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증권가 및 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들은 크리스뱅글이 삼성전자와 마스터 디자이너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마스터 디자이너는 일정 기간 동안 특정 분야의 디자인을 하는 임원을 뜻한다고 알려졌다.

일부 언론에서는 지난 8일부터 현대차가 크리스뱅글의 영입을 추진한다고 보도했지만, 현대차 측은 줄곧 이를 부인해왔다. 크리스뱅글이 현대차 사옥에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영입이 논의된 것이 아니라 고위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크리스뱅글과 가까운 한 자동차 디자이너도 지난 9일 본지와 전화통화를 통해 크리스뱅글의 현대차 진출설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직접 크리스뱅글의 이탈리아 집에 방문해 여러가지 대화를 나눴다"면서 "그는 BMW에서의 압박이 심했고, 다시 그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크리스뱅글은 최근 이탈리아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 외주를 통해 요트와 IT기기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업무를 하고, 대학 강의 등을 통해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한편, 크리스뱅글은 2005년 BMW에 들어가 5시리즈, 7시리즈 등의 디자인을 급진적으로 바꿨다. 이 때문에 혁신적인 디자인이라는 평가와 BMW의 디자인을 망쳤다는 평가가 엇갈려왔다. 일부는 7시리즈의 트렁크 부분을 '뱅글의 엉덩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의 디자인이 재평가 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대표적인 자동차 디자이너로 각인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