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대표적인 지프형 차량인 G클래스(G바겐)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콘셉트카가 공개됐다. 이 차는 에너지포스(Ener-G-Force)라는 이름으로 명명됐으며 한국인인 이일환씨의 손길을 거쳐 탄생했다.
현행 G클래스는 갤랑데바겐(Geländewagen)이라는 이름으로 1979년에 군사용으로 만들어진 모델이다. 지금까지 32년간 큰 디자인 변화 없이 생산된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 제조사) 최장수 모델이기도 하다.
그동안 다임러는 이 차의 후속모델 격으로 모노코크 바디를 채용한 M클래스나 GL클래스 등을 내놨지만, G바겐에 대한 인기는 식지 않았다. 심지어 바티칸 또한 이 차에 관심을 가져 80년대 교황의 퍼레이드 전용 차량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애당초 단종될 예정이던 이 차는 오스트리아 회사 마그나슈타이어에 의해 아직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문제는 G클래스의 현행 디자인은 프레임구조로 인해 연비가 떨어지고, 보행자 보호 규정을 통과하기 어려워 조만간 대다수 국가에서 판매가 불가능해진다는 문제가 있다. 때문에 메르세데스-벤츠는 새로운 G클래스의 디자인 콘셉트를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막하는 LA모터쇼에 공개하고 시장의 반응을 지켜볼 예정이다.

'에너지포스(Engr-G-Force)'는 수소연료전기모터를 이용하는 4륜구동 자동차로, 사용되고 남는 수증기는 대기중으로 내보내는 대신 차량 천장 부위 탱크에 보관하도록 만들어졌다. 사막이나 험로를 주행하는 경우, 배기가스에서 나온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아이디어다.
이 차의 디자인은 마치 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것으로, 바퀴가 비현실적으로 크고, 이에 비해 차체는 놀랍게 날렵해 보이는 등, 이 차에서 오리지날 G클래스를 언뜻 떠올리기 어렵다. 하지만, B필러와 C필러의 간격 등에 G클래스의 디자인 비율을 차용했기 때문에 옆면에서 보면 디자인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이번 G클래스 디자인은 벤츠 선행디자인 센터장인 한국인 디자이너 이일환(39·휴버트 리)씨가 디자인 총괄을 맡아 더 의미있다.
에너지포스가 다음번 G클래스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지만, 다음번 G클래스 디자인에 대한 힌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