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한마디] 알페온, '최초 안전 등급 만점?' 글쎄…

[기자 한마디] 알페온, '최초 안전 등급 만점?' 글쎄…

발행일 2011-07-28 12:23:40 김한용 기자
27일에는 한국GM 알페온이 국토해양부 충돌시험에서 최초로 만점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신 분들이 많을겁니다.

정작 국토해양부 보도자료에서는 최초라거나 만점이라는 문구가 발견되지 않는 것을 보면 이 기사들은 한국GM의 보도자료에서 근거한 것입니다. 한국GM의 보도자료에 다음과 같이 적혀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신차 안전도 평가시험 시행 이래 최고 점수를 기록하여 가장 안전한 차로 평가 받았다./ 알페온은 시속 56km/h 정면 충돌, 64km/h 부분 정면 충돌, 55km/h 측면 충돌 및 후방 추돌 시험을 합한 종합점수에서 국내신차 안전도 평가(NCAP) 최초로 만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오해의 소지가 큽니다. 국토부측 관계자도 "어째서 그런 해석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 알고보면 '최초'가 여러대?

물론 알페온이 안전하게 만든 차라는 점은 맞습니다. 하지만 '최초'라는 표현을 쓴다면 알페온이 다른 차에 비해 더 안전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쉽지요. 기사를 곧이 곧대로 읽기 전에, 충돌테스트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것과 다르다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1년형 차종 중 충돌테스트를 한 차는 모닝, 엑센트, 닛산알티마, 그랜저, 알페온 등 총 5개 차종에 불과합니다.

대형차급 중 충돌테스트를 한 차는 단 2대입니다. 알페온과 그랜저지요. 그런데 테스트 결과, 두 차종은 모두 대부분 테스트에서 비슷한 점수를 얻었습니다. 종합점수는 오히려 그랜저가 약간 더 높습니다. 테스트 한 차가 단 2종 뿐이고 테스트 한 차종은 모두 같은 점수를 받았다는데, '최초'라는건 조금 비약인것 같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다른 차종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모닝을 비롯해 이번에 테스트한 5개 차종은 모두 동일하게 1등급을 받았습니다.

◆ '만점'이라는건 무슨 기준일까

한국GM이 '최초로 만점'이라고 적었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알페온이 모든 테스트 결과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의미로 생각하셨을겁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GM이 '만점'이라고 주장한 것은 조금 다른 의미입니다.

정면 충돌을 보면 알페온이 16점 만점을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그랜저도 정면 충돌에서 동일하게 만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선진국들의 충돌테스트인 미국 IIHS나 유럽 EuroNCAP테스트에 '정면충돌'은 없다는 겁니다. 외국에선 정면충돌이 실제 충돌 상황과 계연성이 적다는 이유로, 차량의 일부만 충돌하는 오프셋테스트만 합니다. 오프셋테스트는 일반 정면충돌에 비해 충돌부위가 적기 때문에 훨씬 가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이런 중요한 테스트를 안하고 있을까?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부분정면충돌시험이라는 이름으로 테스트 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고는 부분정면충돌로 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면충돌보다 몇배는 더 중요한 시험입니다.

▲ 한국GM 알페온의 부분정면충돌시험 결과 / 국토부 홈페이지

이 시험에서 알페온은 16점 만점에 운전석이 14.8점, 조수석이 15.8점으로 꽤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적어도 만점이라고 할 수는 없을겁니다. 사진을 보면 운전자석 무릎부위에 손상이 있는게 눈에 띕니다.

▲ 그랜저의 부분정면충돌시험결과 / 국토부 홈페이지

같은 시험에서 경쟁모델 그랜저는 운전석 무릎에어백이 역할을 했는지 조수석이 모두 16점 만점에 15.9점으로 100점 환산시 99점을 받았습니다. 알페온에 비해 오히려 점수가 우수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 만점은 아니죠.

다른 시험 결과를 보면 측면 충돌의 경우 알페온이 조금 더 우수한 점수를, 좌석 안전성의 경우 그랜저가 조금 더 우수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젖은 노면에서 시속 100km주행 중 제동에 있어서도 현대 그랜저(42.4m)에 비해 한국GM 알페온(44.6m)이  2미터 정도 더 밀려가서 멈추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사실만 놓고 보면 한국GM은 어떤 점에서든 '최초'라거나 '만점'이라는 표현을 써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GM의 보도자료는 각 시험이 아니라 시험들을 합한 '종합점수'를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GM의 '만점'의 의미는 각 시험별로는 점수가 일부 낮은게 있긴 하지만 종합했을때 97%가 넘으면 100%로 표기하도록 돼 있는 국토해양부 규정에 따라 만점이라는 겁니다.
▲ 5개 차종 충돌시험 결과 / 국토부 보도자료 캡쳐

 그런데 여기도 업체들의 꼼수가 숨어있습니다. 국토해양부는 작년 중반부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올해부터 기둥 측면 충돌을 테스트 해달라고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발표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기존 테스트가 커튼에어백의 효과를 나타내는데 미흡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그 진정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둥테스트의 실제 점수는 2점으로 16점인 다른 테스트에 비해 미약한 점수입니다만, 5개 테스트 중 하나의 별개 항목으로 자리잡고 있어서 100%로 표기됩니다.

기존 테스트대로 하면 평균 96.5%, 96.75%로 표기해야 하지만 기둥테스트 점수를 추가해서 평균을 내면 알페온 97.2%, 그랜저 97.4%로 기준인 97%를 넘기 때문에 100%로 표기됩니다.

테스트 하나 추가했다고 바로 3.5~3.25점씩 높아진 셈인데요. 가뜩이나 테스트 차종이 대부분 만점이 나와서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우리 KNCAP이 업체들의 요구를 이렇게 호락호락 들어줘서야 되겠나 싶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제조사들이 통과하기 힘들고 실제 사고를 잘 반영하는 테스트를 조속히 시행하는 쪽으로 노력해야죠.

국토부 관계자들은 "시험오차에 들어갈 수 있는 점수 1~2점 보다는 안전 등급 위주로 차량의 안전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런 내용을 잘 이해하고, '만점'이라는 마케팅 용어에 현혹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EX30 크로스컨트리, 한국이 유럽보다 3500만원 저렴

EX30 크로스컨트리, 한국이 유럽보다 3500만원 저렴

볼보자동차코리아는 EX30 크로스컨트리를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EX30CC는 높은 지상고과 독특한 외관 디테일,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더했다. 출발부터 100km/h까지 3.7초만에 도달하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을 보여준다. EX30CC의 국내 판매가격은 5516만원이다. EX30 크로스컨트리의 글로벌 주요 국가 판매가격은 영국(4만5560파운드, 한화 약 8520만원), 스웨덴(60만9000크로나, 한화 약 8991만원), 독일(5만7290유로, 한화 약 9295만원), 일본(649만엔, 한화

차vs차 비교해보니이한승 기자
벤츠 G클래스 1980 에디션 출시, 가격은 2억1820만원

벤츠 G클래스 1980 에디션 출시, 가격은 2억1820만원

벤츠코리아는 G클래스 스트롱거 댄 더 1980 에디션(STRONGER THAN THE 1980s, 이하 1980s 에디션)을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G클래스 1980s 에디션은 G클래스 W460 시리즈를 헌정해 제작된 한정판으로 클래식한 디자인이 강조됐다. 가격은 2억1820만원이다. G클래스 1980s 에디션은 1979년 첫 G클래스 모델 시리즈 W460을 헌정해 제작된 한정판 모델이다. G클래스 1980s 에디션은 글로벌 기준 G450d와 G500 두 가지 버전으로 전 세계 총 460대가 생산되며, 그 중 한국에는 G450d 25대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피아트 그란데 판다 공개, 귀여운 수동변속 SUV

피아트 그란데 판다 공개, 귀여운 수동변속 SUV

피아트는 그란데 판다 가솔린을 4일 공개했다. 그란데 판다는 과거 판다의 디자인 요소가 반영돼 박시한 복고풍 외관 디자인이 강조된 소형 SUV로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100마력 1.2리터 3기통 터보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올해 하반기 판매가 시작된다. 그란데 판다는 올해 초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피아트의 차세대 SUV다. 피아트는 그란데 판다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매년 새로운 신차를 글로벌 시장에 도입

신차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볼보 EX30 크로스 컨트리 출시, 가격은 5516만원

볼보 EX30 크로스 컨트리 출시, 가격은 5516만원

볼보자동차코리아는 EX30 크로스 컨트리(Cross Country)를 출시한다고 4일 밝혔다. EX30 크로스 컨트리는 전용 섀시와 외관 디자인 요소, 총 출력 428마력과 제로백 3.7초의 성능을 갖춘 모델로 거친 지형에서 탁월한 성능과 편안함을 제공한다. 가격은 5516만원이다. EX30 크로스 컨트리는 브랜드 최초로 전기 SUV에 스웨덴의 혹독한 겨울과 거친 지형에서 탁월한 성능과 편안함을 보장하는 볼보자동차 크로스 컨트리의 유산이 결합된 첫 모델이다. 가격은 5516만

뉴스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자동차 전시장 내부에 맛집이? 르노 강남전시장 재개장

자동차 전시장 내부에 맛집이? 르노 강남전시장 재개장

르노코리아가 서울 강남구 언주로에 위치한 ‘르노코리아 강남전시장’을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9월 3일 공식 오픈했다. 르노코리아 강남전시장은 연계 공간에 식당을 마련해 고객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차량과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전세계 르노 전시장 중 직영이 아닌 딜러사 운영점에서 F&B 공간을 도입한 사례는 르노코리아 강남전시장이 최초다. 퓨전 음식점 ‘베리키친 강남’이 입점해 낮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벤츠 E클래스 전기차 나온다, EQE 세단과 SUV 조용히 단종

벤츠 E클래스 전기차 나온다, EQE 세단과 SUV 조용히 단종

벤츠 EQE 세단과 SUV가 단종된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카에 따르면 벤츠는 2026년 EQE 세단과 EQE SUV 생산을 종료, 본격적인 단종에 나선다. 이번달 GLC 전기차를 시작으로 C클래스 전기차, 2027년 EQE 세단의 사실상 후속 모델인 E클래스 전기차가 도입된다. EQE 세단과 EQE SUV는 각각 2021년, 2022년 공개된 벤츠의 차세대 전기차다. EQE 세단과 EQE SUV는 국내에도 출시됐는데, 한국은 물론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했다. EQE 세단과 EQE SUV

업계소식탑라이더 뉴스팀 기자
[시승기] 투아렉 부분변경, 1/3 가격의 경제형 우루스

[시승기] 투아렉 부분변경, 1/3 가격의 경제형 우루스

폭스바겐 신형 투아렉을 시승했다. 신형 투아렉은 3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전후면 디자인 변화와 함께 에어 서스펜션, 후륜 조향, 매트릭스 헤드램프, 다인 오디오, 소프트 클로징을 기본으로 탑재해 상품성이 뛰어나다. 신형 투아렉은 장거리 고속주행이 잦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폭스바겐코리아는 3세대 부분변경 모델, 신형 투아렉을 지난 2024년 8월 출시했다. 3가지 트림으로 세분화된 기존 모델과 달리,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하고

수입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EV5 실차 살펴보니, 패밀리 SUV..공간감 인상적

EV5 실차 살펴보니, 패밀리 SUV..공간감 인상적

기아는 전동화 패밀리 SUV, EV5를 출시하고 4일부터 계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EV5는 E-GMP 기반 전용 전기차 모델로 정통 SUV 바디타입을 적용했다.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 편의사양과 공간 활용성이 특징으로, 가격은 롱레인지 에어 4855만원, 어스 5230만원, GT 라인 5340만원이다. EV5는 전장 4610mm(-75), 전폭 1875mm(+10), 전고 1675mm(+10), 휠베이스 2750mm(-5)로 스포티지와 전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치가 유사하다. 특히 오히려 높은 전고는 전용 전기 SUV에서는 찾아

차vs차 비교해보니이한승 기자
더 기아 EV5 미디어 데이 Q&A

더 기아 EV5 미디어 데이 Q&A

Q. 최근 LFP 배터리 탑재 차량이 정말 많아졌다. 기아 레이도 LFP 배터리를 쓰고 있고,그만큼 성능도 충분히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먼저 출시한 EV5 중국형의 경우 LFP 배터리 탑재 사양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 모델도 NCM 배터리 대신 LFP 배터리를 썼다면 가격 경쟁력 높일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NCM 배터리의 탑재 배경은 무엇인가? A. (국내상품1팀 손용준 팀장) 배터리의 경우 시장별 각각의 니즈와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성, 국내 시장에 맞는

업계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