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형 그랜저에 실망한 3가지 이유

[기자수첩] 신형 그랜저에 실망한 3가지 이유

경쟁모델 비해 크기, 머리공간 부족

발행일 2011-01-14 02:51:34 김한용 기자

"GDI 엔진의 핵심 부품인 인젝터나 고압펌프 등은 우리 기술이 아닙니다. 변속기도 모두 특허료를 내고 만드는 수 밖에 없었어요"

현대차 기술력이 세계 최고라는 말을 굳게 믿고 있었던 기자는 현대차 그랜저 개발 담당자의 한 마디에 뒤통수를 한대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그렇다면 이건 누구의 기술이란 말인가.

13일 서울 남산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앤스파에서 현대차의 야심작 신형 그랜저가 출시 됐다.

기존 그랜저(TG)는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이었지만, 최신 경쟁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내 공간이 좁고 정면 시험 점수가 뒤쳐지는 등의 이유로 최근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현대차 국내 마케팅 담당은 신형 그랜저야 말로 경쟁차종을 누르고 준대형 시장에서 구겨졌던 자존심을 되찾을 차종이라고 여기고 있다. 과연 겉모습에서도 고심한 흔적이 두드러져 보인다. 상급 차종인 에쿠스에도 없던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 자동 주차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기능을 모두 장착했다. 또, 각 부분마다 세밀한 디자인을 새겨넣은 넣은점 등을 보면 현대차가 얼마나 이 차에 정성을 쏟았는지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신차 발표회 장에서 차가 공개되자 여기저기서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여러 불만 중 크게 3가지는 꼽아볼 만 하다.

♦ 준대형차 맞아? 너무 작아서 실망

기자들의 대부분은 왠지 차가 작아보인다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준대형차가 갖고 있어야 할 '카리스마'가 적다는 지적이다.

그도 그럴것이 경쟁모델인 기아 K7이 4965mm인데 비해 신형 그랜저는 4910mm로 전장이 55mm 짧기 때문이다. GM대우 알페온(4995mm)에 비해서는 85mm나 짧다. 쏘나타(4820mm)에 더 가까운 느낌이다.  

이에 대해 질문하자 현대차 관계자는 "같은 휠베이스(축간거리)라면 전장을 짧게 만드는게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수긍하지 못하는 기자들이 더 많았다. 꾸밈이 너무 많이 들어가 쏘나타와 비슷해 보인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 기자는 "디자인 때문인지, BMW처럼 단단한 느낌이 아니라 그저 차가 작아보일 뿐"라면서 "특히 여성들은 대부분 쏘나타와 구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리공간 부족-한국인 남성 평균 신장도 곤란

실내 공간이 좁은건 더 심각한 문제다. 신장이 175cm인 승객이 뒷좌석에 정자세로 앉으니 머리가 천장에 닿았다. 엉덩이를 앞으로 빼고, 허리를 구부정하게 앉으면 머리공간에 조금 여유가 생기지만, 이 또한 넉넉하지는 않아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머리가 천장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왜 그런가 살펴보니 신형 그랜저는 이전에 비해 무릎공간은 늘었지만, 디자인적인 이유에서 머리공간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경쟁모델 K7은 전고(차체 높이)가 1475mm, 알페온은 1510mm인데 비해, 신형 그랜저는 1470mm로 약간 낮다. 거기다 멋을 부리기 위해 뒷좌석 천장 라인을 쿠페 스타일로 만들다 보니 머리 공간이 더 부족해졌다.

줄자를 이용해 시트 엉덩이 부분에서 천장까지 길이를 재 보니 90cm에 불과했다. 산자부 기술표준원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남성의 평균신장은 174cm, 앉은키는 94.03cm인데, 이에도 못미치는 공간이기 때문에 대부분 남성이 앉으면 머리가 닿는게 당연하다.

멋을 위해 공간을 희생하는 것은 국산 준대형 경쟁모델은 물론, 도요타 캠리나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등 수입차에서도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구조다. 준대형, 즉 패밀리 세단은 스타일보다 공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차에 앉아본 기자 한명은 "뒷좌석이 너무 좁아 놀랐다"고 말했고, 다른 기자 한명은 "요즘 현대차 디자인이 너무 엇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기술력 우수하다더니-모두 수입품

현대차는 이 차를 론칭하면서 차량을 만든 기술자 10여명을 무대 위에 세워 그들의 장인정신을 부각시켰다. 차를 만든 이들이 주인공이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 기술자 중 한명은 자신이 만든 기술이 아니라고 스스럼없이 털어놨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가 GDI 엔진을 장착해 기아 K7나 수입차 경쟁모델에 비해 우월하다고 설명했다. GDI엔진은 연비와 성능이 우수해 동급 최강의 성능을 낸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작년 말부터 K7에 GDI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출시하려 했지만, 신형 그랜저의 신차효과를 누리게 하기 위해 출시를 미뤄두고 있다.

조금 전에 무대에 올랐던 기술자 한명에게 이 GDI엔진 국산화율은 어느정도인가를 묻자 "GDI 핵심 부품인 인젝터 등은 독일 보쉬에서 수입했으며, 특허 때문에 국산화도 어려운 상황"라고 털어놨다. 그는 또 "하지만 수입부품은 비교적 비싸고, 차량의 모든 부품은 국산화 계획이 잡혀 있으니 차차 국산화 될 것으로 안다"라고 덧붙였다. GDI엔진의 핵심은 실린더 안에 강한 압력으로 연료를 분무해주는 기술에 있다. 그런데 이 고압펌프와 인젝터, 컨트롤러 등 관련 핵심 부품이 전량 수입품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6단 변속기도 마찬가지로 특허가 걸려있지만, 특허료를 내고 생산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6단자동변속기의 경우, 원천기술의 특허를 미국 부품회사 보그워너가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려면 특허료를 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신차발표 영상을 통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만이 양산했던 스마트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만들어 자부심이 높다"고 말했지만 이 또한 독일회사 콘티넨탈이 만든 제품을 적용한 것에 불과했다.

김한용 기자 whynot@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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