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쉐보레 말리부 타보니…"남다른 매력있는차"

[시승기] 쉐보레 말리부 타보니…"남다른 매력있는차"

발행일 2011-10-23 13:28:27 김한용 기자
이처럼 기대하지 않고 시승한 차는 몇 안된다. 한국GM 관계자들도 이번엔 어깨가 좀 움츠려져 있는듯 하다. 경쟁모델에 비해 엔진 출력과 연비 등 수치면에서 조금 뒤쳐져 출발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유독 세계적으로 수치에 강한 경쟁사들과 같은 한국땅에 있다는게 원망스럽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 차를 타보니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격성은 빼고 느긋하고 편안하게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튀는곳 없고 과격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느낌과 독특한 이미지를 갖췄다. 특히 후미등의 네모난 테일램프는 여태껏 국내 선보인 GM차 중 가장 우수하게 느껴졌다. 실내도 단차나 마감이 깔끔하고 문제가 적다. 이전 GM차를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달라졌다. 완곡하면서도 모든 점에서 우수한 것이 이 차 안팍 디자인의 특징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는데, 공회전 소리가 너무 조용해 놀랄 정도였다. 4기통 엔진이지만 V6 엔진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일부 경쟁모델들이 밸런스샤프트를 없애고 출력을 높이는데 비해 이 차는 반대로 진동과 소음을 낮추는 쪽으로 구성했다.

차를 출발 시켜보니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정숙성이 느껴졌다. 그다지 속도를 높이지 않았는데, 2단 3단으로 차례로 변속이 되면서 낮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추월을 하려고 페달을 좀 강하게 밟으니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가뜩이나 경쟁모델에 비해 엔진 출력이 적은 편인데 변속마저 일찍하도록 세팅 돼 있어 가속이 빠르게 진행 되지 않는다. 조금만 가속하면 변속기를 낮추는 '시프트 다운'이 자주 일어나 엔진회전수가 꽤 높아진다. 평상시는 매우 조용하기 때문에 체감상 가속할때 시끄럽다는 평가를 더 많이 받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부산 시내에 접어들자 이같은 불만은 사라졌다. 사실 시승은 일반적인 주행환경보다 훨씬 가혹하게 주행하게 되는데, 차들이 많아져 도로 흐름을 따르니  문제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호쾌한 가속력이라 할 수는 없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선 부족하지 않은 편안한 느낌이다.

또, 기어노브에는 메뉴얼 모드를 위한 시프트 버튼이 자리잡고 있다. 이 버튼을 이용하면 기어 변속을 조금 더 늦출 수 있으며, 의외로 운전의 재미를 느끼며 가속할 수도 있었다. 한국GM 손동연부사장에 따르면 이 차 엔진의 힘(토크)은 경쟁모델에 비해 3000RPM 부근에서 더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숙성과 연비와의 관계로 변속타이밍을 세팅했으니 출력이 부족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핸들링, 서스펜션, 안전 사양은 과할 정도

가장 놀라운 것은 이 차의 핸들 조작 감각이다. 다른 국산차나 일부 수입차와 비교했을 때도 매우 예리한 편이고 느낌이 견고하다. 코너 들어가면서 핸들을 한번 돌리면 다시 고쳐잡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든든하다. 요즘 국산차 답게 서스펜션도 꽤 단단한 편이다.

긴급한 상황에서도 핸들을 거칠게 움직여도 차체가 흔들리는 느낌은 그다지 크지 않다. 시속 140km 이상으로 달리더라도 차가 노면과 분리돼 붕 뜬 느낌이 된다거나 하는 경우가 없어서 만족스럽고 안심이 된다. 핸들이나 서스펜션 감각은 분명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만 하다.

또 한국GM이 6개의 에어백과 ESC(전자자세제어장치)등이 기본 장착돼 있는 점이나 다소 무게를 더 추가하더라도 65% 이상 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충돌안전성 등을 강조했다는 것을 보면 이 차가 추구하는 방향이 짜릿한 주행보다는 안전과 부드러움에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시승차는 2943만원짜리 LTZ 디럭스팩 모델로, 타이어는 18인치형 브리지스톤 제품이 장착돼 있었다. 16인치나 17인치의 핸들 감각은 어떨지 모르겠다.

높은 가격 답게 내비게이션과 오디오가 매우 우수한 수준이었고, 자동HID헤드램프와 레인센서는 물론 차선이탈 경고장치까지 장착돼 있었다. 하지만 소리나 속도 등 세부적인 부분은 좀 더 튜닝이 필요해보였다.

◆ 늘어난 선택권, 다양성에 환영

3개뿐이던 국산 중형차가 4개로 늘어났다는 점만 해도 소비자는 반길만하다. 한국GM은 단단하고 스포티한 현대기아차와 차별화의 길을 걸었다. 안전을 중시하고 좀 더 느긋하고 편안하게 달릴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차가 추구한 방향이다.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타사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은 오히려 좋아보인다. 높은 파워가 필요하면 BSM을 뺀 쏘나타나 K5를 선택하면 되고 파워보다 정숙성을 추구한다면 말리부나 SM5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하체와 핸들 조작감각 면에서는 말리부 시승차가 경쟁모델보다 우수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실제 실내 길이는 쏘나타와 K5가 더 앞서지만 스포티한 뒷모양을 내세운 이들과 달리, 천장이 높아 뒷좌석 머리공간이 넉넉한점도 이 차의 장점이다.

우리는 뭐든 순위를 매기고 줄세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조금 다르다. 메이커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있고, 소비자들도 좋아하는 구성이 각각 다르다. 단순히 숫자로 차를 판단하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자세히 살펴 본다면 정말 아름답고 매력적인 차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겠다.
댓글 (0)
로그인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맥라렌 아투라 스파이더 국내 첫 선, 한국 전용 한정판도 공개

맥라렌 아투라 스파이더 국내 첫 선, 한국 전용 한정판도 공개

맥라렌은 4일 아투라 스파이더와 한국 시장 전용 MSO 컬렉션 이그니션 스피어 국내 공개와 함께 공식 리테일 파트너 브리타니아오토와 맥라렌 서울의 새로운 시작을 공식 발표했다. 맥라렌 서울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오너십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7월 4일 진행된 리론칭 이벤트는 맥라렌이 한국 시장에서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음을 알리는 특별한 순간으로 완성됐다. 또한 ‘아투라 스파이더(Artura Spider)’의 한국 공식 첫 공개와 함께 한국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폴스타, 폴스타 7의 유럽 생산지로 슬로바키아 코시체 공장 확정

폴스타, 폴스타 7의 유럽 생산지로 슬로바키아 코시체 공장 확정

폴스타가 생산 기반을 유럽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생산 다변화 전략의 다음 단계를 밟고 있다. 폴스타는 프리미엄 콤팩트 SUV 폴스타 7(Polestar 7)의 2028년 출시를 앞두고, 슬로바키아 코시체에서 해당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볼보자동차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폴스타 7은 폴스타가 최근 발표한 전략에 따라, 지리홀딩스 그룹 내 아키텍쳐와 볼보자동차의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그룹 차원의 부품 공유는 물론 차세대 배터리 밀도 및 성능을 갖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토요타코리아, ‘동탄 시승 센터’ 신규 오픈으로 고객 체험 강화

토요타코리아, ‘동탄 시승 센터’ 신규 오픈으로 고객 체험 강화

토요타코리아는 오는 7월 5일 경기도 오산시에 ‘토요타 동탄 시승 센터’를 새롭게 오픈한다. ‘토요타 동탄 시승 센터’는 다양한 토요타 차종의 자유로운 시승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토요타만의 주행 감성과 성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이번 시승 센터는 2024년 3월 문을 연 토요타 동탄 서비스센터에 시승 프로그램을 더한 복합 거점으로, 경부고속도로 오산IC 인근에 위치해 오산·화성·평택 등 경기 남부 지역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폭스바겐그룹,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 그룹으로 선정

폭스바겐그룹,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 그룹으로 선정

폭스바겐그룹이 자동차관리센터(Center of Automotive Management, CAM)가 수여하는 2025 자동차 혁신 어워드(2025 AutomotiveINNOVATIONS Award)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 그룹으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 승용차 브랜드는 가장 혁신적인 대중 브랜드로, 아우디는 가장 혁신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선정됐다. CAM은 2011년부터 매년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 제조사의 기술력과 혁신 역량을 평가하고 있다. 올해는 전 세계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 공개, 올블랙으로 고급감 '업'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 공개, 올블랙으로 고급감 '업'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을 3일 공개했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은 올블랙 테마를 바탕으로 외관의 모든 디테일이 글로스 블랙 컬러로 마감되는 등 스포티함과 고급감이 업그레이드 됐다. 오는 10일 실차가 공개되며, 하반기 판매가 시작된다. 랜드로버는 오는 7월 10일부터 영국에서 개최되는 2025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 실차를 공개할 계획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의 영국과 미국 등 글로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BMW 신형 1시리즈·2시리즈 그란쿠페 출시, 가격은 4840만원

BMW 신형 1시리즈·2시리즈 그란쿠페 출시, 가격은 4840만원

BMW코리아는 신형 1시리즈·2시리즈 그란쿠페를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신형 1시리즈·2시리즈 그란쿠페는 풀체인지로 새로운 파워트레인과 최신 ADAS 시스템, 티맵 기반 한국형 BMW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사양을 탑재했다. 가격은 4840만원부터다. 신형 1시리즈·2시리즈 그란쿠페 가격은 트림에 따라 뉴 120 4840~5280만원, 뉴 M135 xDrive 6180만원, 뉴 220 4990~5350만원, 뉴 228 xDrive 5700만원, 뉴 M235 xDrive 6240만원이다. 정규 사양에 옵션이 추가된 퍼스트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기아 EV6 2026년형 조용히 출시, 가격 4660~6000만원

기아 EV6 2026년형 조용히 출시, 가격 4660~6000만원

기아가 3일 2026년형 EV6를 출시했다. 2026년형 EV6는 트림에 따라 스티어링 휠 진동 경고와 전/측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2 등이 기본 사양으로 추가됐으며, 선택 옵션 구성 일부가 변경됐다. 가격은 4660~6000만원으로 책정됐다. 2026년형 EV6 세부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및 세제혜택 후 기준 스탠다드 라이트 4660만원, 에어 5140만원, 어스 5540만원, 롱레인지 라이트 5060만원, 에어 5540만원, 어스 5940만원, GT 라인 6000만원이다. 스탠다드는 동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푸조 신형 3008 하이브리드 실차, 예술적 디자인과 기술력

푸조 신형 3008 하이브리드 실차, 예술적 디자인과 기술력

푸조 브랜드는 3일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공개했다. 국내 판매는 7월 11일부터 시작되며, 가격은 알뤼르 4490만원(개소세 3.5%, 4425만1000원), GT 4990만원(4916만3000원)으로 8년전 가격과 동일하다. 안심 가격 보장 제도를 통해 모든 전시장에서 동일한 가격에 판매된다.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인 신형 3008은 도심형 C-SUV로 스텔란티스의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STLA 미디엄이 최초로 적용됐다. 해당 플랫폼은 디자인, 공간, 파워트레인, 기술 전반에 푸조의

차vs차 비교해보니이한승 기자
푸조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출시, 가격은 4490만원부터

푸조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출시, 가격은 4490만원부터

푸조 브랜드는 3일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공개했다. 국내 판매는 7월 11일부터 시작되며, 가격은 알뤼르 4490만원(개소세 3.5%, 4425만1000원), GT 4990만원(4916만3000원)으로 8년전 가격과 동일하다. 안심 가격 보장 제도를 통해 모든 전시장에서 동일한 가격에 판매된다. 신형 푸조 3008의 외관은 패스트백 실루엣과 루프라인이 특징이다. 푸조의 새로운 엠블럼을 중심으로, 바디 컬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그라데이션 그릴, 그리고 사자 발톱 형상의

신차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