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캠핑] 포효하는 파도를 감싼 은빛모래, 부안 고사포 야영장

[슬로캠핑] 포효하는 파도를 감싼 은빛모래, 부안 고사포 야영장

발행일 2011-03-10 07:21:39 솔로캠퍼

얼음 소리에 놀라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과연 지난 걸까. 동장군은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우리땅 서쪽 바다의 움직임도 여전히 거세다. 변산반도의 은빛 모래가 으르렁 포효하는 바다에 한껏 몸을 움츠린다.

▲ 고사포야영장 모습. 바다와 모래사장을 바라보고 소나무 숲이 들어섰다. 텐트를 열고 나오면 인공적인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날것의 자연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알려주기 아까운 고사포의 절경

전북 부안 고사포는 변산해수욕장에서 격포로 가는 해안선의 중간 지점에 있다.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가 양옆에 포진해 있지만 고사포는 인근 해수욕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우선 해수욕장 입구부터 소박하다. ‘고사포’ 표지판을 따라 큰 입구로 올라가면 원광대학교 수련원이 나온다. 널찍한 주차장이 있지만 이곳은 고사포해수욕장 주차장이 아니다. 수련원 옆 펜션 왼쪽으로 난 좁은 길이 고사포 야영장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길을 따라 올라서면 길이 2km의 우아한 송림이 펼쳐진다. 거센 파도 소리를 흡수라도 할 것처럼 소나무 숲이 늠름하게 바다 앞을 지킨다. 넉넉하게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 소나무 사이사이로 텐트가 자리한다. 숲을 걸어 나가면 바로 새하얀 모래벌판이 바다를 머금는다. 고사포에서 가족과 함께 캠핑을 하고 있던 김진태씨는 “고사포의 아침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습니다. 잠에서 깨 텐트 밖으로 나가면 시야에 온통 송림과 바다뿐이에요. 이런 곳이 또 없죠”라고 말한다. 또다른 캠핑객은 고사포가 언론에 노출되는 게 싫다고 말한다. 그만큼 아까워서 숨기고픈 절경이다.

▲ 바닷가 캠핑은 쉽지 않다. 특히 방향을 바꿔가며 불어대는 해풍 때문에 텐트를 치는 것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바닷바람에 도전하다

고사포는 빼어난 절경을 간직하고 있지만 바닷바람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몇 팀은 거센 바람에 누워버리는 텐트를 마주하자 일찌감치 포기하고 자리를 떴다. 튼튼히 가족을 지켜줄 것만 같던 타프는 밤새 바람에 시달리다 찢어지고야 말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텐트 펙을 다시 박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서로의 자동차로 해풍을 막으며 밤을 지새운 덕에 캠핑객들은 아침이 되자 가족처럼 가까워졌다.

▲ 텐트 안에서 겨울 바다를 본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투명 창을 마련해 바로 바다가 보이도록 꾸민 텐트 안에서 아이들이 이야기꽃을 피운다.

캠핑객 김한규씨는 “날씨가 궂을 때는 가족의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힘에 겸손해질 줄도 알아야 해요”라며 주의를 당부한다. 캠핑을 계획했더라도 위험을 느낀다면 과감히 철수하라는 것이다. 김씨는 “바닷바람의 방향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요. 텐트를 칠 때는 폴을 세우기 전에 펙부터 박으면 도움이 됩니다. 텐트를 세우고 나서 다시 펙을 단단하게 박는 거죠”라고 조언한다. 캠핑객 김진태씨는 “평소 텐트 사이트를 선택할 때 지형지물이 없는 탁 트인 공간을 선호한다면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바람을 막아 줄 공간을 선택하세요. 바람 부는 쪽에 자동차를 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한다.  

▲ 캠핑동호회에서 아이디 ‘토지’로 활동하는 캠핑객은 야영을 위해 캠핑카를 마련했다. 캠핑카 바깥에는 스크린 타프를 따로 설치해 거실로 활용한다.

* 가는 길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부안읍내에서 변산을 경유하는 격포행 부안여객(063-582-6363)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부안읍내에서 고사포 송림해수욕장까지 40분 정도 소요된다. 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차를 몰고 올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30번국도)로 나와 변산반도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고사포해수욕장 표지판이 보인다. 원광대학교 수련원 입구로 들어가면 안 되고 펜션 왼쪽으로 나 있는 길로 올라가야 야영장이 나온다. 내비게이션에는 ‘전북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 고사포 441-7’을 입력하면 된다.

▲ 아담한 캠핑카 내부에는 없는 것이 없다. 아늑한 침실부터 부엌과 화장실까지 그야말로 움직이는 집이다.

* 추가정보

고사포야영장은 국립공원 내 위치해 있지만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사유지다. 야영장 이용은 현재 무료이나 시설 이용료 등은 지불해야 한다. 사유지이므로 이용에 제한을 받을 수도 있다. 취사장과 화장실은 변산반도국립공원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깨끗한 편이다. 샤워장은 여름에만 사용가능하다. 전기는 사용할 수 없다. 전기를 사용하려면 인근 펜션에 돈을 지불하고 사용해야 한다. 전기 사용료가 1박에 1만5000원이다. 겨울철에는 바닷바람이 거세기 때문에 사이트 구축에 유의해야 한다.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고사포해수욕장에 서면 하섬이 보인다. 고사포에서 바닷길로 약 2km에 위치한 하섬은 간조가 되면 수심 약 9m의 바다가 2~3일 동안 너비 약 20m, 길이 2km로 갈라져 바닷길을 드러낸다.

걷기 여행을 즐긴다면 변산반도 마실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새만금전시관에서 시작해 서두터~대항리패총~팔각정~변산해수욕장~사망마을~노리목~원광대학교 수련원~고사포해수욕장~하섬전방대~반월마을~적벽강~수성당~격포해수욕장~채석강으로 이어지는 약17km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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