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모터스포츠 경기인 “포뮬러원(F1)”은 벤츠, 르노, 페라리 등 12개 팀 24명의 드라이버가 비행기가 이륙하는 속도인 시속 350km까지 달리는 자동차 경주 대회이다. 그렇다면, F1 경기에는 어떤 자동차들이 출전하는 것일까?

일단, 외형을 살펴보면 국제자동차연맹(FIA)의 규정에 따라 4개의 바퀴가 외부로 노출되어 있으며, 앞뒤로 날개(윙)가 달린 전투기 모양의 1인승 머신이다. 날개는 뜨기 위해 달린 비행기 날개와 달리 빠른 속도에도 땅에 최대한 붙어 달리기 위해 달려 있다.
차체는 알루미늄으로 된 벌집 모양의 틀에 카본판을 샌드위치처럼 붙인 3.5mm의 특수합판을 사용한다. 그래서, 머신의 무게는 드라이버의 몸무게를 포함해도 최소 620kg으로 일반 경차보다도 200kg가량 가볍다. 하지만, 팀 별로 최소 440kg짜리 머신을 만든 후, 밸러스트(무게를 조정하기 위해 바닥에 설치하는 짐)를 이용해 최소 규정을 만들기도 한다.
자동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엔진은 운전석 뒤편에 설치되어 있는데, 8기통 2400cc이하의 후륜구동방식을 사용한다. 최고 출력은 730~780 마력 정도이며, 엔진회전수(RPM)는 최대 18,000rpm으로 제한하고 있다. 실린더는 알루미늄으로 제작되며, 두 경기당 하나의 엔진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만약, 경기 중 엔진이 고장 날 경우, 새 엔진으로 교환하고 출발 순위가 10계단 낮아진다.
머신에 사용하는 연료는 무연휘발유를 사용하는데, 유황 함유치가 50/100정도(유럽연합 기준)인 일반 휘발유를 사용한다. 연료탱크는 운전석 뒤편에 있으며, 1초에 12.50리터의 연료를 주유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중간 급유가 금지되어, 처음 주유한 250리터로 300km를 달려야 한다.
F1 경기에 출전하는 머신은 정지상태로부터 100km/h의 속도까지 도달하는데 약 1.7초가 걸리며, 거리로는 17m면 충분하다. 반대로 200km/h의 속도에서 완전히 정지하는 데는 2.9초가 걸리며, 약 65m가 필요하다. 이는 카본파이버로 만든 디스크 브레이크 덕분인데, 시속 340km로 직선 주행을 하다가 코너 100m앞에서 브레이킹을 해도 충분히 감속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카본 브레이크는 섭씨 2,000도에서 6개월을 구워야 만들 수 있다.
F1 경주는 300km의 거리를 약 2시간에 걸쳐 가속과 제동을 반복하는 경기이므로 타이어의 소모가 매우 심하다. 따라서, 뛰어난 타이어와 적절한 타이어 운용이 필요하다. 현재는 일본의 브리지스톤사가 제공하는 경주용 슬릭 타이어를 쓰는데, 무늬가 없는 타이어며 성능에 따라 하드, 미디엄, 소프트, 슈퍼소프트로 나뉜다. 비가 오거나 노면이 젖었을 때는 각각 웨트 타이어와 인터미디에이트 타이어를 사용한다.
드라이버가 타게 되는 공간은 콕핏(Cockpit)이라고 부르는데, 머신 앞부분에는 겨우 다리가 들어갈만한 공간이 있을 정도로 매우 좁고, 달리는 중에는 땅에서 올라오는 온도에 의해 매우 뜨거워 진다. 핸들에는 각종 전자장치가 달려 있는데, 기어단수, 랩 타임, RPM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판들과 각종 설정을 바꿀 수 있는 버튼이 달려 있다.
이렇게 최첨단의 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F1 머신은 보통 100%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머신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인지는 일반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2003년 페라리가 인건비를 제외하고 머신 제작에 약 410만 달러(약 50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서, 현재의 머신은 보통 100억 원대라 평가되고 있다.
박명수 기자 alan@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