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유업계가 일제히 리터당 100원씩 할인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방식은 크게 달랐다.
SK주유소는 OK캐시백 또는 신용카드 청구 할인 등의 방법으로 리터당 100원씩 돌려주는 '직접 할인' 방식을 선택했다. 그러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은 주유소 공급가를 낮추는 '간접 할인' 방식을 적용해 일선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정유 3사의 공급가격은 7일 0시를 기해 일제히 100원씩 할인 됐지만 실제 주유소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올라온 전국 휘발유 가격의 변동을 보면, 현대오일뱅크는 1965.55원에서 1946.05원으로 19.50원이 할인되는데 그쳤다. GS칼텍스는 1974.52원에서 1945.09원으로 29.43원, 에쓰오일도 1965.01원에서 1940.59원으로 24.42원 할인에 불과했다.
GS칼텍스의 경우 일부 직영점에서는 실제 100원씩 할인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대다수 주유소는 제각기 다른 할인 폭을 적용했다. 심지어 상당수 주유소에서는 전혀 할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은 에스오일, 현대오일뱅크도 큰 차이가 없었다.
할인을 하지 않는 이유도 가지가지였다. 강남구 ㄷ주유소 관계자는 “공문을 늦게 받아서 할인을 하지 못했다”면서 “할인은 0시부터 일괄적으로 적용해야 하는데 낮시간부터 할인하면 누구는 할인을 받고 누구는 할인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불공평한게 아니냐”고 말했다.
또 광진구 ㅎ주유소 관계자는 "정유사에서 100원을 할인하라고는 했지만, 기름값은 원래 주변 주유소들 상황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라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가격폭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당분간은 주유소마다 할인폭이 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유사측은 판매가를 낮춰달라고 주유소에 요청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주유소들이 할인을 해주지 않아도 사실상 제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일찌감치 예상돼 왔다. 정유사들이 최근 몇년간 수차례나 '가격 할인'이라는 카드를 빼들었지만, 한번도 소비자 판매가에 제대로 반영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부 정유사들의 고위 관계자들은 “SK에너지가 상의 없이 지경부와 단독으로 협의해 갑자기 유가를 인하하는 바람에, 경쟁사들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할인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SK에너지의 가격인하는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한 반면,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은 일을 급하게 진행하다보니 돈은 돈대로 쓰고 엉뚱하게 유통업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 꼴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