼륨감과 버튼류의 마감 수준은 동급 경쟁차를 앞선다. 다만, 그레이 컬러의 스티치 실은 브라운 컬러 내장의 고급감을 떨어트리는 요소다.

신형 그랜저는 차체 강성을 높임과 동시에 서스펜션을 새롭게 설계했다. 기존 그랜저 대비 차체 평균강도는 34% 늘어난 67.4%, 핫스탬핑 적용 부품 수는 11곳 늘어난 16곳, 구조용 접착제 길이는 9.8배 늘어난 130m에 달한다. 특히 전륜과 후륜의 서스펜션 마운트 부분의 구조를 강화하고, C필러 쪽 쿼터어퍼에 일체형 구조물을 사용해 강성을 높였다.

구조와 강성을 개선한 서스펜션

서스펜션에서는 전륜 로어암의 면적을 확대하고 유압식 리바운드 스토퍼를 적용했으며, 리어측 로어암은 기존과 다른 듀얼 로어암 구조를 적용, 트레일링암 부시를 확대해 보다 견고한 주행감각을 추구했다. 스티어링 휠에는 샤프트 강성 강화와 토크센서의 세분화가 적용됐으며, 조타 응답성 향상을 위해 기어비가 11% 증가됐다.

시승한 모델은 그랜저 3.0 모델로 3.0 V6 람다2 개선형 가솔린엔진이 적용됐다. 6400rpm에서 최고출력 266마력, 5300rpm에서 최대토크 31.4kgm를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다. 19인치 휠 기준 공차중량 1640kg, 복합연비는 9.9km/ℓ(도심 8.6, 고속 12.3)다. 실용구간 퍼포먼스를 위해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소폭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링 시 실내는 정숙하다. 추운 날씨에서 진행된 시승이었음에도 소음과 진동이 운전자에게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페달, 기어노브에서 전달되는 진동이 없어 쾌적하다. 낮아진 시트포지션으로 인해 이상적인 운전자세를 잡는 것이 가능하며, 낮은 포지션에서도 전방 시야는 충분히 확보된다.

개선된 8단 자동변속기

저속주행에서는 1500rpm 부근의 낮은 회전영역을 사용한다. 엔진회전을 높이지 않아도 도심주행을 손쉽게 커버한다. 신형 그랜저에는 스마트 주행모드가 추가됐는데, 운전패턴에 따라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를 수시로 오간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컴포트 모드와 유사한 셋팅으로 일상주행에서는 스마트 모드를 추천한다.

가속페달을 강하게 다루는 상황에서는 신속하게 저단 기어로 물리며 3000-4000rpm의 고회전 구간을 활용한다. 동일한 상황에서 고회전의 사용을 기피하던 기존 현대차의 기어로직과는 다른 설정이다. 특히 풀가속 상황에서 킥다운 버튼을 밟는 것과 밟지 않는 것을 구분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버튼을 밟는 상황에서 힘이 더해진다.

신형 K7에 먼저 적용된 전륜 8단 자동변속기는 기어로직이 새로워졌다. 기존 K7에서 지나치게 부드러움을 강조해 약간의 굼뜬 현상이 보였던 것과 달리 업시프트와 다운시프트 속도가 모두 빨라졌다. 저부하 주행에서는 1000rpm 부근의 낮은 엔진회전을 활용하는데, 평균 90km/h 전후의 정속주행에서의 연비는 16~17km/ℓ까지 상승한다.

밸런스 좋은 서스펜션

신형 그랜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시스템의 설정이다. 서스펜션은 기존 그랜저 대비 단단해졌는데, 기본적으로는 여전히 승차감을 강조한다. 그러나 고속에서의 급차선 변경 상황에서 리어의 추종성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휠베이스가 긴 전륜구동 대형세단에서 쉽게 나타나는 리어측의 느린 반응을 해결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형 K7과 비교해도 앞설 뿐 아니라, 주행 안정감이 좋은 쉐보레 임팔라 보다도 일부 앞서는 모습이다. 차를 적극적으로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실제보다 작은 차를 몰고 있는 것과 같은 주행감각이 그랜저에서 연출됐다. 브레이크 감각도 개선돼 고속에서도 안정감 있는 제동감이 전해진다.

3.0 V6 엔진은 4000rpm 부근에서 본격적으로 힘을 쏟아낸다. 3000rpm부터는 엔진음이 강조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꽤 괜찮은 엔진 사운드를 들려줘 가속을 부추긴다. 80~200km/ h 구간에서의 가속은 배기량 대비 무난한 수준이다. 매뉴얼 모드를 통한 변속에서는 여전히 느긋한 모습을 보이는데, 스포츠 모드에서는 과장된 모습도 요구된다.

굽이진 국도 주행에서도 서스펜션과 핸들링 감각의 개선이 눈에 띈다. 스티어링 휠의 유격이 줄어들고 노면 정보의 전달력도 향상됐다. 과속방지턱을 넘는 상황에서 자세를 추스리는 속도는 동급에서 가장 뛰어났다. 반면, 급한 와인딩 구간에서는 언더스티어 성향과 자세제어장치의 빠른 개입 등 본격적인 스포츠 성향은 보여주지 않는다.

시승시 확인된 연비는 3인 탑승 기준, 구간 별로 7~12km/ℓ를 기록했다. 고속화도로를 포함한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11~12km/ℓ 수준의 연비가 예상된다. 증가된 공차중량을 감안하면 무난한 수준으로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한 저부하 주행에서의 연비가 높아졌으며, 퓨얼컷의 개입 빈도가 늘어났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아우디 신형 Q3 깡통은 이런 모습, 디자인 차이 심한데?

아우디 신형 Q3 깡통은 이런 모습, 디자인 차이 심한데?

아우디가 24일 신형 Q3 독일 판매 시작과 함께 베이스 트림을 공개했다. 신형 Q3는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브랜드 최신 디자인 언어가 내외관에 반영됐는데, 베이스 트림은 S라인 패키지와 비교해 스포티함이 다소 떨어진다. 신형 Q3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Q3는 아우디 콤팩트 SUV다. 신형 Q3는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2세대 Q3가 국내에도 출시된 만큼 신형 모델도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신형 Q3 베이스 트림 가격은 유럽 기준 4만4600유로(약 7000만원)부터며,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포드 익스플로러 트레머 공개, 패밀리 오프로더

포드 익스플로러 트레머 공개, 패밀리 오프로더

포드는 익스플로러 트레머(Tremor) 패키지를 25일 공개했다. 익스플로러 트레머는 오프로드 특화 패키지로 최저지상고가 25mm 높아졌으며, 튜닝된 서스펜션과 안티롤 바, 후륜 LSD 등 다양한 사양을 탑재했다. 또한 전용 디자인을 제공한다. 국내 도입은 미정이다. 포드는 트레머 패키지를 통해 SUV 특유의 거친 느낌과 오프로드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 트레머 패키지는 풀사이즈 SUV 익스페디션, 풀사이즈 픽업트럭 F-150, 소형 픽업트럭 매버릭에 먼저 적용됐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볼보 신형 XC60 사양 공개, 신규 옵션 기본..국내 출시는?

볼보 신형 XC60 사양 공개, 신규 옵션 기본..국내 출시는?

볼보 신형 XC60의 사양이 공개됐다. 신형 XC60은 2세대 2차 부분변경으로 외관 디자인이 소폭 변경됐으며, 실내에는 11.2인치 터치 스크린이 새롭게 적용됐다. 특히 4-ZONE 공조기, 헤드업 디스플레이 최신 ADAS 등이 기본이다. 신형 XC60은 국내에도 출시된다. XC60은 지난 2017년 2세대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50만대 이상 판매, 볼보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신형 XC60은 지난 4월 공개된 2세대 XC60의 2차 부분변경이다. 딜러사 관계자에 따르면 신형 XC60은 이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현대차, 더 뉴 엑시언트 출시..볼드한 디자인과 ADAS 기본화

현대차, 더 뉴 엑시언트 출시..볼드한 디자인과 ADAS 기본화

현대자동차가 더 뉴 엑시언트(The new XCIENT)를 출시했다. 더 뉴 엑시언트는 새로운 디자인과 다양한 안전, 편의 사양으로 상품성을 강화한 상품성 개선 모델로, 2019년 엑시언트 프로 이후 6년만에 선보이는 신차다. 풀 LED 헤드램프와 고속도로 주행보조 등 최신 사양이 적용됐다. 더 뉴 엑시언트는 큐브 형태의 메시 그래픽이 적용된 V 모양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수직의 크롬 가니시를 통해 한층 웅장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또한 블록 모양의 Full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현대차 2세대 넥쏘, 1세대 넥쏘와 차별화된 포인트 살펴보기

현대차 2세대 넥쏘, 1세대 넥쏘와 차별화된 포인트 살펴보기

현대자동차는 최근 차세대 수소전기차, 신형 넥쏘를 출시했다. 2세대 모델인 신형 넥쏘는 5분 충전으로 720km 주행이 가능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의 수소전기차다. 신형 넥쏘 개발을 주도한 현대차 연구원들이 설명하는 디 올 뉴 넥쏘의 차별화된 특장점을 살펴봤다. 현대차는 자동차 시장에서 패스트 팔로워에 가깝지만,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는 퍼스트 무버로 얘기된다. 지난 27년간 수소차 연구개발에 매진해 1998년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차vs차 비교해보니이한승 기자
캐딜락 옵틱 조용히 업그레이드, 446마력..483km 주행

캐딜락 옵틱 조용히 업그레이드, 446마력..483km 주행

캐딜락은 옵틱 2026년형을 24일 공개했다. 2026년형 옵틱은 듀얼 모터 출력이 업그레이드됐으며, 싱글 모터 후륜구동이 도입됐다. NACS 충전 포트가 추가돼 테슬라 슈퍼차저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새로운 주차 보조 시스템이 적용됐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옵틱은 GM 전기차 전용 BEV3 플랫폼을 기반으로 얼티엄 배터리와 얼티엄 드라이브가 적용된 콤팩트 SUV다. 캐딜락코리아는 옵틱과 풀사이즈 전기 SUV 에스컬레이드 IQ 등 브랜드 최신 전기차를 도입할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푸조 408 하이브리드 출시, 가격은 4390~4890만원

푸조 408 하이브리드 출시, 가격은 4390~4890만원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푸조 4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4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48V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조합돼 도심 주행 시간의 약 50% 이상을 전기로 주행이 가능하며, 복합연비는 14.1km/ℓ를 확보했다. 가격은 4390~4890만원이다. 4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세부 가격은 알뤼르 4390만원, GT 4890만원이다. 개별소비세 3.5% 반영시 GT는 4817만4000원에 구매 가능하다. 알뤼르는 추후에 출시된다. 4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정찰제 기반 위탁판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토요타 센추리, 썬팅도 필요 없다..창문에 디지털 커튼 탑재

토요타 센추리, 썬팅도 필요 없다..창문에 디지털 커튼 탑재

토요타는 2025년형 센추리(Century) SUV를 23일 공개했다. 2025년형 센추리 SUV는 2열 도어 창문과 리어 쿼터 글래스에 밝기 조절이 가능한 디지털 커튼을 새롭게 탑재했다. 센추리 SUV는 토요타 내수용 최상위 라인업으로 2열 거주성이 극대화됐다. 센추리 SUV는 토요타 내수용 최고급 SUV로 '운전 기사가 운전해주는 차량'을 콘셉트로 지난 2023년 9월 공개됐다. 2025년형 센추리 SUV 가격은 2700만엔(약 2억500만원)부터다. 센추리 SUV는 이전 세대 센추리와 다르게 중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제네시스 GV90 포착, 거대한 풀사이즈 SUV..내년 출시

제네시스 GV90 포착, 거대한 풀사이즈 SUV..내년 출시

제네시스 GV90(가칭)가 포착됐다. kindelauto가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GV90는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카의 양산형 버전인 플래그십 전기 SUV다. GV90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을 기반으로 코치 도어 등 고급 사양 탑재가 예고됐다. 내년에 출시된다. GV90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둔 최상위 모델이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 CCO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GV90는 제네시스의 새로운 플래그십이 될 것이다. 최상위 라인업에서 고객에게 SUV와 세단 등 다양한 선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