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탠디, 포르쉐 원메이크 시리즈에서 르망 우승까지

닉 탠디, 포르쉐 원메이크 시리즈에서 르망 우승까지

주니어 육성 프로그램(Junior Development Programme)

발행일 2015-06-26 15:47:45 탑라이더

닉 탠디는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로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우승함으로써 자신의 임무를 멋지게 완수했다. 유로터널을 거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의 부인 브리트니(Brittany)는 가족 앨범에 넣을 우승기념 사진을 찍었다. 칼레(Calais)와 포크스턴(Folkestone)을 가르는 영국 해협 아래 어딘가에서 그녀는 우승 트로피를 좌석에 올려놓고 딸 에바(Eva)를 그 앞에 앉혔다. 그러나 이 11개월 된 장난꾸러기는 좀처럼 엄마 말을 듣지 않았다. 에바는 순식간에 기어서 도망가더니 카메라에 장난스럽게 등을 돌리고 이내 아빠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 닉 탠디


닉 탠디는 “놀랍지 않았다. 에바는 지난 며칠간 어떤 일이 벌어졌으며, 그 일이 우리 가족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전혀 모른다”라는 말로 어린 딸의 무관심을 설명한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아직 제대로 실감 못하고 있다. 단지 이 트로피를 갖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어 정말 기분이 좋다라는 말만 할 수 있는 상황이다.”

▲ 닉 탠디, 얼 밤버, 니코 휼켄베르그


탠디 가족은 유로스타가 목적지인 영국에 다 와서야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그 사진을 곧바로 SNS에 올렸다. 자신이 레이서로서 거둔 가장 큰 승리를 이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방법으로 전세계의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이야 말로 정말 닉 탠디다운 일이다. 얼 밤버(Earl Bamber, 뉴질랜드) 그리고 니코 휼켄베르그(Nico Hülkenberg, 독일)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장거리 레이스를 우승한 이 30살의 영국의 레이서는 좀처럼 자기자랑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이번 르망 레이스에서 그랬듯이 그는 자신의 능력을 트랙에서 행동으로 증명한다.

▲ 닉 탠디, 얼 밤버, 니코 휼켄베르그


닉 탠디는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았다. 그는 베드퍼드셔(Bedfordshire) 카운티에 있는 페이븐햄(Pavenham)이라는 작은 마을의 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닉 탠디는 시골이라는 환경과 그곳에 살던 주민들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고, 현재도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면서 시간이 날 때면 부모님의 농장 일을 돕고 수확철에도 일손을 보탠다. 그러나 그의 관심 분야는 언제나 모터 레이싱이었다. 그는 쇼트 오벌 스톡 카즈(Short Oval Stock Cars/1999 & 2000)에서 처음으로 영국 챔피언에 올랐고 미니 Se7en 챔피언십(2003)에서도 우승했다. 열한 번의 우승을 차지한 그는 2005년에는 ‘BRDC 싱글 시터 시리즈(BRDC Single Seater Series)’마저 제패한다. 그 다음 해에는 경쟁이 치열했던 ‘브리티시 포뮬라 포드 챔피언십(British Formula Ford Championship)’에 실버스톤 우승자로 출전하여 2위를 차지하고, 2007년에는 3위에 입상하는 등 총 6번의 우승과 16번의 포디움을 기록했다. 같은 해 그는 ‘포뮬라 포드 페스티벌(Formula Ford Festival)’에서도 우승을 거뒀다.


열렬한 골프 애호가이자 산악 자전거를 즐기는 그가 포르쉐를 처음 만난 것은 2008년이다. 당시 그는 게스트 드라이버 자격으로 영국에서 열린 ‘포르쉐 카레라 컵(Porsche Carrera Cup Great Britain)’에 참가했다. 그는 첫 레이스에서 첫 승을 거뒀다. 그리고 포르쉐에 빠져들었다. 2010년에는 ‘포르쉐 모빌 1 수퍼컵(Porsche Mobil 1 Supercup)’과 ‘포르쉐 카레라 컵 도이칠란트(Porsche Carrera Cup Deutschland)’에 출전해 모두 2위의 성적을 올렸다. 닉 탠디는 “이렇게 치열한 브랜드 트로피 시리즈에서 포르쉐 911 GT3 컵을 운전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라며 “내가 항상 원해왔던 레이스였다. 모든 드라이버가 같은 모델로 출전하기 때문에 모든 것은 드라이버의 손에 결정된다. 그것이 순수한 모터 레이싱이다”라고 회상한다.


포르쉐 카레라 컵 도이칠란트(2011)와 유서 깊은 포르쉐 컵(2012)에는 911로 출전해 우승을 거두며 세계 최고의 포르쉐 개인 드라이버로 자리매김했고, 뒤이어 워크스 드라이버로 계약했다. 당시 그는 “나는 언제나 이 순간을 꿈꿔왔다”며 “이처럼 큰 믿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믿음에 어긋나지 않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그는 시작했다. 2013 시즌이 시작되면서 ‘세브링 12시간 클래식(Sebring 12-hour Classic)’에 포르쉐 911 RSR로 출전해 3위에 입상했다. 곧이어 ‘유럽 르망 시리즈(European Le Mans Series)’ 부다페스트 라운드에서 GT 클래스에 출전해 승리를 거뒀고 난이도 높기로 유명한 ‘로드 아틀란타 서킷(Road Atlanta Circuit)’에서 열린 ‘쁘띠 르망(Petit Le Mans)’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 승리는 닉 탠디의 가장 큰 업적의 하나로 손꼽힌다. 다음으로 2014 시즌 첫 경기인 ‘데이토나 24시간 레이스(Daytona 24-hour Race)’에서는 911 RSR로 클래스 우승이라는 또 한번의 쾌거를 거뒀다. 포르쉐가 일부 GT 워크스 드라이버들에게 혁신적인 최첨단 레이스카인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를 시운전하도록 했을 때, 닉 탠디는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여기서 인상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출전하는 세 번째 차량에 합류했다.

내구 레이스의 프리미어 클래스로 승격된 후, 그는 “모든 레이스 드라이버는 이렇게 멋진 조종석에 앉는 꿈을 꾼다”며 “전세계 포르쉐 모터스포츠 패밀리의 관심과 지원을 받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 뛰어난 GT 드라이버가 성공적인 LMP1 파일럿도 될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놀랍게도 닉 탠디는 자신의 말을 그대로 지켰다.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자동차 레이스에서 우승하겠다는 꿈을 같이 실현시킨 그의 팀원 중 다른 한 명도 포르쉐의 브랜드 트로피 시리즈를 통해 레이서 경력에 큰 전기를 맞았다. 그가 바로 얼 밤버다. 그가 세계에서 가장 재능 있는 원메이크 레이스 드라이버들을 발굴하는 주니어 선발전에서 우승하자 포르쉐는 그에게 2014 포르쉐 모빌 1 수퍼컵 출전권과 함께 예산으로 200,000유로를 지원했다. 포뮬라 1 레이스의 서포트 레이스로 열린 포르쉐의 원메이크 컵 시리즈에서 이 포르쉐 주니어는 다시 한 번 자신의 기량을 뽐내며 타이틀을 획득했다. 또한 ‘카레라 컵 아시아(Carrera Cup Asia)’에서는 전년도에 이어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그리고 미국의 대표적인 장거리 레이스 클래식의 하나로 로드 아틀란타 서킷에서 열린 쁘띠 르망에서는 포르쉐 911 RSR과 함께 처음 출전해 2위의 성적을 올렸다.

르망 레이스를 좋은 성적으로 마친 얼 밤버와 닉 탠디는 오는 6월 28일 ‘튜더 유나이티드 스포츠카 챔피언십(Tudor United SportsCar Championship)’의 왓킨스 글렌(Watkins Glen) 라운드에 911 RSR로 도전한다. 탠디는 패트릭 필레(Patrick Pilet, 프랑스)와 임무를 분담하고, 밤버는 요르그 베르그마이스터(Joerg Bergmeister, 독일)와 팀을 이룬다.

“우리 모두 얼 밤버와 닉 탠디를 자랑스러워 한다. 그들이 르망에서 거둔 승리는 포르쉐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효과적이고 성공적임을 잘 보여준다”고 포르쉐 모터스포츠 총책임자 프랑크-스테펜 발리서(Frank-Steffen Walliser) 박사는 말한다. “또한 이번 우승은 얼 밤버나 닉 탠디처럼 뛰어난 재능, 학습 욕구, 성공 의지를 갖춘 젊은 드라이버들이 성공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서 포르쉐의 브랜드 트로피 시리즈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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