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혼합, 혼성이란 의미를 갖고 있는 이 단어는 앞으로의 자동차 시장을 논의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혹은 가장 먼저 이야기 되는 이슈가 되었다. 완벽한 무공해 자동차(100%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가 현재 석유 자동차의 성능(혹은 그 이상)을 발휘할 때까지 하이브리드를 둘러싼 자동차 회사들의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다.

지난 12월 9일 포르쉐가 '911 GT3 R' 모델의 하이브리드 설명회를 열었다. 포르쉐 명찰을 달고 판매하는 유일한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 '카이엔S 하이브리드' 설명회도 아니고 모터스포츠 자동차인 '911 GT3 R 하이브리드' 설명회를 연 것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911 GT3 R 하이브리드'는 운전석 옆에 플라이휠을 적용하였다. 자동차 제동 시 생성되는 에너지를 회전 에너지로 변환하여 운전석 옆에 위치한 플라이휠에 저장하는 방법이다. 필요 시 양쪽 앞 바퀴에 각각 60kW(81마력)을 전달해 사용할 수 있다. 물론 4리터 6기통의 수평대항 복서 엔진을 가동하면서 말이다. 이는 가속, 추월 등 순간적 출력 보강이 필요할 때 6~8초간 부트터처럼 사용 가능하다. 이때 엔진 최고출력은 480마력이다.

사실 하이브리드 기술은 일반사람들에게 청정 저공해 자동차 기술이라기 보다는 높은 연비를 만들어내는 기술로 어필되어왔다. 때문에 하이브리드 기술의 적용은 경차에서 준중형 자동차 정도의 급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물론 최근에 BMW, 벤츠 등이 최고급 라인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시키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높은 연비로 낮은 유지비를 만들어내지만 석유 자동차보다 ‘비싼차’ 였다는 것이다.

포르쉐는 '911 GT3 R'에 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시켰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기술이다. 하이브리드 기술의 경험은 앞서 언급한 석유 자동차 성능을 발휘하는 무공해 자동차를 만들어 낼 때까지 기술을 누적시킬 수 있다. 고성능 스포츠카의 강력한 성능을 실제 도로에서의 주행으로 현실화 시키는 포르쉐의 전통을 하이브리드 카테고리에서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르쉐는 '911 GT3 R'을 통해 하이브리드 차량에 들어가는 무거운 전기 배터리나 충전기 없이 원반을 회전시키는 플라이휠 기술을 확보했다.

포르쉐는 2013년 긍극의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918 스파이더'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르쉐 관계자에 따르면 918 스파이더 하이브리드는 0~100km/h 가속 소요시간 3.2초 이내, 최고 속도 320km/h 이상, 공차 중량 1500kg 이하, 연료 소비 33km/l, CO2 배출량 70g/km 이내, 전기모드 주행거리 25km 이상을 실현시킨다는 것이다.
환경과 효율도 중요하지만 자동차의 가장 원초적 본성인 달리는 성능을 무엇보다 먼저 생각하는 포르쉐의 의지가 앞으로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 어떻게 반영될지 무척 궁금하다.
전승용 기자 car@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