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백 사고배상, '159억' 한국에선 나올 수 없는 까닭

에어백 사고배상, '159억' 한국에선 나올 수 없는 까닭

발행일 2013-07-02 16:35:41 김한용 기자

현대차의 에어백 미전개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한 사람의 사고에 대해 무려 159억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배경은 이렇습니다. 지난 2010년 당시 16살이던 미국의 자카리 던컨씨는 현대자동차의 2008년식 투스카니(현지명 티뷰론)을 타고 가던 중 운전부주의로 도로를 벗어나 차가 전복했고, 뒤집힌 상태에서 차체 측면으로 나무를 들이 받았습니다. 이 사고에서 사이드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운전자가 외상성 뇌손상을 입게 됐다고 주장하다는 사고입니다.

던컨의 주장은 에어백 센서가 잘못된 위치에 장착돼 있었기 때문에 에어백이 작동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더 좋은 위치에 센서를 장착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던컨의 말처럼 센서 위치 선정이 잘못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혹시 차가 전복된 후의 사고이니 전자적 오류가 먼저인지, 아니면 당시 기술의 한계로 어쩔 수 없이 에어백을 전개 시킬 수 없었는지 여부를 밝히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버지니아주 플라스키 법원에서 2010년에 첫 소송이 있었지만, 이때는 결론을 내지 못한 반면,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2차 소송에서 던컨은  배심원들의 유죄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 현대 티뷰론

자동차 회사가 설계한 에어백 센서의 위치가 잘못됐다고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점은 판결 금액입니다. 무려 159억원이라고 하니 소비자 권익이 진정으로 보호되고 있는 것 같아 어떤 면으로는 부럽기까지 합니다. 현대차의 항소가 끝나 금액이 확정되면 관련 소송이 이어질 것이 불보듯 뻔합니다. 현대차는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사이드 에어백은 완전무결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길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면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판결이 나올 수 있을까. 현대차가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해도 절대로 그럴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 않아서입니다. 우리는 '전보적 손해배상(손해액보상)' 제도를 근간으로 하고 있어 어떤 피해를 입든 손해 금액을 산정해 이에 대해서만 배상하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명백히 제조사의 잘못이더라도 피해자는 치료비 등과 함께 현재의 수입에 근거해 일을 하지 못하게 된 기간에 대한 보상만 받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선 제조사가 유죄 판결을 받는다 해도 배상 금액은 아무리 많아도 수천만원~수억원을 넘지 않습니다. 연간 10조 넘는 수익을 올리는 현대차 입장에서 수천만원은 아무 의미 없으니 큰 부담 없이 납부하겠죠. 만일 배상 비용보다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 비용이 훨씬 크다면, 굳이 해당 부위를 고치거나 리콜하지 않고 그대로 판매할 가능성마저 있습니다. 

이같은 도덕적 해이 문제를 일찌기 경험한 미국이나 영미법권 국가에서는 기업들이 벌을 받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징벌적 손해 배상'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같은 죄라도 돈이 많은 기업일수록 더 많은 피해 금액을 책정해 개인 배상 금액을 우습게 보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같은 제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부자와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습니다. 우리도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인력을 빼가 손해를 끼치는 경우 피해액의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겠다는 방안을 추진중이지만, 실효성 여부를 놓고는 옥신각신 하는 상태입니다. 징벌적 배상에는 긍정적인 입장이 있는가 하면 반대급부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반대 이유는 이를 시행했을 때 피해자가 손해액보다 더 큰 이익을 얻게 되므로 미국처럼 소송을 대량 양산하게 된다는 점 때문입니다. 

또 우리는 대기업이 잘못하는 경우 정부가 이를 제재할 형사법적 장치들이 확고히 있으니 대기업이 중소기업 혹은 개인에게 배상해야 하는, 말하자면 형사법 민사법의 경계가 모호한 '징벌적 배상 제도'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말하자면 개인과 대기업이 맞서는 상황에선 정부가 국민 개개인의 편에 서서 대기업을 견제해 준다는겁니다. 물론 천사같은 정부와 천사같은 기업만 있다면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수백억의 배상금까지는 바라지 않겠지만 전 그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우리 운전자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편이 있어주기만 바랄 뿐입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푸조 고객 3명 중 1명이 선택, 올 뉴 3008 매력은?

푸조 고객 3명 중 1명이 선택, 올 뉴 3008 매력은?

푸조 올 뉴 3008 출시 첫 달 판매분의 31%가 기존 푸조 보유 고객의 재구매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푸조 올 뉴 3008의 재구매 고객 중 디젤 모델을 소유했던 고객 비중이 60%에 달했으며, 동급의 준중형 해치백 308과 SUV 3008를 보유했던 고객이 50%를 차지한 점이 눈에 띄었다. 기존 푸조 디젤 모델의 우수한 연비와 안정적인 주행감에 대한 만족감이 재구매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향상된 효율성과 기술력에 대한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볼보 ES90 국내 출시 임박, 세단+SUV..647km 주행

볼보 ES90 국내 출시 임박, 세단+SUV..647km 주행

볼보 ES90이 국내 투입된다. 볼보 딜러사 관계자에 따르면 ES90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공식 출시되며, 일부 딜러사는 현재 비공식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ES90은 볼보 차세대 전기차로 세단과 SUV의 장점이 결합됐으며, WLTP 기준 최대 647km를 주행한다. ES90은 볼보의 새로운 플래그십 전기차다. ES90은 세단과 SUV 장점이 결합된 독특한 세그먼트로 자리 잡았다. ES90은 호주와 영국을 시작으로 올해 말 글로벌 출고가 시작된다. 국내에는 이르면 내년 상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기아 PV5 택시 전용 디스플레이 출시, 올인원으로 편의성 '업'

기아 PV5 택시 전용 디스플레이 출시, 올인원으로 편의성 '업'

기아는 PV5를 기반으로 한 택시 영업 특화 사야인 '올인원 디스플레이2(All-in-One Display2)'를 16일 공개했다. 올인원 디스플레이2는 택시 영업에 필수적인 기능을 12.9인치 디스플레이에 통합해 제공하는 PV5 택시 전용 옵션이다. 옵션 가격은 37만원이다. 올인원 디스플레이2는 택시 기사용앱(카카오 T), 내비게이션 앱(카카오내비), 미터앱(티머니모빌리티/이동의즐거움) 등 택시 영업에 필수적인 기능을 12.9인치 디스플레이에 통합해 제공하는 PV5 택시 전용 옵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토요타 bZ7 세단 공개, 그랜저보다 큰 전기차..화웨이 탑재

토요타 bZ7 세단 공개, 그랜저보다 큰 전기차..화웨이 탑재

토요타는 bZ7 세단을 15일 공개했다. bZ7 세단은 토요타와 합작 투자 파트너인 중국 GAC가 함께 개발한 플래그십 세단으로 스포티한 실루엣과 브랜드 최신 패밀리룩이 적용된 전면부가 특징이다. 화웨이에서 전기모터와 OS 등을 제공한다. 올해 말 공식 출시된다. bZ7 세단은 토요타와 중국 광저우 자동차 그룹(GAC)가 합작 설립한 GAC 토요타에서 개발한 플래그십 세단이다. 토요타는 올해 말 bZ7 세단의 판매를 시작할 예정인데, 중국 외 지역 출시 계획은 공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GMC 아카디아 국내 출시 예고, 팰리세이드 정조준

GMC 아카디아 국내 출시 예고, 팰리세이드 정조준

GMC 신형 아카디아(Acadia)가 국내 투입될 전망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한국GMC는 최근 신형 아카디아의 인증을 완료, 출시 준비에 돌입했다. 신형 아카디아는 쉐보레 트래버스의 형제차로 외관 및 실내의 고급스러움이 강조됐다. 출시 시기는 미정이다. GMC는 프리미엄 픽업트럭 및 SUV 전문 브랜드로 한국 시장 런칭 이후 시에라 단일 모델만 판매해왔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난 4월 탑라이더와의 인터뷰에서 한국GMC 국내 라인업 확장을 고려하고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 2026년형 출시, 가격은 6327~9780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 2026년형 출시, 가격은 6327~9780

기아는 2026년형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출시한다고 15일 밝혔다. 2026년형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편의사양을 강화해 고급감을 높이고 신규 트림 운영으로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로 운영된다. 가격은 6327만원부터다. 2026년형 카니발 하이리무진 가격은 3.5 가솔린 9인승 노블레스 6327만원, 시그니처 6667만원, 7인승 시그니처 6891만원, 4인승 시그니처 9330만원, 1.6 터보 하이브리드 9인승 노블레스 6782만원, 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쉐보레 신형 볼트 EV 선공개, LFP 배터리 탑재..세련된 외관

쉐보레 신형 볼트 EV 선공개, LFP 배터리 탑재..세련된 외관

쉐보레 신형 볼트 EV가 선공개됐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GMAuthority에 게재된 신형 볼트 EV는 부분변경으로 기존 볼트 EUV를 기반으로 한다. 신형 볼트 EV는 세련된 전면부 디자인을 특징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가 예정됐다. 올해 하반기에 공개된다. 볼트 EV는 지난 2017년 첫 출시 이후 2023년 생산 중단과 함께 미국, 한국 등에서 순차적으로 단종됐다. 쉐보레는 소형 전기차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확인, 신형 볼트 EV의 올해 말 생산 및 출시를 확정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시승기] 쏘렌토 하이브리드, 5천만원에 모든 것을 담았다

[시승기] 쏘렌토 하이브리드, 5천만원에 모든 것을 담았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2WD를 시승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적당한 크기와 실내공간, 상품성에 하이브리드를 통한 경제성까지 더해져 국민 SUV로 자리매김 했다. 매년 꾸준히 오르는 가격으로 인해 저항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5천만원 미만에서 구입 가능한 최적의 선택지다. 기아 쏘렌토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SUV다. 현행 모델은 4세대 쏘렌토 부분변경(MQ4 PE) 모델로 2023년 8월 출시됐다. 전후면 램프류 디자인을 변경하고, ccNC와 OTA, 파

국산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시승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대형 SUV 위협하는 상품성

[시승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대형 SUV 위협하는 상품성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9인승을 시승했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연비와 정숙성을 함께 만족하는 모델로,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인기가 좋아 카니발 디젤의 단종을 앞당긴 것으로 평가된다. SUV를 선호하는 트렌드와 대형 SUV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다인승 이동시 편의성은 독보적이다. 기아는 카니발 부분변경(KA4 PE)을 지난 2023년 11월, 하이브리드는 12월 출시했다. 사전계약에서 90%의 고객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며, 출고 대기가 1년을 넘어서기도 했

국산차 시승기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