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엎치락뒤치락 하던 것도 옛말이 됐다. BMW가 메르세데스-벤츠를 훌쩍 제치고 판매량 1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디젤 세단의 인기가 한몫했다.

BMW의 점유율 증가는 단연 디젤 세단 520d의 활약 덕분이다. 이 차는 작년 8월 출시돼 5달 동안 1447 대가 팔리며 디젤 돌풍을 예고하더니, 올해는 지난 7개월간 3397대가 판매돼 수입차 시장 점유율 5.61%, 판매 순위 3위를 차지했다.
반면 520d의 경쟁 모델인 벤츠 E220 CDI는 시장 점유율 0.91%에 불과한 551대가 팔렸다. 메르세데스-벤츠 CDI 엔진에 대해 시동꺼짐 등의 문제가 발생해 이같은 결과가 빚어진 것으로 일부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벤츠의 고객들은 안정성과 정숙성, 편안함을 선호하기 때문에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발생하는 디젤 모델의 판매가 낮다"면서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를 비롯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어서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BMW는 520d의 활약에 힘입어 올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작년(18.55%)보다 무려 5.26%나 끌어올린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의 점유율은 작년(17.79%)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520d의 판매 증가에 대해 BMW코리아 관계자는 "520d 모델에는 8단 변속기와 이피젼시 다이내믹스 기술이 적용돼 공인연비 18.7km/l로 동급 최고 수준의 연료 효율성을 자랑하는 모델"이라며 "520d는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을 잘 잡아내 가솔린모델인 528i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