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일본차 업체들이 생산을 재개한다는 발표를 내놓자,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오히려 증폭됐다. 일본에서 생산된 완성차 실내외나 부품이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의 불안을 줄여줄 대책을 내놓고 있다.
닛산은 19일부터 일본 완성차업체로는 처음으로 완성차 제조 라인의 조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이와키 공장은 지진해일의 피해를 입데다 방사능이 누출되고 있는 후쿠시마 제1원전과의 거리도 80km이내여서 당분간 조업재개는 어려운 상황이다.

닛산 도치기 공장은 생산을 재개 했지만 원전으로부터 거리가 약 130km 에 불과해 방사능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도치기 공장은 인피니티 시리즈를 비롯해 스카이라인, 페어레이디(국내 출시명 370Z)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도요타자동차 역시 후쿠시마 인근인 미야기에 공장이 있어 지진해일의 피해를 입은데다 방사능 물질에 오염될 가능성도 있다. 수출용 소형차와 부품류를 생산해 온 도호쿠 공장이나 이와테 공장 역시 원전까지 거리가 100km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도요타의 주력 공장들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400km이상 떨어진 아이치현에 위치해 방사능 피해는 미미한 상황이다.
혼다자동차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에서 140km 정도 떨어진 도치기 현에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엔진 부품, 4륜 디퍼런셜, 경량 4WD 부품, 구동 계열 부품 등을 생산한다. 혼다 어코드, 레전드, CR-V 등을 생산하는 사이타마 공장은 원전에서 200km 이상 떨어져 비교적 안전한 편으로 알려져 있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19일, 전국 상수도의 방사성 물질을 검사한 결과, 후쿠시마 원전에서 상당히 먼 도치기, 군마, 사이타마, 치바, 니가타, 도쿄 등 지역에서 나온 수돗물에서 방사성 물질 옥소131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방사능 물질이 반경 80km 안에서만 검출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같이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닛산 미국 법인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에 들어오는 닛산 전 차종에 대해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에 나섰다. 국내외 상당 수 전문가들 역시 방사능 피해를 입은 차량이나 부품이 수입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검수 및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닛산측은 "글로벌 닛산자동차 그룹 차원에서 방사능 모니터링을 실시해 안전기준을 통과한 차량만을 수출할 것"이라며 "닛산자동차의 방사능 검사 과정이 정밀하고 엄격하게 진행되는 만큼 방사능 오염 차량의 수입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